착각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여기서 뭐하냐? "

그 말에 놀이터 그네에 앉아 울고 있던 금발의 꼬마는 고개를 들었다. 농구공을 든 남자아이와 분홍빛 머리의 여자아이가 꼬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 Who are you? "
" 너, 일본어 못 하냐? "

남자아이의 말에 꼬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본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게 알아들을 수는 있는 것 같다고 하였고, 여자아이의 말이 맞는 것인지 꼬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 진짜 그런가 본데? 그나저나 너 혼자? 우리랑 같이 놀래? "

남자아이는 꼬마에게 농구공을 보이며 물었고, 꼬마는 환하게 웃으며 그네에서 내렸다.




" 그거, 아무리 생각해도 스즈카지? 바지를 입고 있긴 했지만 여자애 옷이었으니. 근데 뭔가 분위기가 다르단 말이지. "

농구공을 땅바닥에 튕기던 아오미네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가끔 떠오르는 어린 날의 첫사랑을 몇년 만에 다시 만났다. 하지만 그 첫사랑은 자신이 기억하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를 하고 있었다. 아오미네는 답답한 마음에 공을 몇 번 더 튕기다가 그대로 골대로 던졌다.

" 아오미넷치! "
" 어이, 아오미네! "
" 다이키 군! "

저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세 명의 목소리에 바닥에 굴러다니는 공을 집어들고는 그 쪽을 바라보았다. 아오미네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소녀 한 명과 소년 둘. 세 쌍둥이인 스즈카(凉花)와 레이이치(冷一), 료타(凉太). 아오미네는 다른 쪽 손을 들어보이며 그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아오미네의 눈은 스즈카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리고 료타의 눈은 그런 아오미네에게로 향해 있었다.

" 무슨 일 있냐? "
" 아, 네가 전에 보고 싶다고 했던 NBA DVD 구했는데 오늘 우리 집에서 같이 볼래? "

레이이치의 말에 아오미네는 눈을 반짝이며 어떻게 구했냐고 물었고, 레이이치는 어머니가 미국에서 보내주었다고 하였다.

" 진짜 다이키 군도 그렇고 레이도 그렇고 료도 그렇고 농구 정말 좋아한다니까. "
" 그건 마찬가지잖아, 스즈 누나. "
" 맞아, 스즈 너도 엄마한테 여자 농구 DVD 보내달라고 했잖아. "
" 난 세 사람하고 보는 관점이 다르네요. "

스즈카는 혀를 낼름 내밀었다. 아오미네는 그런 스즈카를 바라보다 료타에게로 눈을 돌렸다.




" 자, 들어와. 들어와. "

집안으로 들어간 레이이치가 아오미네에게 손짓을 하였고, 아오미네는 집안을 둘러보며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 유명 카메라맨과 유명 모델 가족이라서 그런지 세 쌍둥이의 집은 호화스러웠다. 그 중 제일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복도 벽에 걸린 세 쌍둥이의 사진이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찍은 사진부터 최근 사진까지. 사진은 셋의 아버지가 찍은 것이 분명했다.

" 응? "

거실로 들어가며 사진을 하나하나 보던 아오미네의 눈에 어떤 한 사진이 들어왔다. 그건 셋의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찍은 듯한 사진이었는데, 다섯 가족이 다 모여서 찍은 사진이었다. 아오미네의 눈길을 끈 건 그 사진에 적힌 세 쌍둥이의 애칭이었다. 왼쪽에서부터 스즈(スズ), 레이(レイ), 료(リョ).

" 아오미넷치? 안 들어오고 뭐…. "
" 어이, 키세. 이거. "

다시 복도로 나온 료타는 아오미네에게 말을 걸려다 그가 보고 있는 사진을 보고 멈췄다. 아오미네는 그 사진의 한 아이를 가리켰다. 바로 제일 오른쪽에 있는 '료'였다. 그 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카메라를 보며 입고 있는 치맛자락을 집고 있었다.

" 설마 그 때 나랑 놀던 애가 너였냐? "

키세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목은 아오미네가 첫사랑을 스즈카로 '착각'했다는 거에서. 언젠가 뒷 이야기도 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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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함(凉)과 차가움(冷)
(凉と冷)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아오미넷치! "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체육관을 나서던 아오미네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특이한 애칭으로 자신을 부를 사람은 한 명 밖에 없기에. 하지만 아오미네는 곧 눈을 가늘게 떴다.

" 어, 키 쨩!"

모모이도 자신의 이름을 부른 그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고, 그도 모모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 아오미네, 오늘도 애인이 마중 나왔냐? "
" 시끄러. "

비아냥거리는 와카마츠의 말도 무시한 아오미네는 모모이에게 가방을 넘긴 뒤 자신의 이름을 부른 그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아오미네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자 그는 싱긋 웃더니 아오미네의 손을 잡고는 그 자리를 벗어났다.

" 어라? 키 쨩, 왠지 다른 때하고 분위기가 조금 다른데? "

모모이는 왠지 모를 위화감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별 것 아니라는 듯 교실 쪽으로 향했다.




" 아오미넷치, 우리 오늘은 어디 갈래요? 영화관? 어? 아오미넷치? "

아오미네는 앞에서 종알종알 떠드는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다 사람들의 눈에 잘 안 보이는 좁은 골목으로 그를 끌고 갔다. 갑작스러운 그 상황에 그는 눈만 껌벅거렸다.

" 너, 누구야? "
" 누구긴요, 아오미넷치도 잘 아는 키세 료타잖습니까. "
" 확실히 그 얼굴은 내가 알고 있는 '키세 료타'의 얼굴이지만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넌 내가 알고 있는 '키세 료타'가 아니야. "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그는 곧 입꼬리를 올리고는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던 아오미네의 손을 쳐냈다.

" 용케도 알아보셨네. 부모님도 아직 누가 누군지 못 알아보시는데. "
" 부모님? "
" 내 이름은 Rei K Wilson. 일본 이름은 키세 레이이치(黄瀬冷一). 바로 네가 알고 있는 '키세 료타'의 일란성 쌍둥이 형이야. "

그 때 그의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렸다.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낸 그는 화면을 뜨는 '료'(凉)라는 이름에 다시 한 번 슬쩍 웃고는 화면을 슬라이드했다.

" 료? 여기? **역 *번 출구 근처. 왜긴, 네가 그렇게도 자랑하는 '아오미넷치'를 실제로 한 번 보고 싶어서 왔지. 아니, 만났는데? 지금 바로 눈 앞에 있어. 그나저나 대단하더라. 내가 '키세 료타'가 아닌 걸 한 번에 알아맞히더라. 거 참 시끄럽네. 알았어, 알았다니까. 그럼 끊는다? "

통화를 마친 그는 휴대전화를 다시 바지 주머니에 넣으며 아오미네에게 곧 메일이 올 거라고 하였다. 아오미네가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려던 찰나 아오미네의 바지 주머니에서 드르르, 하고 뭔가가 떨리는 소리가 들렸다. 메일이 온 것이다. 보낸 사람은 키세였다.

『아오미넷치, 미안. 그 사람, 우리 형이에요. 나 조금만 더 있으면 일 끝나니까 그 때까지만 레이 상대 좀 해 줘요. 오랜만에 일본 오는 거라서 지리도 모를 테니까.』

메일을 끝까지 다 읽은 아오미네는 한숨을 쉬었다.

" 잘 부탁한다, 제부. "









타임라인에서 어떤 분이 흑화키세 얘기하시는 걸 보고 급 생각나서 쓴 건데,
흑화키세는 어디로? (˚Д˚ )
제목은 그냥 아무 의미 없이 료타(凉太)의 료+레이이치(冷一)의 레이(冷)

아, 그리고 '영원히 함께'에 대한 공지 (이미 올라간 1~2편은 예전 그대로)

1. 키세 쌍둥이 누나 이름이 료코(凉子)에서 스즈카(凉花)로 바뀌었습니다.
2. 본문 속 주어가 이름에서 성으로 바뀌었습니다.
(ex : 료타는 곧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고 슬쩍 웃으며 눈을 감았다. -> 키세는 곧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고 슬쩍 웃으며 눈을 감았다)

영원히 함께 3편은 언제 다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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