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를 제외하고) 토마리 에이지 시점 / 에이지 17살 때 즈음

 

 

 

 

CRY

 

 

 

 

가면라이더 드라이브 체이스x시지마 고우

 

 

 

 

부모님한테는 비밀이지만-아니, 어쩌면 이미 두 분 다 알고 계실 지도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부모님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바로 지금 내 앞에서 이런 저런 물건들을 카트에 집어넣으며 이야기하고 있는 정장 차림의 두 사람이다.

 

“에이지,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넣으라니까. 아, 이 맥주, 전에 먹어보니 괜찮던데.”

“고우, 술은 한 달에 한 번. 캔맥주의 경우에는 한 캔 만이다.”

“너 말이지, 계속 나하고 같이 있었으니까 알잖아. 이번 달은 아직 안 마신 것. 오늘 같은 날 안 마시면 언제 마시라고.”

 

그렇게 말하며 맥주 캔 하나와 근처에 있는 안주 거리를 집어서 카트 안에 넣는 고우 삼촌과 옆에서 그런 고우 삼촌을 보고 있는 체이스.

이 두 사람이 내가 부모님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어머니의 동생인 고우 삼촌은 프리 카메라맨이라는 직업상 -체이스는 하루 종일 고우 삼촌과 함께 다니면서 삼촌의 일을 도와주고 있다.- 경찰이신 부모님보다 시간이 자유로워 부모님 대신 내가 어렸을 적부터 돌봐 주곤 하였다.

물론 지금도 그게 계속 이어져 내가 시간이 되면 두 사람과 보내곤 한다.

 

“체이스, 오늘 삼촌 뭐 좋은 일 있었어? 다른 때보다 기분 좋아 보이는데.”

“오늘 끝난 전시회가 다른 때보다 딱딱했고 정기 검사도 했으니. 그리고 오늘은 그럴 수밖에 없는 날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날?”

 

그 말에 내가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을 때 앞에 있던 고우 삼촌이 뒤를 돌아보았다.

 

“에이지, 안 사? 그러면 내가 멋대로 고른다?”

 

그렇게 말하며 고우 삼촌은 안주 거리 진열대 옆에 있는 수입 과자를 몇 개 집어 카트에 넣고 맞은편에 보이는 정육 코너로 향했다.

 

“역시 삼촌이네. 다 내가 좋아하는 것뿐이야.”

 

 

 

 

“간만에 잔뜩 먹었네.”

 

젓가락을 내려놓은 고우 삼촌이 옆에 있는 컵을 집어 그 안에 담긴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내려놓았다.

하지만 식탁 위에 놓인 그릇에는 아직 음식이 남아 있었다.

 

“삼촌,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그만 먹어?”

“응, 이건 에이지 널 위해서 만든 거나 다름없으니 먹고 싶으면 더 먹어.”

 

그렇게 말하며 고우 삼촌이 음식이 담긴 그릇을 내 쪽으로 밀었지만, 나도 어느 정도 배가 부른 상태라 더 이상 들어갈 것 같지가 않았다.

 

“아, 나도 그만 먹을래. 더 안 들어갈 것 같아.”

“그럼 남은 건 내일 점심으로 결정이네. 체이스.”

 

고우 삼촌이 부르자 고개를 끄덕인 체이스는 일어나서 고우 삼촌이 앉은 쪽에 있는 빈 그릇을 치우기 시작했고, 고우 삼촌은 남은 음식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도 도울게.”

“그럼 에이지는 그쪽을 정리해줘.”

“응!”

 

 

 

 

“오늘 난 위에서 잘게.”

 

저녁을 먹은 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잘 시간이 되었다는 걸 깨달은 고우 삼촌이 소파에서 일어나 손가락으로 2층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하자 체이스의 얼굴이 조금 굳어졌다.

 

“2층? 왜? 이제까지 1층에서 같이 잤잖아.”

“오늘은 좀 그럴 일이 있어서. 미안.”

 

그렇게 말하는 고우 삼촌의 웃는 얼굴이 평소와는 달라 보여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가 없었다.

 

“뭐, 괜찮지만.”

“고마워, 에이지. 체이스, 부탁할게.”

“알았다.”

 

체이스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자 고우 삼촌은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는 2층으로 향했다.

전에 한 번 올라가 본 적이 있는 2층은, 층 자체가 하나의 방으로 된, 온전히 고우 삼촌의 일만을 위한 공간이었다.

 

“고우 삼촌, 급한 일이라도 있는 거야? 괜히 왔나?”

“급한 일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고우가 혼자 2층에서 자는 날이다.”

“삼촌이 혼자 자는 날?”

 

나는 체이스를 바라보았지만, 체이스는 아무 것도 알려 주지 않았다.

 

 

 

 

살짝 크게 들리는 바이크 소리에 눈을 뜨니 열려진 방문 사이로 항상 체이스 옆에 있던 시그널 체이서가 공중을 가로질러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옆에 놓아둔 휴대 전화의 전원 버튼을 눌러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2시였다.

살금살금 방에서 나오니 역시 시그널 체이서가 내는 소리에 깬 것인지 체이스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체이스, 무슨 일 있었어?”

 

나는 2층에서 자고 있을 고우 삼촌이 혹시라도 깰까 봐 체이스에게 가까이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고, 그 소리에 나를 본 체이스는 역시 작은 목소리를 내었다.

 

“혹시 신노스케나 키리코한테서 반노 텐쥬로에 관한 건 들었나?”

“응, 아버지한테서 대충. 이 세계를 완전히 정지 시키려고 했다면서. 그걸 모두가 힘을 합쳐서 저지했다고.”

“오늘은 자신들의 아버지였던 반노 텐쥬로를 고우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소멸시킨 날이다.”

“에?”

 

그 반노 텐쥬로가 내 할아버지였다니, 전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내 반응을 본 체이스는 고개를 살짝 돌려 역시 여기까지는 이야기 하지 않은 모양이군, 이라 중얼거리고는 더 할 말이 있는 것인지 나를 다시 보았다.

 

“그리고 또한 오늘은 내가 한 번 죽었던 날이다.”

 

조금 전 들었던 말보다 더 충격적인 말에 나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 했다.

그 때, 2층에서 흘러나오는 울음을 억지로 참는 소리가 들려왔다.

 

“매년 오늘이면 고우는 자다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깬다. 아마도 그 때의 꿈을 꾼 것이겠지. 그리고는 한참을 소리 내어 운다. 오늘은 에이지 네가 있다는 걸 의식하고 있어서 저렇게 억지로 참으려고 하는 것이다.”

 

2층 쪽을 한 번 본 체이스는 다시 입을 열었다.

 

“더 자라. 난 고우한테 가 봐야겠다.”

“응.”

 

고개를 끄덕이고 체이스가 계단을 오르는 것을 본 난 방으로 들어와 다시 침대에 누웠다.

 

 

 

 

“고우.”

 

2층으로 올라온 체이스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고개를 숙인 채 양손으로 시그널 체이서를 꼬옥 쥐고 있던 고우는 고개를 들었다.

소리만 참았을 뿐, 눈물은 계속 흘렸던 것인지 고우의 얼굴과 눈은 흠뻑 젖어 있었다.

 

“체, 이스. 나.”

“괜찮다. 쉽게 잊히지 않을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으니.”

 

그렇게 말하며 고우에게로 다가간 체이스는 어느 정도 몸을 낮추어 자신을 보고 있는 그를 부드럽게 안아 주었고, 그 감촉에 고우는 쥐고 있었던 시그널 체이서를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체이서, 마하랑 같이 밑으로 내려가 있어라.”

 

그 말에 짧게 경적을 울린 시그널 체이서가 다시 공중을 가로질러 밑으로 내려갔고, 그 뒤를 시그널 마하가 따라서 내려갔다.

작은 바이크들의 모습이 안 보이자 체이스는 고우를 다시 침대에 눕히곤 그의 오른손을 잡았다.

 

“난 여기 있을 것이다. 그러니 조금 더 자도록 해라. 만약 늦게 일어난다고 해도 내가 에이지한테 잘 말할 테니.”

 

고개를 살짝 위아래로 움직인 고우는 곧 눈을 감았다.

 

 

 

 

“에이지, 좋은 아침.”

 

아침이라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 기지개를 하며 방에서 나오던 난 주방 쪽에서 들린 밝은 목소리에 눈을 조금 크게 뜨고 그쪽을 보았다.

커피 머신을 내려놓은 고우 삼촌이 막 담은 커피 잔을 들어 나에게 마시겠냐는 듯이 살짝 흔들고 있었고, 그 옆에서 체이스가 식빵 몇 조각을 토스트기에 넣고 있었다.

 

“좋은 아침, 삼촌, 체이스.”

 

잔을 받아들기 위해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서 보니 고우 삼촌의 눈이 조금 부어 있었지만 못 본 척 하기로 하였다.

 

“에이지, 토스트 어떻게 할래? 잼? 아니면 크림치즈.”

“버터도 있다, 고우.”

“음, 딸기 잼이라면 잼. 아니면 버터.”

“OK!"

 

그렇게 말하며 선반에서 잼이 든 병을 꺼내는 고우 삼촌의 미소는 어제보다 더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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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다시

 

 

 

 

VAZZROCK 마미야 타카아키x키라 오우카

 

 

 

 

“오, 아침부터 열심히 움직이네.”

“늦어, ‘길드 마스터’.”

 

잠에서 깬 지 얼마 안 되는지 타이를 정리하며 나오는 타카아키를 보며 그 대신 지휘를 하고 있던 오우카가 일부러 그렇게 부르며 짧은 불평을 하였고, 자주 있던 일이라 오우카가 그러는 것이 익숙한 타카아키는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였다.

 

“오늘은 일찍 움직이는 걸 보니 중요한 건인가 봐.”

“새벽 즈음에 나한테 육합의 기계 새가 왔었어. 헤머타이트, 모가나이트, 루비, 토파즈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가지고. 그 외에도 다른 쪽에서도 몇 건.”

“카자토리가? 레이지나 아유무 쪽인가, 그럼? 근데 왜 나한테로 직접 안 오고 오우카한테?”

“마스터 회의에서 어제 늦게 돌아왔잖아. 그렇다는 건 그쪽 마스터도 마찬가지겠지. 그래서 피곤할까봐 나한테 보낸 거고.”

 

타카아키는 작게 아, 했다.

각자 생활 방식은 다르더라도 마스터 연합 관련, 특히 마스터 회의는 어느 길드 마스터라도 빠질 수가 없는 것이었다.

 

“이제부터는 내가 할 테니까 오우카는 가서 쉬기라도 해. 새벽부터 메시지 체크한다고 별로 못 잤을 것 아냐.”

“이 정도는.”

“괜찮으니까, 괜찮으니까. 다른 사람들한테는 내가 말해 놓을 테니.”

 

오우카의 몸을 아지트 쪽으로 돌려 그 등을 밀며 타카아키가 그렇게 말하자 곧 오우카는 스스로 걷겠다면서 타카아키의 팔을 뿌리치고 아지트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푹 자고 나중에 봐, 오우카.”

“한 시간 정도야.”

“더 자도 되는데. 다녀 와.”

 

오우카의 등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몸을 돌려 모두가 주문받은 광석을 탐색하는 쪽으로 가려던 타카아키는 곧 자신의 뒤쪽에서 나는, 높이 쌓아두었던 무언가가 조금씩 무너지려 하는 소리에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돌려 혹시나 필요할까 싶어 쌓아두곤 했던 자재들 쪽을 보았다.

다른 날보다 조금 강하게 부는 바람에 오우카가 지나가는 바로 옆에 놓아두었던 자재들이 조금씩 자리를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오우카!”

 

큰 소리로 오우카를 부른 타카아키는 바로 그 쪽으로 달려갔고, 그 목소리에 탐색을 하고 있던 다른 길드 멤버들도 손을 멈추고 두 사람에게로 달려갔다.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한 자재들보다 먼저 오우카의 곁으로 간 타카아키는 오우카의 몸을 있는 힘껏 밀쳐 그 자리에서 벗어나게 하였지만, 떨어지는 자재가 하나 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은 차마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해 떨어지는 자재 밑에 깔리게 되었다.

 

“타카아키!”

“타카아키 씨!”

 

바로 옆에 있던 오우카와 제일 먼저 달려온 유우마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타카아키는 있는 힘을 다 해 그 쪽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짓고는 곧 눈을 감았다.

 

“타카아키!”

 

 

 

 

포근한 느낌이 들어 눈을 뜬 타카아키는 자신이 온 사방이 하얀 곳에 떠 있다는 것을 깨닫자 바로 그 곳이 자신의 의식 속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럼 죽지는 않았다는 소리인데. 그나저나 오우카는 무사하려나? 유우마랑 같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는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주변이 조금 전보다 더 환해져 그에 타카아키가 눈을 조금 찡그렸고 곧 누군가의 하얀 실루엣이 나타났다.

 

“다행이다.”

 

그 실루엣의 목소리는 타카아키에게 아주 익숙한 목소리였다.

 

“오우, 카?”

 

타카아키가 목소리 주인의 이름을 말하자 그 실루엣은 점점 뚜렷해져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 모습은 타카아키가 짐작한 목소리의 주인이었지만 그가 아는 것과는 달리 두 쌍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난 네가 알고 있는 사람과는 다른 존재.”

“다른 존재?”

“난 기원이 되는 세계의 그.”

 

기원이 되는 세계, 라는 단어에 타카아키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그 오우카는 타카아카의 곁에 다가와 그의 뺨을 슬쩍 만졌다.

그러자 타카아키의 머릿속에 어떤 장면들이 영화처럼 밀려들어왔다.

검은 날개를 가진 자신과 하얀 날개를 가진 오우카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곧 검은 날개의 자신이 소멸하고 멍하니 있던 하얀 날개의 오우카는 곧 어디론가 향했다.

 

“이건?”

“내 기억. 그래서 모든 세상의 나와 같이 있는 모든 세상의 그를 잃고 싶지 않았어. 진짜 늦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 목소리가 조금 전보다 작아졌다는 걸 깨달은 타카아키가 하얀 날개의 오우카를 다시 보자 하얀 날개의 오우카는 조금씩 투명해지고 있었다.

 

“너.”

“모든 세상의 그를 구하는 건 네가 마지막이었어. 덕분에 그와 다시 만나는 게 빨라졌나 봐.”

“그 말은….”

 

하얀 날개의 오우카는 환하게 웃어 보였고 그와 동시에 그 공간은 다시 환하게 밝아졌다.

 

 

 

 

타카아키는 눈을 천천히 떠 위에 보이는 회색 천장을 보고 눈을 두어 번 깜박였다.

 

“타카아키!”

“타카아키 씨!”

 

옆에서 들린 두 목소리에 타카아키가 고개를 돌리자 바로 옆에 있던 오우카와 유우마가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울었던 것인지 코를 훌쩍이는 나오스케와 눈이 붉어진 후타바가 있었다.

잇사는 등을 돌리고 있었지만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라고 그를 보는 후타바의 말을 보아 그 또한 걱정을 한 모양이었다.

 

“이틀 동안 안 깨어나셔서 걱정했어요.”

“이틀?”

 

타카아키는 그제야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에서 통증을 느껴 작게 신음을 내었고 그걸 본 오우카는 고개를 푹 숙였다.

 

“오우카?”

“미안해, 나 때문에.”

“어, 그게, 타카아키 씨의 왼팔과 오른쪽 다리 말인데요. 부상이 심해서 의수랑 의족으로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고. 그 말을 들은 후부터 오우카 씨께서 계속….”

 

유우마가 하려던 말은 듣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던 타카아키는 부상이 그렇게 심하지 않은 오른팔을 들어 오우카의 뺨에 대고 그 얼굴을 들어 올렸다.

오우카의 눈은 어느새 다시 젖어 있었다.

 

“죽지는 않았으니 괜찮잖아. 그리고 의수랑 의족을 달면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다시 움직일 수 있으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마, 오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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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DAY

 

 

 

 

가면라이더 에그제이드 하나야 타이가x카가미 히이로

 

 

 

 

스르르 눈을 뜬 히이로는 옆에서 느껴질 온기가 느껴지지 않자 눈을 두어 번 깜박이다 곧 방 밖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에 몸을 일으켜 방을 나섰다.

 

“좋은 아침, 히이로.”

 

토스터에서 잘 구워진 식빵을 꺼내 들고 있던 접시에 올린 하나야는 그 접시를 히이로에게 건네며 다른 식빵을 토스터 안에 집어넣었고, 히이로는 접시를 테이블 위에 놓고 잼을 모아놓은 작은 냉장고로 가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약간 달게 만들어놓은 딸기 잼과 그 냉장고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잼 나이프 중 하나를 각각 접시 옆과 접시 위에 놓고 커피 머신 쪽으로 가 버튼을 몇 번 눌렀다.

 

“오늘 뭐 할까?”

 

그새 다 구워진 자신 몫의 식빵을 접시에 담고 히이로가 건넨 컵을 받아 의자에 앉은 하나야가 그렇게 말하자 히이로는 커피 머신의 버튼을 다시 누르고 팔짱을 끼었다.

 

“일단 생각한 건 옷을 좀 사고, 영화도 보고, 책도 사고 정도인데.”

“그럼 나간 김에 저녁까지 먹고 들어올까? 나갔다가 들어와서 저녁 준비하기 귀찮잖아?”

 

그 말에 커피 머신의 전원을 끄고 자신의 커피 잔을 들고 의자에 앉은 히이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아직 잼을 바르지 않은 식빵을 한 조각 베어 물었다.

 

“부스러기.”

 

히이로의 맞은편에서 식빵을 먹기 전 우선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하나야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히이로의 입 주변에 묻은 빵 부스러기를 살짝 털어주었다.

 

“고마워.”

“별 말씀을. 아, 영화 보고 싶다고 했지? 뭐 볼까? 요즘 하는 영화가…. 아, 나왔다. 봐봐.”

 

들었던 커피 잔을 잠시 내려놓고 테이블 거의 끝에 놓아둔 휴대전화를 끌어당겨 요즘 개봉한 영화를 찾아 그 화면을 히이로에게 보여주었다.

그새 잼을 바른 식빵을 한입 베어 문 히이로는 그 화면을 보면서 자신의 취향과 하나야의 취향 둘 다를 만족하는 영화를 찾아 다시 하나야에게 보였다.

 

“오, 괜찮을 것 같네. 이거 개봉하는 데가…. 아, ** 쇼핑 몰이 있네. 여기 바로 옆이 서점이기도 하니까 여기로 가는 거 어때?”

“붐비지 않을까?”

“평일이고 오전에 갈 거니 그렇게 안 붐빌 거라 생각하는데. 영화 자체도 개봉한 지 며칠 돼서 볼 사람들은 이미 다 봤을 것 같고.”

“그럼 거기로.”

“OK. 시간은…, 옷부터 사는 게 나을 것 같으니 열두 시 쯤으로?”

 

히이로가 다시 식빵을 한 입 베어 물며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야는 손가락으로 휴대전화 화면을 몇 번 클릭하더니 곧 끝, 이라는 소리와 함께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음….”

 

옷 진열대를 보며 가만히 서 있는 히이로를 그의 심부름으로 서점 쪽을 갔다 와서 몇 발자국 뒤에서 보고 있던 하나야는 그의 옆으로 갔다.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어?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다 사지.”

“언제 왔어?”

“좀 전에. 근데 진짜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어? 그냥 다 사면 되잖아.”

 

그 말에 히이로는 아무 말 없이 하나야의 손을 잡아끌어 옷 진열대 앞에 세우고 봐두었던 옷 몇 벌을 진열대에서 꺼내 그에게 대어 보았다.

 

“내 옷?”

“내 옷은 이미 골랐어.”

 

히이로가 턱짓으로 가리킨 곳을 보니 고객들이 잠시 앉을 수 있도록 한 작은 의자 위에 이미 옷이 몇 벌인가 있었다.

살짝 고개를 끄덕인 하나야는 그대로 있으라는 히이로의 말에 고개를 조금 들어 히이로가 자신의 몸에 옷을 제대로 대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영화 재미있었네.”

“아아, 부검의가 추천할 만 했어.”

 

영화 관람이 끝나고 극장을 나온 두 사람은 목도 축일 겸 근처 카페에서 주문한 음료를 마시며 보고 나온 영화에 대한 자신의 말에 히이로가 그렇게 말하자 하나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레이저가 추천?”

“아, 추천이라고 할 것 까지는 아니고, 막 개봉했을 때 보고 와서 괜찮은 영화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어.”

“흐음.”

 

심드렁한 하나야의 반응에 히이로는 곧 자기가 말실수를 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였다.

 

“그게 생각난 건 영화관에 와서야. 아침에 영화 리스트를 볼 때도 까먹고 있었어.”

“그런 걸로 하지, 뭐.”

“너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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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편에서 3년 정도 후 / 사귀지 시작한 지 얼마 안 됨

 

 

 

 

작은 데이트

 

 

 

 

가면라이더 이그제이드 한시완x강인준

 

 

 

 

「한시완.」

"강인준?"

 

늦은 시간, 조용한 자신의 병원에 벨 소리가 울려 받은 전화 속 목소리는 좀처럼 먼저 걸지 않는 사람의 것이었다.

상대방이 아무도 없을 시간을 골라 자신에게 전화를 용건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던 중 그가 자신과의 교제를 승낙했을 때에 내건 조건을 떠올리며 슬쩍 입 꼬리를 올렸다.

 

“별일이네. 네가 이 시간에 나한테 먼저 전화를 하다니.”

「…누구한테도 방해 받지 않고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야. 내일, 시간 괜찮아?」

“시간?”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것에 희열을 느껴 슬쩍 미소를 지었던 시완은 바로 이어지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점심시간에 너와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내일 정오에 병원으로 와.」

“…알았어.”

 

뚝, 하는 통화 종료 소리가 들린 후에도 시완은 휴대전화를 잠시 그대로 들고 있었다.

 

 

 

 

“어라? 저 사람, 시완 씨 아니예요?”

“응?“

 

안 보이는 환자를 찾기 위해 은설과 함께 병원 안과 바깥을 돌아다니던 명호는 병원 입구 기둥에 기대어 있는 시완을 가리켰다.

 

“어, 진짜네. 바로 들어오면 될 텐데 왜 저기 있지?”

“혹시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 아, 빨리 환자를 찾지 않으면 점심시간 시작되겠어. 명호야.”

“아, 네!”

 

문득 시계를 보며 서두르자며 가려던 쪽으로 걷기 시작한 은설과 그 뒤를 따라 걷기 시작한 명호는 몰랐다.

자신들이 그 자리를 뜬 후 기둥에 기대어 있던 시완이 한숨을 한 번 쉬더니 어딘가로 갔다는 것을.

 

 

 

 

병원 입구에서 시계를 보고는 곧 다시 고개를 들어 이리저리 둘러보던 인준은 곧 기다리던 사람의 모습이 보여 그에게로 다가갔다.

 

“늦어.”

“알았다고는 했지만, 제 시간에 오겠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시완의 말에 인준은 그를 잠시 바라본 뒤 몸을 돌려 걷기 시작했고, 시완 역시 그런 인준의 뒷모습을 보며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어라, 시완 씨? 아직 여기 계셨네요. 한 30분 전에도 여기 계시는 것 봤는데.”

“근데 아까는 저기 기둥 쪽에 있었는데? 어디 갔다가 온 거야?”

“시끄러워, 이그제이드. 뽀삐 삐뽀빠뽀.”

 

자신들의 곁을 은설과 함께 지나가던 명호가 꺼낸 '아직 여기'라는 단어에 인준은 고개를 획하니 돌려 시완을 보았지만, 시완은 조금 얼굴을 구긴 채로 명호와 은설을 보고 있었다.

 

“…한시완은 내가 불렀어.”

“아, 그러셨던 거군요? 그럼 저희는 실례할게요.”

 

 

 

 

“기다렸던 거야?”

 

다니는 사람들이 적은 병원 뒤쪽으로 향하며 인준이 뒤도 안 돌아보고 그렇게 말하자 시완은 조금 앞서 있는 인준이 눈치 못 챌 정도로 아주 작은 소리를 내어 웃었다.

 

“마침 일이 생겨서 일찍 나왔는데 그 일이 일찍 끝난 것뿐이야.”

“…도명호와 뽀삐 삐뽀빠뽀가 했던 말하고 안 맞아.”

 

인준은 걸음을 멈추고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아, 역시 천재 도련님은 못 속이나. 그래, 널 기다렸어. 나 때문에 놀라는 얼굴을 한 번 볼까 하고, 결국 내 성격에 안 맞아서 다른 곳에 잠깐 갔다 왔지만.”

 

시완의 말을 다 들은 인준은 다시 앞을 보았지만 시완은 그가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근데, 네가 나와 같이 가고 싶다는 곳은 어디야?”

“아, 아아. 다 왔어. 바로 저기야.”

 

인준이 가리킨 곳은 병원 뒷문으로 나와 조금 걸으면 나오는 작은 카페였다.

 

“카페?”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케이크랑 커피를 먹어 봤는데, 전에 그쪽에 갔을 때 내려준 커피랑 맛이 비슷해서 그 뒤로 종종 가고 있어. 그래서 너도 마음에 들지 않을까 생각해서.”

 

http://hiryuahh.tistory.com/612 약간 변형

※ 츠키파라 1주년 이벤트 츠키우타편 스토리를 보고 생각한 것

 

 

 

 

영원의 맹세

 

 

 

 

츠키우타 무츠키 하지메x야요이 하루

 

 

 

 

“어?”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교실로 돌아가는 길에 저 멀리에 검은 무언가가 나타났다 금방 사라지는 것을 본 하루는 그 자리에 서서 뭔가 잘못 본 건 아닐까 하고 눈을 두어 번 깜박였다.

 

“왜 그래, 하루?”

“아, 응. 아무 것도 아니야.”

 

앞서가던 같은 반 친구, 하지메가 뒤로 돌아보며 그렇게 묻자 하루는 고개를 젓고는 그를 앞질러 걸었다.

학교 건물 쪽으로 가는 하루를 가만히 보던 하지메가 살짝 손가락을 튕기니 작은 박쥐가 나타났다.

 

“부르셨나요?”

“하루가 방금 봤던 그거, 봤지?”

“네. 뭔지 알아볼게요.”

 

하지메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그 박쥐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지메!”

“지금 가.”

 

 

 

 

“그래, 알아봤어?”

 

오후 수업이 끝난 후 쉬는 시간,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학교 건물 뒤쪽으로 두 남학생과 같이 온 하지메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어린 남자 아이에게 그렇게 물었고, 그 남자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건 하지메 씨, 아라타 씨, 아오이 씨가 왔다 갔다 하실 때 이용하시는 문의 틈을 이용해서 이쪽으로 건너온 무리예요.”

“문 틈? 꽉 닫는데?”

“그게, 그 꽉 닫힌 그 틈보다 더 작게 변신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점점 아주 조금씩 커져서 어느 정도 틈을 벌린 것 같아요. 이렇게요.”

 

그 아이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조금씩 커지는 원을 그렸다.

 

“카케루 말대로라면 우리한테 들키지 않고 어느 정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었다는 건가.”

“그런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하나 더. 이건 코이가 슌 씨께 들은 건데요.”

“슌?”

 

형제 나라의 왕이자 오랜 친구의 이름에 하지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까 그 무리는 하루 씨를 습격하려고 이번 혁월까지 벼르고 있대요.”

“하루 씨를 습격하려고 혁월까지? 이번 혁월은 내일 모레잖아.”

“아무래도 혁월이 되면 동료를 더 부를 수 있어서인가.”

 

평소 뜨는 달보다 더 오랜 시간 하늘에 떠 있는, 묘한 기운이 도는 붉은 달인 혁월(赫月).

그 달이 떠 있는 시간에는 마계와 인간계를 갈라놓고 있는 결계가 약해져 약한 마물이라도 쉽게 인간계로 올 수 있다.

 

“혁월이라….”

“하지메 씨, 어떻게 할까요?”

“구원이 필요하면 제가 불러 올게요!”

 

아라타와 카케루의 말에 잠시 가만히 있던 하지메는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내일부터 하루 주위를 지키고 있으면 돼.”

“하지메 씨 혼자서 괜찮으시겠어요?”

“아아. 대신 아라타와 아오이, 카케루는 학교 주변을 부탁할게.”

“네!”

 

 

 

 

“오늘 하지메는 결석이라.”

 

쉬는 시간, 책상 위에 엎드려 바로 옆 빈자리를 본 하루는 근처에 있는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아아. 하루 안 본다고 이렇게 보고 싶어할 바에는 그냥 고백한 후 차여서 다른 학교로 갈 걸 그랬나.”

 

그 말을 하는 하루의 목소리는 조금 젖어 있었다.

 

 

 

 

수업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가는 하루의 어깨는 다른 때보다 조금 쳐져 있었다.

 

“하아.”

 

짧게 내뱉은 그 한숨에는 오늘 하루 못 본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하아아.”

 

조금 전 내뱉은 것보다 조금 더 긴 한숨을 내뱉으면서 무심코 하늘을 본 하루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의 바로 위에 검은 실루엣 대여섯 개가 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찾았다.”

“에?”

 

작은 소리였지만 그 말을 똑똑히 들은 하루는 그들이 노리는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뛰기 시작했다.

하루의 추측대로 그 실루엣들은 하루가 뛰기 시작하자 그것과 비슷한 속도로 그를 쫓았다.

 

“하루!”

 

익숙한 목소리에 하루가 잠시 서자 그 앞을 막아선 누군가가 가지고 있던 무언가를 세게 휘둘렀다.

 

“뱀파이어의 검은, 왕?”

“저 인간한테서 우리와 같은 냄새가 난다고 했더니 뱀파이어의 검은 왕이었던 건가.”

“하, 역시 자신들보다 약한 자들을 공격하는 잔챙이들이군.”

 

그렇게 말하며 그 누군가는 칼을 한 번 더 휘둘렀고, 그 공격을 맞은 실루엣들은 재가 되어 사라졌다.

 

“하지메?”

 

4년 동안 매일같이 들어온 목소리를 못 알아들을 리 없는 하루가 그의 이름을 불렀고, 그제야 그는 하루를 향해 몸을 돌렸다.

 

“하, 지메? 그 모습은….”

 

하지메의 모습은 하루가 바로 전 날까지 봤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보라색을 포인트로 한 검은 정장과 그에 어울리는 검은 망토.

평소 예쁘다고 생각했던 자주색 눈동자는 더 깊은 빛을 내고 있었고, 이제까지 보지 못한 긴 송곳니가 나와 있었다.

 

"이제까지 말 안 하고 있어서 미안해.“

 

그렇게 말하며 하지메는 뒤로 몇 발짝 떨어져 섰다.

 

“이제 알아차렸을 거라 생각하지만 난 너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 뱀파이어 종족 중 검은 종족의 왕, 검은 왕 무츠키 하지메야.”

“뱀, 파이어? 검은, 왕?”

 

자신을 보면서 떨리는 하루의 눈을 본 하지메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어제까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던 내가 실은 인간이 아니라고 하는 거니까 말이지. …머지않아 이곳을 떠날 테니 혹시 나한테 피 빨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돼.”

 

하지메를 본 하루의 눈은 조금 커졌다.

 

“떠나?”

“응, 마계로 돌아가려고. 날 구해줬던 답례로 네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널 지키기 위해 있었던 건데, 이걸로 내가 네 곁에 있으면 네가 더 위험해질 거라는 걸 알았으니.”

“답례라니?”

 

눈을 두어 번 깜박이는 하루의 바로 앞으로 다가온 하지메는 손을 들어 하루의 뺨을 살짝 만졌다.

 

“역시 기억 못 하는 건가 보네. 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조금 지났을 때,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쓰러져 있던 날 발견하고 도와 줬었어.”

 

하지메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루는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 것인지 작게 아, 했다.

 

“그럼 그 때의 그 형이 하지메?”

“기억하나 보네. 아무튼 그 때의 답례로 나중에 5년 정도 널 지켜주려고 온 거야. 뭐, 처음 봤을 때의 그 분위기가 그대로 있어서 눈이 계속 갔던 건 계산 착오지만.”

“나한테 눈이 가?”

“좋아했어, 하루.”

 

자신의 뺨을 살짝 어루만지는 하지메의 그 말에 하루는 무심코 하지메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하루?”

“나, 나도 좋아해, 하지메! 그러니 마계에 나도 데리고 가 주면 안 될까?”

 

이번에는 하루의 말에 하지메가 눈을 두어 번 깜박였다.

 

“오늘 하지메가 안 보여서 다시 한 번 깨달았어. 나는 하지메와 계속 함께 있고 싶다고. 그러니까 나도 마계에 데리고 가 줘.”

“진심이야? 뭐하면 내가 여기에 계속 있을 수도 있는데.”

“왕이랬잖아. 그러면 종종 가야 할 것 아냐. 그런 건 싫어. 하지메 측근으로 만들어서 언제나 곁에 있게 해 줘.”

 

의지가 가득한 하루의 눈을 본 하지메는 하루의 팔을 끌어당겨 그의 입에 맹세하는 것 같이 깊은맞춤을 하였다.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978432140252659712 에서 이어지는 타래 변형

 

 

 

 

막내의 날

 

 

 

 

츠키우타 Six Gravity & Procellarum

 

 

 

 

“하지메 씨, 요루가 쿠로츠키 씨한테 다시 확인해 본 결과 코이랑 이쿠가 제일 늦게 끝나는 게 맞대요.”

 

주방으로 들어오며 앞치마를 두르는 아오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하지메는 테이블에 늘어놓은 메모들을 다시 한 번 살폈다.

그 메모는 여러 가지 음식의 레시피가 적힌 메모로, 맨 위쪽에 적힌 재료들 중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체크가 되어 있는 것들도 있었다.

 

“그럼 계획대로 진행하면 되겠군. 하루, 카케루.”

 

근처에 있던 두 사람을 부르며 하지메는 다른 메모지에 체크 되어 있던 재료들 목록을 옮겨 적고 난 후 그것을 그들에게 건넸다.

 

“지금 없는 재료만 대충 적었어. 이것 말고도 코이가 좋아할 만한 게 있으면 그것도 부탁할게.”

“알았어.”

“맡겨만 주세요!”

 

카케루가 주먹을 꽉 지며 대답하는 것을 본 하지메는 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는 아라타 옆에 서 있는 카이를 보았다.

 

“나도 하루랑 카케루하고 같이 갈게. 요우랑 요루가 사 오라고 한 것도 있고 하니. 서로 같이 들면 좋잖아.”

“카이, 나도 갈래. 나도 돕고 싶어.”

 

그 때까지 카이의 옆에 가만히 있었던 루이가 손을 들고 그렇게 말하자 잠시 동생을 본 카이는 곧 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고맙다, 루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우와 함께 그라비 공유 룸에 와 소파에 가방과 윗옷을 던지다시피 놓은 요루가 급히 주방 쪽으로 들어오며 하지메와 아오이에게 그렇게 말을 하였고, 다른 멤버들이 사 온 재료과 레시피를 번갈아 보며 순서를 계산하고 있던 하지메는 그 말에 손을 내저었다.

 

“아니, 괜찮아. 하루랑 카이도 금방 왔으니까.”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아오이, 메뉴는 정했어?”

“응, 코이가 달콤한 걸 좋아하고 이쿠가 고기 요리를 좋아하니까 달콤한 소스의 고기 요리를 해 볼까 하는데.”

“거기다 카케루가 좋아하는 오뎅 요리에 아오이가 추천하는 간단한 디저트 정도로 해 볼까 하는데.”

“그러면 순서는 이렇게 하면 될까요?”

 

하지메의 말에 아오이가 시간이 걸리는 순서대로 레시피를 다시 늘여 놓았고, 그에 하지메와 요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라, 쿠로츠키 씨? 오늘은 왜 주자창으로 가세요?”

“어, 진짜네?”

 

일을 끝내고 숙소로 온 코이와 이쿠는 쿠로츠키가 차를 언제나 세우는 곳인 숙소 앞이 아니라 숙소 뒤쪽에 있는 주차장으로 몰았다.

 

“아, 하루랑 슌이 너희 데려다주는 김에 와서 저녁 먹고 가라고 해서 말이지.”

“밥이요?”

 

그 말에 코이와 이쿠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 사이에 쿠로츠키는 차를 주차장에 세웠다.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코이 군. 이쿠 군. 쿠로츠키도 수고했어.”

“어라, 츠키시로 씨?”

“오, 츠키시로. 너도 불려서 온 거야?”

 

차에서 내리는 세 사람을 맞이하는 건 쿠로츠키와 마찬가지로 불려서 온 듯한 츠키시로였다.

 

“응, 하지메 군하고 카이 군이 저녁 먹고 가라고 해서.”

“츠키시로 씨도요? 오늘 무슨 일 있나?”

“글쎄.”

 

코이와 이쿠는 다시 한 번 서로를 바라보았고, 그 둘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은 츠키시로는 양 손으로 둘의 등을 가볍게 밀었다.

 

“뭐, 들어가 보면 알지 않을까요? 어서 들어가 보죠.”

“네? 아, 네!”

 

 

 

 

“키사라기 코이, 지금 막 돌아왔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코이. 이쿠. 기다리고 있었어.”

 

그라비 층에 도착한 코이와 이쿠가 안쪽을 향해 큰 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계단 앞에 서 있던 카케루와 루이가 둘을 맞이하였다.

 

“카케루 씨! 응? 기다리고 있었다고?”

“응, 코이랑 잇군,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어.”

 

루이의 말이 끝나자 카케루와 루이는 파트너의 손을 잡아끌었다.

 

“루이? 왜 그래?”

“와 보면 알아.”

“아, 좋은 냄새.”

“그치? 하지메 씨랑 아오이 씨, 요루 씨의 합작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하지메 씨랑 아오이 씨, 요루 씨가 같이? 오늘 무슨 날이야?”

 

코이의 그 질문에도 카케루와 루이는 그냥 웃으며 두 사람을 공유 룸으로 데리고 갔다.

 

“코이랑 이쿠, 데리고 왔습니다!”

“어? 이거, 무슨 일?”

 

공유 룸에 놓인 큰 테이블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잔뜩 차려져 있었고, 그 가장 자리에는 열네 개의 식기들이 놓여 있었다.

 

“자, 이제 주인공인 두 막내들도 왔으니 파티를 시작해 볼까.”

“두 막내들?”

“어, 나도?”

“그야 당연하잖아.”

 

어느새 코이와 이쿠의 옆으로 온 하지메와 슌이 그들의 머리 위에 자신들의 손을 살포시 얹었다.

 

“코이는 우리 그라비의 사랑스러운 막내이고.”

“이쿠는 우리 프로세라의 믿음직한 막내니 말이지.”

 

※ 『츠키우타』 시와스 카케루 with Six Gravity & Procellarum

※ 시와스 카케루 생일 기념

a Little Miracle

츠키우타 시와스 카케루

“슌, 있지?”

“하루? 하지메도?”

하루와 하지메는 계단을 타고 프로세라 층으로 올라오며 슌을 찾았고, 차를 준비하고 있던 카이가 그 두 사람을 제일 먼저 맞이하였다.

“카이, 슌은?”

“오야, 무슨 일로 둘이 같이 날 찾는 걸까?”

소파에 편히 앉아 TV 쪽을 보고 있던 슌은 자신을 찾는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맞이했다.

“차 마실래?”

“아니, 용건만 말하고 바로 다시 내려갈 거니까 괜찮아.”

빈 잔을 집으려던 카이는 하루의 말에 몸을 돌려 이미 끓여놓은 차가 담긴 잔을 들고 슌에게로 향해 그에게 건네었다.

“차 마실 정도의 시간보다도 짧은 용건이라. 대체 어떤 것이려나?”

카이에게서 잔을 받아들며 그렇게 말한 슌은 찻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하지메를 바로 보았고, 그 시선을 느낀 하지메 역시 슌을 바로 보았다.

“12월 12일 하루만이라도 우리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어떠한 나쁜 일도 안 일어나게 해 줬으면 해. 할 수 있어?”

“그야 식은 죽 먹기이지. 하지메가 진심으로 원한다면 더욱 더.”

“근데 왜?”

“힌트, 12월.”

하루의 말에 가만히 12월, 12월, 하고 반복하던 카이는 곧 아, 하고 짧은 소리를 냈다.

“카케루 생일?”

“응, 그 날은 바로 12월 담당인 시와스 카케루 군의 스무 번째 생일입니다!”

“그래서 스무 번째 생일에 걸맞은 선물을 해 주고 싶어서 말이지. 항상 언 럭키, 불행 체질이라고 스스로 얘기하고 다니니 특별한 하루 정도 큰 행운은 아니더라도 어떠한 불행이라도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지메의 말에 카이는 아, 하고 작은 소리를 내었다.

“그거 알 것 같아. 요우나 요루, 루이, 이쿠 때 내가 그랬거든. 오늘은 이 녀석 성인 되는 날이니 뭔가 좋은 일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라고 말이지.”

“카케루의 경우는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다른 사람들보다 많으니 적어도 성인이 되는 특별한 날 만큼은 아무 일도 안 일어났으면 한다는 게 하지메와 내 생각이라서 말이지.”

“흐음, 과연.”

하루의 말을 들으며 차를 한 모금 마신 슌은 한 모금을 더 마신 뒤에 컵을 내려놓고 웃었다.

“할 수 있겠어?”

“아까도 말했듯이 식은 죽 먹기니 안심하시길, 검은 임금님.”

“그럼 다행이네. 부탁할게, 슌.”

며칠이 지나 카케루의 생일인 12월 12일 당일.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촬영 종료를 알리는 외침이 들리자 카케루와 코이, 루이, 이쿠는 같이 촬영을 하였던 스태프들과 출연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였다.

“오늘은 순조로웠네.”

“응, 다른 때라면 시간 더 걸렸을 텐데 오늘은 빨리 끝났어.”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넷이 고개를 돌리니 그라비의 매니져인 츠키시로가 있었다.

“츠키시로 씨.”

“오늘 아라타 씨하고 아오이 씨 현장에 가신 것 아닌가요?”

카케루의 그 말에 츠키시로는 살짝 웃었다.

“아, 그 쪽은 이미 끝나서 요우 군과 요루 군하고 동행했었던 쿠로츠키한테 맡기고 왔어요. 쿠로츠키한테 듣자하니, 루이 군과 이쿠 군도 이게 오늘 마지막 일이라고 하던데 바로 돌아가실 건가요?”

“네, 오늘 카케루 생일이니까요. 뭐, 프로세라 멤버들이 끼는 건 일단 그라비 멤버들로만 파티하고 나서지만요.”

“선물은 이미 사 놨으니 이제 돌아가는 것 뿐.”

“고마워, 루이, 이쿠!”

카케루가 두 사람을 와락 끌어안자 그 옆에 있던 코이도 팔을 활짝 벌려 두 사람을 끌어안은 카케루를 끌어안았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생일.”

“그리고 성인이 된 걸 축하해, 카케루.”

엘리베이터에서 제일 먼저 내린 카케루가 힘차게 공유 룸 쪽을 향해 그렇게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온 아오이와 요루가 카케루를 향해 들고 있던 폭죽을 터트렸다.

“아하하, 고맙습니다!”

“오, 오늘 꽤 기분 좋아 보이는데, 카케룽?”

아오이와 요루의 뒤를 이어 나온 아라타가 빨대로 팩에 든 딸기 유우를 마시면서 그렇게 말하자 머리에 내려앉은 폭죽 잔재를 하나씩 걷으며 카케루는 활짝 웃었다.

“그거야 당연하죠. 스무 번째 생일인 오늘이 점점 다가올수록 ‘12일에 제발 나쁜 일 만은, 제발 나쁜 일 만은 안 생겨라.’하고 빌었었는데 진짜 아무런 나쁜 일도 안 일어났잖아요! 차 밀리는 것도 없어서 현장에는 제 시간에 도착했지, 다른 때에는 조그만 실수에도 끊으시는 분이 오늘은 미소까지 지으셨지, 돌아오는 길도 별 탈 없이 잘 왔지. 이렇게 행복한 생일이 또 언제 오겠어요.”

“은근 마음고생 했네, 카케루 씨!”

카케루의 어깨를 끌어안은 코이가 우는 시늉을 하였고, 아라타의 뒤에서 그 광경을 보던 하루는 작게 웃으며 옆에 있는 하지메를 보았다.

“우리 선물이 제대로 닿은 모양이네, 하지메.”

“아아, 그런 모양이네.”

“아, 그것 말인데, 하지메. 이번에 전 아무 것도 하지 못 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왜 그러세요?”

세 사람보다 조금 앞에 있던 요우의 목소리에 다들 그들을 바라보았고, 자신들에게로 쏠리는 시선에 하루는 멋쩍게 웃었다.

“이건 말할 수밖에 없게 됐는데, 하지메?”

“그러네.”

하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하지메는 카케루를 한 번 보고는 끄흠, 하고 짧게 목을 다듬은 후 입을 다시 열었다.

“며칠 전, 나와 하루가 슌에게 어떤 부탁을 했어. 카케루와 관련된 부탁을.”

“아마 카케루한테 있어서 이것보다 더 좋은 스무 번째 생일 선물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말야.”

“제 생일 선물로 저와 관련된 부탁을 슌 씨한테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카케루를 보고 살짝 웃은 슌은 손을 들어 거기서부터는 자기가 설명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메와 하루가 나한테 부탁한 것은, 12월 12일 하루만이라도 우리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아무 일도 안 일어나게 해달라는 거였어. 항상 스스로 언 럭키 체질이라고 하는 카케루에게 스무 살이 되는 단 하루라도 어떠한 불행도 찾아오지 않았으면 해서 말이지.”

“이 녀석들이 성인이 될 때도 그런 마음이 들었었으니.”

그렇게 말하며 루이와 이쿠에게 다가간 카이는 둘의 어깨에 팔을 올려 꼬옥 끌어안았다.

“그런 거지. 아무튼 하지메와 하루의 부탁을 들은 난 식은 죽 먹기이기도 하고, 하지메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도 없으니 당연히 승낙을 하고 그 날 저녁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계속 무언가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지. 즉, 내가 능력을 쓰는 걸 누군가가 막았다는 거지. 고로 저, 시모츠키 슌은 이번에 아무 것도 하지 못 했습니다.”

“그럼 오늘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건….”

“아마 하지메와 하루가 나에게 부탁을 하러 오기 전부터 정해진, 시와스 카케루라는 존재 자체에 일어난 작은 기적이 아닐까 하는데, 난.”

그렇게 말하며 슌은 웃으며 하지메를 다시 보았고,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에 눈을 두어 번 깜박인 하지메는 곧 미소를 지었다.

“그렇네. 설령 우리 부탁이 이루어진 건 아니더라도 카케루의 스무 번째 생일에 카케루가 좋아할 만한 작은 기적이 일어났으니 그걸로 된 거겠지. 그렇지, 카케루?”

“네! 아, 하지메 씨, 하루 씨, 슌 씨, 카이 씨! 고맙습니다.”

“하하, 우리는 아무 것도 한 게 없는데?”

“제 스무 번째 생일 선물로 굉장한 걸 주시려고 하셨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카케루는 특유의 금빛 미소를 환하게 지었다.

 

https://twitter.com/HarukaAHH_3113/status/906014544383721474 조금 변형

※ 아이돌은 아니지만 다 아는 사이. 카이 & 하루는 동갑이고 슌 & 하지메는 카이 & 하루보다 다섯 살 어림.





사랑스러운 사람 (愛しい人)





츠키우타 무츠키 하지메 x 야요이 하루





“하지메가 보낸 메일에 있는 주소와 사진을 보면 분명 이 근처인데.”


휴대전화 메일 수신함에 있는 메일과 주변 건물들을 번갈아 보면서 그렇게 중얼거리던 하루는 곧 사진 속 목적지와 같은 건물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향했다.

그 건물로 향하는 도중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본 작은 소리로 뭐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하루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라, 카이?”


그 건물 바로 근처로 간 하루는 입구 쪽에서 아는 얼굴을 발견하고 발걸음 속도를 높여 그에게로 다가갔다.


“여어, 하루.”

“카이가 왜 여기 있어? 난 하지메가 오늘 이 시간에 여기로 오라고 해서 온 건데.”

“하지메한테 부탁 받았어. 자기가 메일로 초대장을 보낸 사람들은 나도 알 사람들일 테니 갤러리로 안내해 달라고. 아, 잠깐만 기다려.”

“응? 응.”


하루에게 살짝 손을 들어 보인 후 바지 주머니에서 꺼낸 휴대전화로 누군가에게 메일을 보낸 카이는 곧 그 상대가 바로 확인을 하고 답장을 보낸 것인지 화면을 읽고는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OK. 하루, 들어가자. 들어오래.”

“들어오라니? 여기? 그러고 보니 아까 ‘하지메가’라고 했지? 여기, 하지메랑 관계있어? 갤러리라며?”

“어라? 아무 것도 모르고 온 거야? 하지메가 여기 오라고 했다며?”

“다른 건 아무 것도 얘기 안 하고 메일로 여기 주소랑 사진만 보내왔어. 봐.”


하루는 조금 전까지 보던 휴대전화 메일을 카이에게 보여주었고, 제목이나 다른 용건은 하나도 없이 지금 자신들이 있는 건물의 주소와 사진만 있는 메일을 본 카이는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응? 왜 그래?”

“아니, 들어가서 보면 알게 될 거야.”


그렇게 말하고 안으로 들어간 카이를 따라 가려던 하루는 곧 입구에 붙어 있는 갤러리 전시 목록에서 睦月始(무츠키 하지메)라는 이름과 愛しいもの(사랑스러운 것)라는 타이틀을 발견하였다.


“무츠키 하지메? 카이, 하지메가 여기서 전시회를 해?”

“오, 이제 봤나 보네? 요 몇 년간 그린 그림으로 작게 전시회를 한다는데. 참고로 오늘이 그 마지막 날.”

“마지막? 어제까지도 아무 말 없었는데? 미리 얘기해줬으면 진작 왔을 건데.”

“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야. 2층이니까.”

“아, 응.”


카이의 뒤를 따라 계단을 올라 2층에 있는 갤러리에 간 하루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건 카이와 하루 둘 다에게 아주 익숙한 사람을 맞이하고 있는 하지메였다.


“하지메, 데리고 왔어.”

“야아, 하루. 드디어 주인공이 오셨네.”

“슌? 근데 주인공이라니?”

“슌.”


슌의 그 말에 하지메는 그를 한 번 흘겨보고는 하루의 팔을 잡고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 하지메? 손님맞이는?”

“카이가 할 거야. 이제까지 계속 부탁했으니까.”

“근데 왜 오늘이 전시회 마지막 날이라고 안 알려준 거야? 진작 알려줬으면 더 빨리 왔을 텐데.”

“마지막 날 널 초대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그림이 있어서야.”

“나한테 보여주고 싶었던 그림?”


하지메는 하루를 데리고 갤러리 제일 안 쪽으로 가서 그 쪽에서도 사람들이 잘 오지 않을 것 같은 구석진 곳에 있는 그림 앞에 섰다.


“하, 하지메! 이거!”


그 그림을 보고 무심코 하지메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 하루는 근처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는 걸 깨닫고는 몸을 돌려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다시 하지메를 불렀다.


“하지메, 이거.”

“잘 그렸지?”


하루가 가리킨 그 그림은 누군가가 등을 보인 채로 자고 있는 그림이었는데, 타이틀은 私に「春」を教えてくれた、世界で一番愛しい人 (나에게 「봄」을 알려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 츠키노 유치원 AU

https://twitter.com/HarukaAHH_write/status/867567938542288896





Kindergarten 1





츠키우타 연장조 & 츠키시로 카나데 & 쿠로츠키 다이





“하지메 군, 하루 군.”


츠키시로의 목소리에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을 하나씩 꺼내 읽고 있던 하지메와 하루 뿐 만 아니라 둘의 옆에서 블록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카이와 슌도 그 쪽을 보았다.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에는 하지메와 하루를 부른 츠키시로 뿐 만 아니라 동료 교사인 쿠로츠키도 같이 있었다.


“너희한테 조금 부탁할 게 있어서 말이지.”


그 말에 하루가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리자 쿠로츠키는 미리 준비한 메모와 작은 지갑을 하루와 하지메에게 건네주었고, 츠키시로는 둘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굽히며 유치원 창밖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희가 종종 가던 슈퍼마켓과 빵집 아시죠? 거기서 이 메모에 적힌, 다 같이 먹을 간식거리를 사 오셨으면 하는데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네!”


아무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하지메와 하루를 보던 슌은 손을 번쩍 들고 쿠로츠키를 불렀다.


“다이 선생님! 다이 선생님! 나도! 나도 갈래!”

“오, 슌이 웬일로 가겠다는 말을 다 하네?”

“하지메가 간다고 하니까!”

“그렇겠지.”


그렇게 말한 쿠로츠키는 곧 다시 몸을 일으키며 슌과 카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어차피 하지메와 하루 둘 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아서 너희도 보내려고 했어.”

“만세! 하지메랑 심부름이다!”


슌이 만세를 하며 큰 소리를 내자 조금 떨어진 곳에 모여 있다가 그 소리를 들은 동생들이 다가왔고, 슌은 그 중 특히 더 예뻐하는 루이를 꼬옥 끌어안았다.


“루이, 들어 봐? 나, 하지메랑 심부름 간다!”

“축하해?”

“고마워, 루이!”


슌은 루이를 더 꼬옥 끌어안았고, 루이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카이, 슌 부탁한다.”

“네.”





“다녀오겠습니다!”

“잘 갔다 와!”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츠키시로와 쿠로츠키의 말에 넷은 손을 흔들며 밖으로 나가 출입문을 닫았고, 그 뒷모습을 본 츠키시로는 넷만 보내는 것이 불안한 건지 안고 있던 카케루를 더 끌어안았다.


“츠키시로 선생님?”

“아, 죄송해요. 카케루 군. 하지메 군들끼리 보내는 건 처음이라 조금 불안해서.”

“걱정하지 말라니까. 카이도 따라 갔으니 괜찮을 거야.”

“그렇겠지?”





“하지메랑 심부름. 하지메랑 심부름.”

“하지메랑 같이 심부름 가는 게 그렇게 좋아?”


하지메와 같이 심부름을 간다는 것이 그렇게 좋은 것인지 슌은 계속 콧노래를 불렀고, 슌을 부탁한다는 쿠로츠키의 말에 유치원을 나서면서부터 슌의 한쪽 손을 잡았던 카이는 그런 슌을 보다가 그렇게 물었다.


“물론, 하지메랑 같이 심부름 가는 것도 좋지만 난 카이도 좋기 때문에 카이가 이렇게 손 잡아주는 게 좋아.”


https://twitter.com/HarukaAHH_write/status/831345144066486272

※ 배경은 무츠키家 소유의 별장 (연장조가 휴가 받아서 놀러 왔다는 설정)

※ 밑도 끝도 없음





봄에 사로잡힌 나비





츠키우타 야요이 하루x무츠키 하지메





“하지메, 우리 끝낼까?”


가만히 술만 마시던 하루의 입에서 나온 말에 동그란 눈을 한 카이와 슌이 하지메를 보았고, 술잔을 다시 집으려던 손을 잠시 멈춘 하지메는 술잔을 다시 집어 담긴 술을 한 번에 다 마시고는 술잔을 내려놓은 후 하루를 보았다.


“…그러는 편이 너에게 상처를 덜 준다면. 이제까지 미안했고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웠어.”


그 말을 한 하지메는 곧 너무 많이 마셔서 취한 것 같다며 일어나 방으로 향했고, 그 목소리가 살짝 젖어 있다는 걸 깨달은 슌과 카이는 다시 하루를 보았다.

말을 꺼낸 후 하지메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인지 평소보다 천천히 잔을 비우던 하루는 하지메의 말이 끝났을 때부터 동그랗게 뜬 눈으로 그가 앉았던 자리를 보고만 있었다.


“하루, 안 쫓아가도 돼? 하지메가 울고 있는데?”

“슌?”

“후회할 것 같은 일은 안 하는 게 좋아.”

“카이….”


둘의 말을 듣고 하지메가 간 방향을 잠시 바라보며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 하루는 곧 들었던 술잔을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권투를 빌게.”

“힘 내.”


하루는 고맙다는 듯 고개를 한 번 가볍게 끄덕이고는 방을 나섰고 슌과 카이는 하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힘내라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하아…, 후우…, 하아….”


슌이 묵을 방을 나와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올 때마다 자신이 묵던 방으로 향하던 하지메는 어느새 두 눈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뺨으로 흘러내리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왜…, 이럴 때도 난….”


방에 도착해 문손잡이를 잡은 하지메는 다시 한 번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문고리를 잠그었다.

눈이 녹듯 하지메의 몸이 서서히 무너졌지만 눈이 녹을 때와는 달리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하, 아, 하아….”


밖에서는 실루엣도 보이지 않는 벽 쪽으로 가 몸을 동그랗게 웅크린 하지메는 눈을 감고 마음 속 응어리를 숨과 함께 억지로 삼키려는 듯 숨을 힘겹게 들이마셨다.


“하지메. 여기 있지? 열어 줘.”


문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번쩍 눈을 뜨고 다시 한 번 숨을 크게 들이마신 하지메가 천천히 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자 문 앞에는 이제껏 본 적 없는 표정을 한 하루가 서 있었다.


“하지메, 이야기 좀 해.”

“아직, 할 이야기, 가 있었어?”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에 살짝 놀란 하지메는 작게 혀를 찼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하지메를 보던 하루는 그의 팔을 끌고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은 후 그 몸을 끌어안고 하지메의 어깨에 얼굴을 대었다.

중심을 잃고 살짝 비틀거리다 곧바로 중심을 잡은 하지메는 고개만 살짝 돌려 하루를 보았다.


“하…루?”

“미안, 하지메. 미안해. …좋아해, 하지메.”

“아아, 나도. …좋아해, 하루.”


그 말에 고개를 들어 하지메를 본 하루는 자신을 보고 웃고 있는 그에게 웃어보이고는 조금씩 흐르는 눈물에 입을 맞추었다.





따스로운 햇살에 잠을 깨 가만히 누워 있던 하루는 품안에서 작게 느껴지는 기척에 고개를 약간 밑으로 내렸다.


“좋은 아침, 하지메.”

“…은 아침.”

“…좀 더 잘까? 어차피 돌아가는 건 내일 오후니.”

“…아아.”


그렇게 대답한 하지메는 눈을 감았고 하루는 다시 하지메의 몸을 품에 꼬옥 가두었다.


“잘 자, 하지메.”


※ 무츠키 하지메 생일 기념 글

※ 태극전기 AU

http://blog.naver.com/anhyunhwi/220862160202 / http://yellowharu.tistory.com/1768 기반이긴 하지만 딱히 안 봐도 상관은 없음





A​nniversary





츠키우타 야요이 하루x무츠키 하지메





평소와는 다른 온기에 눈을 뜬 하지메가 제일 먼저 본 것은 언제나처럼 옆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 서로 껴안은 채로 자고 있는 사사쿠마 두 마리였다.

하지메가 일어났다는 걸 깨달은 것인지 눈을 뜬 사사쿠마들이 그의 곁으로 다가가자 하지메는 둘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살짝 웃었다.


“하쥬, 좋은 아침. 하루루도 좋은 아침. …그런데 하루는?”


그 말에 자신에게 붙어 있던 하루루가 침대 옆 테이블을 가리키자 눈을 몇 번 깜박인 하지메는 곧 그 위에 종이 한 장이 놓여 있다는 걸 깨닫고는 손을 뻗어 그걸 집어 들었다.


「이걸 본다는 건 일어났다는 거겠지? 움직일 수 있을 정도가 되면 하쥬랑 하루루 데리고 요루네 가게로 와. 아, 어제는 미안했어. -하루-」


어딜 가던 꼭 데리고 다니던 하쥬도 떼어놓을 일이 뭐가 있나 싶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고는 양 팔을 맞잡아 위로 쭈욱 뻗은 후 침대를 내려와 몸을 크게 한번 움직인 뒤 입고 있던 잠옷을 벗고 옷걸이에 반듯하게 걸려있는 옷으로 갈아입은 하지메는 곧 자신에게로 다가온 하쥬와 하루루를 안고 다시 침대에 앉았다.


“슬슬 가야겠으니 너희도 준비를 해야지?”





“하루! 다 됐어!”

“이거, 어디에 놓으면 될까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넓고 큰 목재 테이블 위 여기저기를 장식하고 있던 하루가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카이와 요우가 커다란 떡시루를 들고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고 있었고, 조그마한 떡 몇 개가 놓인 쟁반을 든 아오이가 그 뒤를 따랐다.


“아, 그거 여기에 놓으면 돼. 역시 그런 건 주인공들 앞에 있어야지.”


하루가 가리킨 건 테이블의 상석에 있는 큰 접시였는데, 그 옆에는 큰 의자 하나와 그 양 옆으로 어린아이들이 앉을 만한 작은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카이와 요우가 그 접시 위에 들고 온 떡시루를 거꾸로 놓고 살살 흔들며 들어 올리자, 금방 쪄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새하얀 떡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 역시 카이하고 요루! 완벽하네! ”

“하루 씨, 여기 부탁하신 거예요.”


아오이가 들고 온 쟁반을 하루에게 보이자 빈 시루를 옆으로 치워놓은 카이와 요우도 그들의 곁으로 다가와 쟁반 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오오, 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오이가 하루의 부탁을 받고 준비한 것은 먹어도 괜찮은 염료로 색을 내어 만든, 곧 올 셋을 닮은 작은 떡이었다.


“역시 아오이 쨩.”

“요우 말대로 역시 아오이 군이네. 잘 만들었어.”


그렇게 말하며 하루가 고개를 끄덕이자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쉰 아오이는 요우에게 접시를 건넨 뒤 떡들을 하나하나 조심스레 큰 떡 위에 올려놓았다.


“아오이!”


가게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 아오이가 그 쪽을 보자 작은 접시를 든 요루가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로 다가왔고 각기 다른 접시를 든 카케루와 코이, 루이, 이쿠가 그 뒤를 따라 가게에서 나오고 있었다.


“요루? 왜 그래?”

“이거, 안 가지고 갔어.”


요루가 들고 온 접시를 본 아오이는 멋쩍게 웃었고, 아오이의 조금 뒤에 있던 하루는 뭔가 하고 고개를 조금 내밀었다.

그 사이 요루의 뒤를 따른 넷은 한 명씩 카이와 요우에게 자신들이 들고 온 접시를 주었고, 그걸 받아든 카이와 요우는 테이블 이곳저곳에 보기 좋게 놓았다.


“와아. 이거, 나?”


요루가 들고 온 것은, 아오이가 가지고 온 것처럼, 먹을 수 있는 염료로 색을 내어 만든 떡이었는데 하루를 본떠서 만든 것인지 그와 닮아 있었다.

하지메를 닮은 떡 왼쪽에 하루를 닮은 떡을 놓으며 아오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요루는 아오이의 제안이라고 덧붙였다.


“아오이 군의 제안?”

“아, 네. 하루 씨한테 오늘 계획을 들은 후에 생각한 거예요. 이왕이면 가족 다 모여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아, 괜한 일을 한 거라면 죄송해요.”

“아니, 오히려 내가 생각 못 했던 걸 생각해서 이렇게 챙겨주니까 기쁜 걸? 가족이라….”


하루는 손가락으로 자신들을 닮은 작은 떡을 하나씩 살짝살짝 만지며 미소를 지었다.


“근데 아라타는? 아까부터 안 보이는데? 설마 땡땡이?”


마지막으로 들고 온 접시를 테이블 빈자리에 놓은 후 손을 가볍게 털며 주위를 둘러본 요우가 그렇게 말하자 아오이는 살짝 웃으며 아니야, 라고 하였다.


“아라타는 하지메 씨 마중하러 갔어. 슬슬 오실 시간 된 것 같아서 아까 하루 씨가 보냈어.”





“하지메 씨.”


어깨에 태운 하쥬와 품에 안은 하루루가 장난치는 것을 미소 지은 얼굴로 바라보며 마을 깊숙한 곳에 위치한 집에서 요루의 가게로 가던 하지메는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고, 하지메의 고개가 움직이는 걸 본 하쥬와 하루루도 고개를 위로 들었다.


“아라타.”


나무 위에 앉아 있던 아라타는 살짝 고갯짓을 한 뒤 사뿐하게 밑으로 내려와 양 손으로 하쥬와 하루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마중 나왔어요.”

“마중?”

“네, 하루 씨가 아무래도 하지메 씨 혼자 둘 다 데리고 오는 건 무리일 거라고 하셔서. 하쥬, 이리 와.”


아라타는 그렇게 말하며 하지메의 어깨에 있던 하쥬를 안아 올렸고, 하쥬는 기쁜지 뀨! 하고 짧고 경쾌한 소리를 내었다.


“그렇다면 데리고 가면 될 것을.”

“요루네 가게에 가 보시면 알 거예요. 왜 하루 씨가 하쥬를 안 데리고 가셨는지.”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린 아라타는 품에 안은 하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아라타의 말에 하지메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넌 알고 있어? 하루가 왜 하쥬를 두고 혼자 갔는지.”

“네, 하지만 말은 못 해요. 하루 씨랑 약속했으니까.”


조금 힘이 들어간 아라타의 목소리에 작게 웃은 하지메는 그가 그러는 것처럼 품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하루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아라타의 뒤를 따랐다.





“슌! 너, 이제까지 어디 갔다 온 거야?!”


요우의 큰 목소리에 다들 그 쪽으로 보자 슌이 옷을 탁탁 털며 가게 쪽으로 오고 있었다.

슌은 요우에게 자기는 큰일을 하고 왔는데 너무하다고 하면서 슬쩍 웃고는 테이블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이런, 이미 준비는 다 끝난 모양이네?”

“그러니까 늦었다고 했잖아!”

“요, 요우….”


버럭 소리를 지르는 요우와 말리는 요루를 뒤로 하고 자신이 앉으려고 생각한 자리 쪽으로 간 슌에게 하루가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을 걸었다.


“또 나온 거야?”

“아아.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그냥 한 번에 처리하고 공주님들이 계신 곳까지 결계 쳤어. 덕분에 피곤하네.”

“후후, 수고했고 고마워.”

“별 말씀을. 하지메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야.”


그렇게 말하며 살짝 윙크를 하는 슌을 보며 살짝 웃은 하루는 곧 들려오는 발소리에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메 씨 모시고 왔어요.”

“뀨우!”


자신을 보고 좋아하는 하쥬를 향해 하루가 양 팔을 벌리자 아라타가 내려놓기도 전에 하쥬는 그의 품을 빠져 나와 하루에게로 향했고, 하쥬를 안은 하루는 뒤이어 오는 하지메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좋은 아침, 하지메.”

“이제 점심이잖아.”


그렇게 말하며 하지메가 자신을 살짝 흘기자 하루는 멋쩍게 웃고는 품에 있는 하쥬의 팔을 살짝 잡아 흔들었다.


“하지메, 하루가 미안하대요오.”

“풉, 이제 됐어. …그런데 이건?”


목소리를 조금 바꾸어 하쥬가 말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하루를 보며 살짝 웃은 하지메는 그제야 테이블에 놓인 요리들이 눈에 들어온 것인지 테이블을 가리키며 물었고, 하지메의 품에 안긴 하루루도 궁금한 것인지 눈을 깜박였다.


“자아, 주인공들도 때 맞춰 왔으니 슬슬 시작할까. 하지메랑 하루루는 여기.”


하지메의 등을 밀어 상석에 놓은 의자로 안내한 슌은 곧 그의 품에 있던 하루루를 안아 올려 그 옆 작은 의자에 앉혔고, 그 뒤를 따라온 하루도 자신의 품에 있던 하쥬를 안아 올려 다른 작은 의자에 앉혔다.


“하쥬는 여기에.”

“아아, 지금부터 무츠키 하지메와 하쥬, 하루루의 생일 파티를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자리에 앉아주세요.”


짧게 울리는 슌의 박수 소리에 서 있던 사람들 모두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고, 하지메는 상황 파악이 덜 된 것인지 슌만 바라보았다.


“놀랐어? 하루가 기획한 거야.”

“하루가?”


그 말에 하지메가 하루를 보니 하쥬의 앞에 사사쿠마용 음식을 먹기 좋게 잘라서 놓아주던 하루는 그를 보고 생긋 웃었다.


“우리가 계약한 날이 하지메 생일이라고 해서 늘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계약한 날이 그 날이니 마침 하쥬랑 하루루 생일이 되기도 하고 말이지.”

“그래?”


태어나서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생일을 몇 번 겪어서인지 생일이라는 단어에 들뜬 듯 하쥬와 하루루는 자신들의 앞에 놓인 음식들과 하지메를 번갈아 보았고, 작게 미소를 짓고 둘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은 하지메가 앞을 보니 슌과 하루를 포함한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하쥬와 하루루 생일까지 챙겨줘서 고맙다. 잘 먹을게.”


그 다정한 목소리가 끝나자 자리에 있던 모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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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 (아니, 많이?) 캐붕이 있을지도?





봄을 찾은 바다





츠키우타 후즈키 카이x야요이 하루





“하아암….”

“졸리면 자는 게 어때, 하루? 그 시기의 넌 이 시간에 잤다고 했었으니까.”


데뷔 후에 한 여러 인터뷰를 보던 하루가 하품을 하자 옆에서 대본을 체크하던 하지메가 하루를 보며 그렇게 말했고, 맞은편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슌도 차를 잠깐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응. 졸린데 굳이 깨어있을 필요는 하나도 없어.”

“그래도 이 상태가 계속 된다면 언젠가는 지금의 나로 일을 해야 하잖아. 그럴 때를 대비해서라면 조금 더….”

“괜찮아. 오프 중에는 원래대로 돌아올 테니까.”


슌의 그 말에 하지메와 카이가 그를 보았고, 그 눈빛이 무슨 뜻인지 익히 알고 있는 슌은 어깨를 으쓱하며 진짜 자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빠르면 다음 날,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서 하는 소리야. 하루 오프가 사흘 뒤까지니까 그 때까지는 돌아오겠지.”

“슌, 너 말이지….”

“그래서 말인데 카이. 하루를 잘 부탁해.”

“어, 나?”


슌의 입에서 뜬금없이 나온 자신의 이름에 놀란 카이가 일어서는 슌을 바라보자 그는 오히려 그런 카이를 보고 왜 그러냐는 듯이 눈을 몇 번 깜박였다.


“몸만 어려진 게 아니니 누군가는 옆에 붙어 있어야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하지메도, 나도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늦게까지 일이라서. 그러니 카이 밖에 없잖아? 게다가….”


이어서 뭔가를 더 말하려다 하루가 자신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걸 본 슌은 살짝 웃으며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고는 기지개를 하듯 팔을 쭈욱 피었다.


“그런 거라면 할 수 없지만….”

“잘 부탁해, 카이.”





슌을 위로 올려 보내고 자신과 같이 온 방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몰려오는 졸음을 억지로 참고 크게 뜬 눈으로 이것저것을 보다 익숙한 글씨가 나오면 티 안 나게 좋아하는 하루를 보던 카이는 쓴 미소를 지었다.


“저기, 카이 형. 여기 진짜 내 방이네.”

“어? 어. 그렇지. 이제까지 네가 쓰던 네 방이지. 근데 너한테 ‘카이 형’이라고 불리니까 어색하네. 아까도 말했지만 그냥 카이라고 불러.”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그 말에 약간 망설이던 하루는 곧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알았어, 카이!”

“역시 그 호칭이 좋네. 그나저나 진짜 졸린 것 같은데 슬슬 잘까? 자꾸 하품하는 걸 보니 나도 졸리네.”

“카이는 어디서 자려고? 우리 둘이 같이 자기에는 침대가 좁은 것 같은데.”


하루의 말에 카이는 그제야 하루의 방에서는 한 번도 자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뭐, 예비용 이불은 있는 것 같으니 바닥에서 자면 되겠네. 그렇게 차지는 않으니.”

“졸리지만 두근거려서 잘 못 잘 것 같아.”

“나도. 그 모습의 너랑 같이 자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까.”

“응?”


작은 소리로 한 말에 하루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카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손을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이제 진짜 시간도 늦었으니 자자!”





“…! …이! 카이! ”


자신을 부르는 소리와 몸이 흔들리는 감촉에 스르르 일어나 무심코 침대 쪽을 본 카이는 눈을 몇 번 감았다 떴다.

침대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하루가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던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왜 카이가 내 방에서 자고 있어?”

“뭐, 어제 사정이 좀 있어서. 간단하게 말하면 조금 어렸던 시절 너의 등장이라고 할까?“

“응? 또 슌이 뭘 한 거야?”

“아니, 이번에는 슌하고 아무 관계도 없다는 것 같았어.”


그렇게 말하고 카이는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작게 웃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한 번 확인하니 가슴은 좀 쓰리더라. 너랑 하지메가 지낸 세월이 더 길다는 것.”

“후후, 그거 질투?”

“뭐, 그런 셈이지.”


둘은 조금 소리를 내어 웃었다.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792680765360214017





봄을 그리워하는 바다





츠키우타 후즈키 카이x야요이 하루





“다녀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후즈키 군.”

“아, 아사히나 씨. 안녕하세요.”

“카이, 기다렸어.”


늦은 밤, 스케줄을 끝내고 숙소에 들어와 퇴근하려는 경비원과 인사를 나누던 카이는 다른 때와 다르게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슌의 말에 조금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


“뭐야, 그 눈은.”

“아니, 네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면 꼭 귀찮거나 안 좋은 일이 일어나서 말이지.”

“차가워라. 뭐, 반론은 못 하겠지만.”

“…그 말은 이번에도 뭔가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거야?”


그 말에 슌은 따라오면 안다는 듯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고, 숙소 밖으로 향하는 경비원에서 인사를 한 카이도 그 뒤를 따라 슌이 멈춰놓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슌이 누른 층은 Six Gravity 멤버들이 생활하는 2층이었다.


“그라비 룸?”

“내가 먼저 말해봤자 안 믿을 것 같으니 직접 보는 게 좋을 거야.”


2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카이의 등을 살짝 밀어 먼저 내리게 한 후 이어 내린 슌은 바로 옆의 공유 룸으로 들어갔다.


“카이 데리고 왔어, 하지메.”

“카이?”

“아까 말했던, 슌네 멤버.”


공유 룸에서 카이를 맞이한 건은 하지메와 함께 있는 소년이었는데, 그 소년은 하루가 조금만 더 어렸다면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하루랑 많이 닮았었다.


“하지메, 그거 누구야? 하루 동생? 아니, 하루한테 동생은 여동생 밖에 없었던 걸로….”

“하루야, 카이.”

“뭐?”


뒤에서 들린 그 말에 카이는 바로 슌을 바라보았지만, 슌은 자신도 모른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였다


“유감이지만 이번에 난 아무 것도 몰라.”

“내가 아침에 하루를 부르러 갔을 때 이미 이 모습이었어.”

“시모츠키 군도, 하지메도 무슨 얘기하는 거야?”


하지메를 스스럼없는 대하는 하루의 태도에 얼굴을 살짝 찡그린 카이는 곧 얼굴을 풀고 하지메에게 물었다.


“하지메, 너한테는 자연스럽게 대하네?”

“아아, 이것저것 물어보고 얘기도 해 봤더니 나랑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할 때의 하루여서. 집에서 가지고 온 사진을 보여 주니까 믿었어.”


하지메의 말에 카이는 다시 한 번 얼굴을 찡그렸다.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672564647665405952 +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686593810873319424 +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686764404650545153

※ 하지메, 아오이, 루이, 요루가 여자





KNIGHT





츠키우타 야요이 하루x무츠키 하지메





“ 어라, 하지메는? ”


리허설을 마치고 슌과 함께 하루가 있는 카메라 쪽으로 오다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던 카이의 말에 가지고 있던 미네랄워터로 목을 축인 하루는 잠시 손 씻으러, 라고 답을 하였다.

그러자 슌과 마주 본 카이는 조그맣게 아무 일도 없으면 좋겠는데, 이라고 중얼거렸다.


“ 왜 그래? ”

“ 아니, Rainy Cloud라는 여자 그룹 있잖아. 요즘 그 그룹 멤버들이 혼성그룹 여자 멤버들을 괴롭힌다는 소문이 들려서. ”


카이의 입에서 나온 그 이름은 자신들과 다른 스튜디오에서 녹화를 하고 있을 그룹의 이름이었다.


“ 실제로 우리 요루도 조금 전에 당했었고. ”

“ 아, 요루가 어디서 저렇게 다쳤나 했더니…. 요우가 붙어 있을 만도 하네. ”


뺨에 손수건을 대고 멋쩍게 웃고 있는 요루의 옆에서 요우가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아오이가 요루에게 이것저것 말을 걸고 있었다.


“ 빨리 하지메를 찾는 게 나을 거야. 요루가 저렇게 맞은 게 거기 멤버 중 한 명이 요우 좋아해서 그런 거라서. 참고로 거기 리더가 좋아하는 건 하루, 너야. ”





스튜디오를 나온 하루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하지메를 찾았지만, 하지메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 아직 화장실에 있는 건가하는 마음에 지나가던 여직원이나 여성 스텝에게 부탁도 했지만, 하지메는 없다고 하였다.


“ 진짜 어디 간 거지? ”

“ 어라, 야요이 군. ”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하루가 본 건, 얼마 전까지 같은 드라마에 출연했었던 여배우 카야노 아리스였다.


“ 카야노 씨. 안녕하세요. ”

“ 오늘, 여기에 일이 있었던 거야? 난 저쪽 드라마 세트장에서 촬영이었는데. ”

“ 네. 다른 멤버들하고 같이. 아, 카야노 씨, 혹시 우리 리더 못 보셨나요? ”


몸을 돌려 인사를 한 하루는 조금 전까지 그녀가 있었던 세트장이 근처라는 말에 혹시나 하고 그녀에게도 말을 걸었다.

눈을 두어 번 깜박인 그녀는 봤다고 답하며 제일 구석에 있는 비상구를 가리켰다.


“ 아까 어떤 여자애들 몇 명이랑 저쪽으로 가던데? ”

“ 아, 고맙습니다! ”


하루는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는 카야노가 가리킨 쪽으로 황급히 뛰었다.





“ 사야카랬나? 아까도 말했지만, 난 잘못한 게 없어. ”


비상구 근처에 다다랐을 때 바깥쪽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혹시나 해서 가지고 온 휴대전화의 영상 촬영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킨 하루는 벽에 몸을 붙이고 카메라 렌즈를 살짝 벽 바깥쪽으로 내밀며 시선만 돌려 그 쪽을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거기에는 하지메와 서너 명의 여자들이 있었다.


“ 난 네가 야요이 씨 옆에 있는 것 자체가 싫다고! ”

“ 그렇다고 이러는 건 아니라고 보는데. 애초에 너랑 하루는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

“ 이게! ”


하지메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큰 소리를 내며 손을 치켜든 사야카라 불린 여자는 그 누구에게도 잡힐 리가 없는 손목이 누군가의 손에 잡혀 내려오지를 않자 고개를 약간 돌리고는 곧 눈을 크게 떴다.


“ 하루…. ”


사야카의 손목을 잡은 사람은 방금 전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하루였다.

하루는 사야카의 손을 잡지 않은 다른 손을 높이 들어 그 손에 들고 있는 것을 그녀와 그 일행들에게 보였고, 조금 가까이 다가와서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한 그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것은 아직 촬영 중인 영상 촬영 어플리케이션 화면이었다.


“ 저희 사장님과 이야기를 하면 이걸 원본 그대로 풀 수도 있겠지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


하루의 미소에서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은 것인지 천천히 손을 뺀 사야카는 일행들과 같이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그걸 본 하루는 이 정도면 되려나, 하면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는 하지메를 보았다.


“ 하지메, 괜찮아? 무슨 짓, 안 당했어? ”

“ 아, 아아…. 그러기 전에 네가 왔잖아. ”

“ 그렇지, 참. 그럼 돌아갈까? 슬슬 본 리허설 할 때니. ”


하지메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민 하루의 손을 잡고 다른 쪽 손은 가슴으로 가져갔다.

곁에 있는 게 당연해서 다시는 뛰지 않을 줄 가슴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하루와 맞잡은 손도 뜨거웠다.










2016년 2월 5일

※ 『츠키우타』 야요이 하루x무츠키 하지메

※ 무츠키 하지메 생일 축하 글

※ 제국 설정 및 여러 가지 날조 (뭐, 캐붕은 늘 있는 거고)

※ 무삭제 버젼 : http://wintersummer0106.postype.com/post/519485/





0108





츠키우타 야요이 하루x무츠키 하지메





“ 하아…. ”


정원으로 나온 하지메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조금 센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정리하였다.

공식적으로 주어진 신년 휴가라고는 하나, 『그들』이 자신들의 사정을 봐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 내가 갈 때까지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는데…. ”

“ 그렇게까지 걱정 안 해도 되지 않을까? ”


갑자기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하지메가 본 것은 출입구 바깥쪽에서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하루였다.


“ 언제 온 거야? ”

“ 조금 전에. 안 보여서 찾고 있는데 유키 쨩이 밖에 나갔다고 해서. ”

“ 아아. 안의 공기가 답답해서. ”

“ 그럴 거라 생각 했어. 자. ”


하지메에게 다가온 하루는 자신의 목도리를 풀어 그에게 둘러 주고는 들고 있던 코트를 건네었고, 그 코트를 보고 자신의 코트라는 걸 알아차린 하지메는 하루를 바라보았다.


“ 이거 내 코트잖아? ”

“ 중요한 인사는 대충 다 끝난 것 같으니 빠져도 되잖아? ”


하루는 그렇게 말하며 하지메의 손을 잡아끌었고, 잠시 멍하니 있었던 하지메는 곧 살짝 웃으며 그의 손을 꼬옥 쥐었다.





밖으로 나와 하루의 차에 탄 하지메는 넥타이를 풀어 뒷좌석에 던지고 세팅한 머리도 손으로 흩뜨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늦게 운전석에 탄 하루는 그런 하지메를 보며 소리 내어 웃었고, 하지메는 하루가 웃던 말던 상관 안 하겠다는 듯 좌석에 몸을 묻었다.


“ 어디 가는 건데? ”

“ 음...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으니까 좀 멀리 갈까? ”

“ 그러면 ‘거기’ 밖에 없겠네. ”

“ 그것도 그렇네. 그러면 ‘거기’로 갈까. ”


하루는 그렇게 말하며 자동차의 시동을 켜며 운전대를 잡았다.





차로 짧지 않은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하지메의 명의로 되어 있는 별장이었다.

무츠키 家가 소유한 산 속에 있어서 평소에는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그 별장은 하지메와 하루가 찾던 조용한 곳 그 자체였다.

차가 일단 멈추자 먼저 내린 하지메는 가지고 온 열쇠로 현관문은 열었지만, 바로 들어가지 않고 하루가 주차하는 걸 보고 있었다.


“ ……. ”


하루가 차에서 내리자 하지메는 그제야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고, 하루도 곧 그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 하지메, 조금만 기다리… 읍! ”


안으로 들어와 추워할 하지메를 위해 자연스럽게 현관문 오른쪽 옆 벽에 붙어 있는 난방 스위치를 올린 하루가 그렇게 말하려는 순간, 목소리는 사라졌다.

갑갑한 윗옷을 대충 벗어던진 하지메가 하루에게로 다가와 입을 맞추었기 때문이었다.

하루는 갑작스런 키스에 놀란 듯 잠깐 눈을 크게 떴지만, 곧 스르르 눈을 감고 하지메의 온기를 탐하였다.


“ 하…, 루…. ”


서로의 숨결을 제일 가까이서 느끼던 둘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소파로 향했다.

하루의 등이 소파에 닿자 그 위에 올라탄 하지메는 넥타이를 풀어 던지고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문득 정신이 든 하지메는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눈을 천천히 몇 번 깜박인 다음 고개를 조금 움직였다.


“ 하… 루…? …아, 어제. ”


자신을 끌어안은 채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는 하루의 모습에 다시 눈을 몇 번 깜박인 하지메는 그제야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는 그를 노려보았다.


“ 그러니까 무리라고 했는데도…. ”


하지메는 주먹으로 살짝 하루의 가슴을 치자 잠이 깬 것인지 하루가 눈을 조금 떴다.


“ 하…, 지메? 깬 거야? ”

“ 아무리 나라도 그 시간에 자면 보통 이 시간에 일어나잖아. ”

“ 그것도 그렇네. 하지메, 생일 축하해. ”


그 말에 하지메가 몸을 조금 움직여 하루 너머에 있는 달력을 보려고 하자, 하루는 하지메를 더 꼬옥 끌어안아 자신의 품에 가두었다.


“ 하루! ”

“ 모처럼의 휴일이기도 하니까 좀 더 자. 자고 일어나면 하지메가 하자는 대로 다 할 테니까. ”

“ …진짜 뭐든 할 거지? ”


하루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본 하지메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스르르 다시 눈을 감았다.


“ 잘 자, 하루. ”

“ 하지메도, 잘 자. ”










2016. 01. 08

※ 『츠키우타』 시모츠키 슌x무츠키 하지메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656100749638680576

※ 데뷔하고 나서 5년 이상이 지났다는 설정

※ 역시 캐붕





1101





츠키우타 시모츠키 슌x무츠키 하지메





“ 슌은? ”


자기 방으로 가려다 공유 룸에 프로세라 멤버들이 모여 있는 걸 보고 그쪽으로 향한 하지메는 찾는 사람이 보이지 않자 제일 가까이에 있는 카이에게 물었다.

조금 피곤한 얼굴을 한 카이는 하지메에게 인사를 하며 방, 이라고 대답했다.


“ 피곤해 보이네. ”

“ 뭐, 요즘 계속 몇 시간 못 자니까. 우리는 그래도 나은 편인데…. ”


거기까지 말한 카이는 가만히 턱짓으로 3층 어느 곳을 가리켰고, 하지메도 카이가 가리키는 곳을 봤다.

슌의 방이 있는 방향이었다.


“ 예전에 내가 하던 일까지 다 맡아서 하니까 더 힘들 거야. 그러니까 잘 위로해줘. ”


하지메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3층으로 향했다.





“ 슌? 들어간다? ”


노크를 두 번 한 후 방 안까지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하지메가 손잡이를 잡자 슌은 문을 잠그지 않은 건지 손잡이는 쉽게 돌아갔다.


“ 여전히 깜깜한 방이네. ”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어두운 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하지메는 단숨에 침대 근처로 향했다.

침대 위에서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는 슌은 꿈에서 하지메와 만나기라도 하는지 간간히 작은 소리로 하지메의 이름을 불렀고, 하지메는 슬쩍 웃으며 슌의 머리카락을 살짝 만졌다.


“ 수고했어. 푹 쉬어. ”


하지메가 슌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고 돌아선 순간, 자는 줄 알았던 슌이 팔을 잡아끌어 그를 자신의 품에 가두었다.

당황한 하지메는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곧 그럴 사람이 슌 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는 팔을 뒤로 둘렀다.


“ 자는 것 아니었어? ”

“ 하지메 목소리 덕분에 깼지. 역시 나한테는 그 어떤 알람보다 하지메 목소리가 제일 잘 듣는 것 같아. ”


슌은 몸을 틀어 하지메를 침대에 눕히고 그 위에서 슬쩍 웃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미 알고 있는 하지메는 팔을 들어 슌의 뺨을 쓸어내렸다.


“ 피곤하지 않아? ”

“ 어느 정도 잤더니 괜찮은데. 하지메는 하기 싫어? ”

“ 그럴 리가. ”


슌이 하지메의 손을 들어 그 손바닥에 살짝 입을 맞추었고, 그 작은 입맞춤이 간지러운 듯 작게 웃은 하지메는 다른 손으로 슌의 얼굴을 살짝 끌어당겼다.










2015년 11월 1일.


그냥 문득 슌하지가 쓰고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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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anhyunhwi/220144122537





1225 (부제 : 너의 목소리 キミの声)





아키야마 세이카





" 역시 올해도 안 오는 건가? "


12월 25일 밤 11시 50분, 오늘 생일이었던 아키야마 세이카(秋山聖華)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번 더 휴대전화 착신이력을 보았다. 하지만 자신이 보고 싶은 이름, 아오조라 히지리(青空ひじり)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세이카는 한숨을 쉬고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 히지리의 목소리가 제일 큰 생일 선물이었는데…. "


세이카의 기억 속 생일에는 생일이 같아서인지 자신의 옆에 항상 히지리가 있었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 가족들끼리 모여서 한 생일 파티 때도. 유치원에서 한 생일 파티 때도. 초등하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모여서 한 생일 파티에서도 히지리는 항상 세이카의 옆에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생일이 되면 제일 먼저 축하해 주는 것도 히지리였다. 꼬마일 때부터 졸려도 꾹 참고 12월 25일이 되는 그 시간, 전화를 해서 생일 축하한다고 하였다. 세이카는 어릴 때가 생각이 나서 슬쩍 웃고는 다시 휴대전화를 들고 메일함을 열어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받는 사람은 히지리였다.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 히지리. 올해도 바쁜 모양이네. 간만에 통화라도 하고 싶었는데. 바쁘면 할 수 없지.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히지리.』










2014년 12월 24일.

세이! 히지리! 생일 축하한다!


근데 난 뭘 쓰고 싶었던 거냐? orz

분명 히지리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세이를 쓰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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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로코의 농구』 아카시 세이쥬로 생일 축하 글.

1220

쿠로코의 농구 아카시 세이쥬로

" 어머, 세이 짱. 여기 있었네. "

다음 경기를 대비해 체육관에서 혼자 시뮬레이션을 하던 아카시는 그 목소리에 멈춰 서서 입구 쪽을 보았다. 레오. 입구에는 사복 차림의 미부치가 서 있었다. 데리러 방에 갔더니 없어서 찾았잖아. 아카시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 날 찾아다녀? 왜? "

" 세이 짱도 참. 며칠 전에 오늘 어디 같이 갈 거니까 수업 끝나고 준비하랬잖아. "

그 말에 그제야 생각난 듯 아카시는 들고 있던 농구공을 바구니에 넣었고, 미부치는 아카시의 손을 잡아끌었다. 세이 짱, 탈의실에 교복 있지? 기숙사까지 다시 갈 시간 없으니까 교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아카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탈의실로 향했다.

교복으로 갈아입은 아카시를 데리고 미부치가 간 곳은 松屋(마츠야)라는 가게였다. 두부 냄새. 가게 앞에 선 아카시가 그렇게 말하며 슬며시 미소를 짓자 미부치도 작게 웃었다. 역시 그 사람이 말한 대로 데려오길 잘 했네.

" 그 사람? "

" 들어가 보면 알아. 자, 빨리. "

미부치는 아카시를 떠밀었고,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연 아카시는 곧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가게 출입구에서 제일 가까운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카시에게 아주 익숙한 사람들 세 명이. 하지만 아카시는 그 것 때문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그가 놀란 건 바로 그 셋 중 자신이 예상 못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마유즈미 선배…. "

" 여, 아카시. 오랜만이다? "

그 사람은 마유즈미였다. 아카시가 서 있는 쪽에 앉아 있던 마유즈미는 읽던 책을 덮어 옆에 잘 놓아두고 고개를 돌려 아카시를 보았다. 그 옆에 앉은 네부야는 아카시가 오던 말던 신경 안 쓴다는 듯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을 접시에 덜고 있었다.

" 레오 누나, 늦었잖아! "

" 어쩔 수 없잖아, 세이 쨩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있을 만한 곳은 전부 가 봤으니까. "

그렇게 말하며 미부치는 테이블 옆 쪽에 있는 의자를 빼고는 아카시를 보았다. 마치 그 자리가 아카시 자리라는 듯이. 아카시는 미부치를 보았고, 미부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카시가 의자에 앉자 미부치는 신사가 숙녀를 에스코트하듯 의자를 밀어주었다.

" 레오, 이건 도대체…. "

" 마유즈미 선배가 계획한 거야. 네 생일이라고. "

하야마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아카시가 마유즈미를 보자 그는 이제야 먹겠다는 말을 하며 접시와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그 헹동에 아카시도 얼떨결에 앞에 놓인 작은 국자로 음식을 접시에 덜어 담아 입으로 가져갔다. 맛있어. 그 소리에 마유즈미는 시선을 돌리지도 않은 채 입을 열었다. 맛있다니 다행이네. 여기 내 대학 친구 본가거든. 의외의 사실에 아카시는 다시 한 번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자기네 집이 이 근처에서는 직접 두부부터 만드는 걸로도, 맛있는 걸로도 유명한 두부 음식점이라길래 네 생각이 나서. "

" …고맙습니다, 마유즈미 선배. "

2014년 12월 20일.

아카시!!!! 생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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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쿠로코의 농구』 타카오 카즈나리 생일 글입니다.

※ 미도리마TS로 이름은 신쥬真珠(しんじゅ)입니다.

※ 유우야(미야지 남동생)→타에(오오츠보 여동생) 요소 있습니다.

※ 여러 가지 날조

 

 

 

 

GIFT

 

 

 

 

쿠로코의 농구 타카오 카즈나리x미도리마 신쥬(미도리마 신타로 TS)

 

 

 

 

" 저기…. "

 

남자 농구부 전용 체육관 입구 근처에서 다른 부원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던 유우야는 밖에서 들리는 익숙한 여학생 목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슈토쿠 고교 남자 농구부 전 주장인 오오츠보의 여동생이자 여자 농구부 매니저인 타에가 무언가를 들고 서 있었다. 타에를 알아본 다른 부원들은 무슨 일로 온 건가 하고 힐끔힐끔 입구 쪽을 보았지만, 주장인 유우야가 무서워 감히 선뜻 다가가지는 못하였다.

 

" 타에? "

" 저기 혹시 타카오 선배님…. "

" 어라, 타에 쨩? "

 

마침 근처에 있던 타카오가 자신의 이름을 들은 건지 입구 쪽으로 다가오다 '이 이상 타에한테 가까이 가면 죽인다'라고 말하는 듯한 유우야의 눈빛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었다. 타카오가 왜 가까이 안 오는지 궁금한 타에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곧 용무가 떠올랐는지 아, 했다.

 

" 타, 타카오 선배님! 이거! "

 

타에가 들고 있던 무언가를 앞으로 내밀었고,  타카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타에에게 다가가 그걸 받아들었다. 타에가 내민 건 조그만 종이 가방이었고, 그 안에는 잘 포장된 장갑이 들어 있었다. 누가 봐도 한 올 한 올 정성스레 직접 뜬 장갑이었다.

 

" 오늘 생일이시라면서요? 축하드립니다! "

" 아, 고마워! 근데 타에 쨩이 왜…. "

" 아, 그거 미도리마 선배님이 드리는 거예요! "

 

'미도리마'라는 이름에 타카오는 동그란 눈으로 타에를 보았다. 그 눈빛은 '미도리마가 나한테 주는 선물을 왜 타에 쨩이 가지고 왔어?'라는 순수한 의문의 눈빛이었다. 하지만 타카오의 그런 눈빛을 처음 보는 것인지 타에는 조금 흠칫했다.

 

" 타카오! 타에 놀랬잖아! "

" 아파요, 미야지 선배! 난 그저 신 쨩이 나한테 주는 선물을 왜 타에 쨩이 가지고 왔나 궁금해서 그렇게 본 건데! "

" 그, 그게 오늘 미도리마 선배님께서 급히 조퇴를 하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대신 전해드린다고 했어요. "

 

타카오는 그러고 보니 오늘 같이 집에 못 간다고 했지, 라고 하며 종이 가방을 들어 올렸다. 타에 쨩, 가져다줘서 고마워. 나중에 신 쨩하고 둘이서 뭐라고 사 줄게.

 

 

 

 

 

 

 

 

 

2014년 11월 22일.

(하루 늦었지만) 타카오 카즈나리!!!!!!!!!! 생일 축하한다!!!!!!!!!! 

※ 간만에 쿠로바스 청황으로 포키데이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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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쿠로콧치, 카가밋치. 저 왔슴다! 어라? "


쿠로코를 보러 카가미의 집에 온 키세는 그 둘과 같이 있는 사람들을 보고 눈을 몇 번 깜박였다. 그러니까 슈토쿠의 타카오 군하고 토오의…. 잘 기억이 안 난다는 듯 뺨을 긁적이는 행동에 사쿠라이는 넙죽 허리를 굽혔다. 저, 저기. 사, 사쿠라이 료라고 합니다! 키세는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손가락을 튕겼다. 아, 맞다, 토오 SG! 곧 키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 근데 여기서 뭐하는 검까? "

" 모르고 온 거냐? "

" 본가 온 김에 쿠로콧치가 보고 싶어서 메일을 했는데 쿠로콧치가 여기 있대잖아요. 그래서 왔슴다. "

" 하여튼 너는. 조만간 포키 데이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선배님들께 드릴 과자를 굽고 있었습니다. "

" 캡틴 부탁으로. 좀 있으면 후리하타나 카와하라, 후쿠다도 올 거야. "


캡틴 부탁이라는 카가미의 말에 다시 고개를 갸웃거린 키세는 같은 질문을 타카오와 사쿠라이에게 했다. 그에 타카오는 다음 날 게자리 럭키 아이템이 수제 과자라는 얘기를 듣고 수제 과자 파는 곳을 찾다가 쿠로코와 카가미랑 만났다고 하였고, 사쿠라이는 같은 농구부원들에게 줄 과자 재료를 찾다가 쿠로코 일행과 만났다고 하였다.


" 같은 농구부원들? 사쿠라이 군, 거기에 혹시 아오미넷치도 포함인가요? "

" 네, 그렇습니다만…. "

" 흐음…. "


키세는 눈을 평소보다 가늘게 떴고, 쿠로코는 가만히 서서 키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역시 오늘은 그냥 가겠슴다. 옆에 놓아둔 가방을 집어들며 키세는 그렇게 말하고는 현관으로 향했다. 역시 가는 겁니까, 키세 군. 쿠로코의 말에 키세는 슬쩍 웃으며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나중에 다시 봐요, 쿠로콧치.


" 뭐야, 키세 녀석. 왜 저렇게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진 건데. "


문 밖으로 사라진 키세를 보며 카가미가 그렇게 말하자 쿠로코는 짧게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거야 당연합니다. 지금 좀 안 좋다고는 하나, 자기는 줄 생각도 못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자신의 연인한테 뭔가를 준다고 하니까요. 그 말에 사쿠라이는 놀라 자기 탓이냐고 하였고, 타카오는 키세의 속이 보기보다 좁다며 소리를 내어 짧게 웃었다.


" 응? 무슨 소리야? "

" 아, 카가미는 모르나? 키세하고 아오미네, 중학교 때부터 사귄다는 거. "


타카오의 말에 카가미는 하아?!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2014년 11월 8일.

단순히 '아오미네가 누구한테 포키데이 초콜릿이나 선물 같은 걸 받았다는 걸 알고 질투하는 키세가 보고 싶다'라는 생각에서 쓴 것 :)


사쿠라이는 그렇다쳐도, 타카오가 나오고 휴가 이름이 언급된 건 순전히 모 수영 애니 덕분(...)

(사쿠라이 성우 = 하루카 성우 / 타카오 성우 = 마코토 성우 / 휴가 성우 = 소스케 성우)

※ 이 글은 『쿠로코의 농구』 (단행본 정발본에는 아직 나오지 않은) 마유즈미 치히로 생일 축하 글입니다.

※ 고로 정발본으로 보시는 분들에게는 캐릭터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 마유즈미와 니지무라가 자연스럽게 6개월 전부터 같이 살고 있습니다. 

※ 늘 그렇듯 이번에도 짧고 허접합니다.

 

 

 

 

Baby Kiss

 

 

 

 

쿠로코의 농구 니지무라 슈조x마유즈미 치히로

 

 

 

 

“ 역시 라노베는 좋네, 보면 편안해지는 것이, ” 

 

소파에 편안히 앉아 조용히 책장을 넘기던 마유즈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을 덮고는 기지개를 하며 일어났다. 그 옆에는 다 읽은 것 같은 책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그 책들을 잠시 바라보다 문득 벽에 걸린 시계를 본 마유즈미는 곧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계 바늘은 일곱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 그 녀석은 오늘도 늦게 올려나…. 오늘 정도는…, 아, 그 녀석은 모르지, 참. ” 

 

그렇게 중얼거린 마유즈미는 소파에 다시 앉아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 이 자식은 자기가 불러놓고 왜 이렇게 안 와? ” 

“ 니지무라 캡틴? ”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니지무라가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두 손에 종이가방을 든 아카시가 서 있었다. 니지무라는 인사 대신 손을 슬쩍 들었고, 아카시는 고개를 살짝 숙여 답하였다. 어기서 뭐하고 계신가요? 아카시는 눈을 조금 동그랗게 뜨고 그렇게 물었다. 

 

“ 친구랑 저녁 먹기로 약속해서. ” 

“ 친구 분과? 치히…, 마유즈미 선배님하고가 아니고요? ” 

“ 그 사람 이름이 왜 나와? ” 

 

니지무라가 눈을 깜박이자 아카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진짜 모르시는 겁니까? 오늘, 그 사람 생일이에요. 그래서 선물로 선배님께서 좋아하시는 작가 작품 초판 가지고 가려던 참이었는데. 아카시의 그 말에 니지무라는 눈을 크게 떴다. 

 

“ 설마 진짜 모르셨던 겁니까? 그러면 지금 마유즈미 선배님은…. ” 

“ 오늘 아르바이트 일찍 끝난다고 했으니 집에 있겠지. ” 

 

그렇게 말하며 뺨을 긁적이는 니지무라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아카시는 왼손에 들고 있던 종이가방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걸 가만히 보던 니지무라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다음으로 미루자고 하였다. 그렇게 중요한 용건은 아니었는지 상대는 선뜻 알겠다고 하였다. 휴대전화를 바지 주머니에 넣은 니지무라는 아카시한테 종이가방을 받아 들고는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며 역 쪽으로 달려갔다. 

 

“ 올해 생일은 치히로가 특히 더 좋아할 것 같군. ” 

 

 

 

 

“ 다녀왔습니다. ”

 

니지무라는 안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몇 발짝 걸어가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유즈미는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다. 앉은 자세 그대로 옆으로 누운 걸 보니 책을 읽다가 그대로 잠이 든 것 같았다. 주변에 놓여있는 책을 대충 한 군데로 치운 니지무라는 자는 마유즈미의 앞에 무릎을 굽혀 앉았다. 그리고는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 …니지무라? ” 

“ Happy Birthday, Chihiro. ” 

 

니지무라는 다시 한 번 마유즈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2014년 2월 28일. 

 

며칠 전에 마유즈미 생일이 비숍 생일하고 똑같은 날(3월 1일)이라는 걸 알아서 급하게 ㅋㅋㅋㅋㅋ 

오늘 올리려고는 했지만 이렇게 날림을 쓸 생각은 없었는데 ㅋㅋㅋㅋ 그 놈의 마법 때문에 ㅋㅋㅋㅋㅋ 

※ 이 글은 (조금 늦은)『쿠로코의 농구』 모리야마 요시타카 생일 축하 글입니다.

※ 원작 기반 미래 AU입니다.

※ 이즈키家 날조입니다. 그리고 이즈키 본인은 캐붕입니다(...)

※ 여전히 제목은 내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쓰는 사람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숲(森)에 잠긴 달(月)

 

 

 

 

쿠로코의 농구 모리야마 요시타카x이즈키 슌

 

 

 

 

“ 휴우…. ”

 

月이라는 이름에 맞게 곳곳에 달 아이템이 있는 카페 안. 가슴 부분에 하얗게 S.月이라 쓰여 있는 까만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즈키가 테이블에 엎드려서 한숨을 지었고, 맞은편의 휴가와 리코는 그런 그를 보고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컵이 놓인 쟁반을 들고 온 카페 여종업원이 그런 이즈키를 보고 아직도 이런다고 빈 쟁반으로 살짝 그의 머리를 살짝 치고 돌아갔다. 그 여종업원이 입고 있는 유니폼에는 A.月이라고 되어 있었다. 

 

“ 어이, 이즈키. 무슨 일인데? ”

 

그 말에 이즈키는 손가락을 살짝 들어 창가 맨 뒷자리를 가리켰고, 무슨 일인가 싶어 서로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 휴가와 리코는 뒤로 살짝 돌아보았다. 이즈키가 가리킨 창가 맨 뒷자리에는 모리야마가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부르려고 한 리코는 황급히 손으로 입을 막은 뒤 자세를 낮추었다.

 

“ 저 사람, 모리야마 선배님이시잖아? 왜, 둘이 무슨 일 있어? ”

 

리코가 작은 소리로 그렇게 묻자 이즈키는 다시 한 번 한숨을 쉬었다. 그게…, 아직 여기가 우리 가게라는 걸 모르거든. 그리고 내가 잘못한 것도 있고. 그 때 바로 앞 카운터에 있던 쿠미코 씨가 모리야마 일행이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며 들고 가라고 하였다.

 

“ 난 못 가. ”

“ 그럼 내가 대신 갈게. ”

“ 부탁할게, 마이. ”

 

마이라 불린 여자 종업원은 접시를 들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모리야마 일행이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던 이즈키는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살짝 몸을 일으켰다.

 

 

 

 

“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

 

창밖을 보고 있던 모리야마는 여자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하얗게 M.月이라고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그녀는 생긋 웃으며 모리야마와 코보리, 카사마츠의 앞에 차례대로 음료를 내려놓았다. 그녀를 가만히 보고 있던 모리야마는 가만히 입을 열었다.

 

“ 저기, 우리 어디서 만난 적…이 아니라 혹시 여기 이즈키 슌이라고…. ”

“ 아, 오빠라면 저기 숨어 있어요. ”

“ 마이?! ”

 

동생의 고자질 아닌 고자질에 벌떡 일어난 이즈키는 모리야마가 자신을 바라보자 뺨을 긁적이며 그 쪽으로 향했다. 아, 오빠라더니 닮았네. 마이와 그 옆에 선 이즈키를 보더니 코보리는 그렇게 말했고, 카사마츠도 고개를 끄덕였다.

 

“ 처음 뵙겠습니다. 이즈키 슌의 동생인 이즈키 마이라고 합니다. 항상 오빠가 신세지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여긴 저희 가족들이 하는 카페예요. ”

 

마이가 그렇게 말하며 카운터 쪽을 가리키자 모리야마와 눈이 마주친 쿠미코 씨가 생긋 웃어보였다. 깜짝 놀란 모리야마는 벌떡 일어나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하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오빠도 앉아. 그거 가지고 올 테니까. 어차피 줄 거면 지금 주는 게 좋잖아? 그 말에 이즈키는 고개를 끄덕이고 모리야마의 옆에 앉았지만 모리야마가 자신을 보는 걸 알아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사정을 알 리 없는 카사마츠와 코보리는 그런 둘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 이즈키 군…. ”

 

모리야마가 부르자 이즈키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한동안 연락 안 해서 죄송해요. 눈에는 눈물도 맺혀 있지 않았고, 목소리에는 물기도 묻어 있지 않았지만 모리야마는 이즈키가 울 것 같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아니, 뭐, 사정이 있다면 연락 안 할 수도 있고 그런 거지. 신경 쓰지 ㅁ…. ”

“ 오빠, 가져 왔어. ”

 

모리야마가 이즈키의 어깨를 감싸기 위해 손을 올리려는 순간 돌아온 마이가 들고 온 쟁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마이가 들고 온 건, 그렇게 많지도 적지도 않는 생크림 위에 Happy Birthday To You, Yoshitaka Moriyama & Happy Valentine Day!라고 적힌 케이크였다.

 

“ 이즈키 군, 이거…. ”

“ 사귀고 나서 처음 맞는 모리ㅇ…, 아니, 요시타카 씨 생일이라서 만들어 볼까 하고 계속 연습 했는데도 영 예쁘게 안 돼서…. ”

“ 혹시 그동안 연락 안 했던 게 이것 때문? ”

 

이즈키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걸 본 모리야마는 카사마츠와 코보리가 앉은 맞은편으로 건너가서 기념이라며 휴대전화로 케이크와 이즈키의 사진을 찍었다.

 

“ 다, 다시 한 번 제대로 말할 게요. 요시타카 씨, 생일 축하해요. ”

“ 응! 고마워, 슌! ”

 

 

 

 

 

 

 

 

 

2014년 2월 15일.

원래 계획대로라면 12일 저녁이나 13일에 올렸어야 했는데, 갑자기 감기가 걸려서…

(덕분에 급마무리(...))

 

이즈키 엄마 이름은 그냥 내가 마음대로 지은 것.

※ 이 글은 『배신자는 내 이름을 알고 있다』의 우스이 슈세이 생일 축하 글입니다.
※ 슈라는 (제가 생각한) 슈세이 ts입니다.
※ 늘 그렇지만 이번에도 여러 가지가 날조.
※ 슈세이, 생일 축하한다!!!!!! 깨어나기는 했니?!!!!!!




January (부제 : The Ring)




배신자는 내 이름을 알고 있다 렌죠 호츠마x우스이 슈라(우스이 슈세이 ts)




“ 어라? 호츠마, 뭐 하고 있어? ”

간식을 가지러 1층으로 내려오던 츠쿠모는 인터넷으로 뭔가를 검색하고 있던 호츠마를 발견하고 말을 걸었다. 아, 츠쿠모. 인터넷으로 뭐 좀 알아보려고. 대충 대답을 한 호츠마는 모니터를 보며 옆에 놓아둔 메모지에 뭔가를 적었다. 메모지 맨 위에는 그 밑에 있는 글씨보다 조금 더 크게 ‘선물(プレゼント)’이라고 적혀 있었다.

“ 선물? ”

누구에게 줄 선물일까 생각하던 츠쿠모는 곧 며칠 안 있으면 슈라의 생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 슈라? 호츠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슈라, 제대로 생일 축하받은 건 중학교 때 황혼관 와서잖아? 그것도 며칠 지나서. 그래서 이번에는 확실히 딱 맞춰서 축하해 주려고. 그러면서 호츠마는 다른 물건을 검색했다. 흐음. 츠쿠모는 그렇게 작은 소리를 내고는 호츠마가 적어 놓은 메모를 보았다. 전부 스타일이 좋은 슈라에게 어울릴 만한 옷과 액세서리들이었다. 딱 봐도 준비를 많이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뭐, 정작 본인은 생일을 그렇게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 슈라의 마음 속 소리를 들은 츠쿠모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힘내. 츠쿠모는 친구의 어깨를 한 번 톡 두드리며 그렇게 말하고는 주방으로 향했다.




“ 슈라. ”

책을 여러 권 옆에 두고 하나씩 읽던 슈라가 바로 앞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호츠마였다. 옷 사러 갈 건데 같이 가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잠시 호츠마를 바라보던 슈라는 곧 곁에 놓아둔 책을 집어 들고 일어섰다. 준비 하고 올게. 슈라가 2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던 호츠마는 방금 전까지 슈라가 앉았었던 쇼파에 앉았다.

“ 혹시 슈라 양 생일 선물 사러 가시는 건가요? ”
“ 그러고 보니 방학하기 전에 여자애들한테 생일 선물로 뭘 받았으면 좋겠냐고 물어보곤 하던데, 혹시 이것 때문이었냐? ”

옆에서 장기를 두고 있던 유키와 쿠로토가 호츠마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소리로 말하자 호츠마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으로 날짜 딱 맞춰서 축하해주는 건데 이왕이면 선물도 제대로 해주는 게 좋잖아. 호츠마도 작은 소리로 그렇게 대답했을 때 위에서 슈라와 토오코, 그리고 츠쿠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슈라 준비 다 한 것 같으니 나도 나갈 준비하고 와야겠다. 아, 너희, 방금 한 말은 슈라한테는 비밀이다? ”

그 말에 유키와 쿠로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테이블 위에 놓인 컵을 가만히 바라보던 슈라는 그 컵을 두 손으로 집어 들고는 작은 한숨을 쉬었다. 다른 때라면 그런 슈라를 보고 왜 그러냐고 할 호츠마는 옆에 없었다. 슈라를 카페에 데리고 온 호츠마는 그녀가 좋아하는 커피를 주문한 뒤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카페를 나섰다. 10분 전의 일이었다. 슈라는 다시 한 번 작게 한숨을 쉬고 조금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넘겼다.

“ 어이, 거기 혼자 앉아 있는 아가씨. 우리랑 놀지 않을래? ”

그 때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슈라가 고개를 돌리자 카페 바깥쪽에 불량스러워 보이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그 남자의 일행인 것 같은 남자 몇이 이쪽을 보며 히죽거리고 있었다. 누구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렇게 말한 슈라는 가방에 있는 휴대전화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려고 했지만 남자가 갑자기 팔을 잡는 바람에 휴대전화를 떨어트렸다. 거, 깐깐하게 굴지 말고 우리랑 놀자고. 그는 남자와 여자는 힘 차이가 난다는 걸 이용하여 슈라의 팔을 더욱 더 세게 잡아 당겼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흘긋흘긋 보기만 할 뿐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 슈라! ”

슈라가 고개를 돌리자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무릎에 손을 얹고 숨을 고르는 호츠마가 있었다. 슈라가 작게 호츠마, 라고 하자 남자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는지 얼른 슈라한테서 떨어졌다. 어느 정도 숨을 고른 호츠마는 단숨에 슈라의 옆으로 왔다. 그의 손에는 작은 종이 가방 하나가 들려 있었다. 호츠마는 그 종이 가방을 조심히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남자를 보았고, 슈라는 고개를 살짝 들어 종이 가방의 내용물을 보았다. 작은 반지 케이스였다.

“ 당신, 내 여자 친구한테 무슨 짓 한 거야? ”
“ 아, 아무 짓도 안 했어. 혼자 있는 것 같아서 그냥 말만 걸었을 뿐이지…. ”
“ 뭐? 그냥 말만 걸었다? 이런데도? ”

호츠마는 남자한테 잡혔던 슈라의 팔을 들어 올렸다. 남자가 힘을 줘서 잡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슈라의 하얀 팔은 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아. 그 자그마한 신음에 호츠마는 곧 자신이 잡은 부분이 남자가 잡았던 부분이라는 걸 깨닫고는 황급히 슈라의 팔을 내리고는 괜찮은지 물었다. 세게 잡지만 않으면 괜찮아. 팔을 문지르는 슈라의 말에 호츠마는 다시 한 번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호츠마의 시선에 겁을 먹은 건지 일행들과 함께 재빨리 그 자리를 떴다. 호츠마는 칫, 하고 혀를 찼다.

“ 근데 누가 네 여자 친구라고? ”
“ 너 말고 누가 있어? ”

아무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하는 호츠마를 보며 슈라는 한숨을 쉬었다. 또 그런 소리. 슈라는 그렇게 말하며 컵을 한 바퀴 돌리다가 문득 호츠마가 들고 온 종이 가방을 보았다. 슈라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던 호츠마는 그제야 자신이 뭐 하려고 했는지 깨달은 듯 종이 가방에서 반지 케이스를 꺼내 슈라에게 내밀었다. 예상하지도 못한 행동에 슈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호츠마와 반지 케이스를 번갈아 보았다.

“ 나한테? ”
“ 네 생일 선물인데 이걸 누구한테 줘? ”
“ …고마워. ”

반지 케이스 안에는 커플링인 듯 심플한 실버 링 두 개가 들어 있었다. 당연히 반지 하나만 들어 있을 거라 생각한 슈라가 다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보자 호츠마는 똑바로 서서 슈라를 마주 보았다. 아까 여자 친구라고 했던 게 이런 의미. 진심이야. 호츠마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진심이라는 걸 알아챈 슈라는 반지 하나를 꺼내 환하게 웃으면서 그에게 건네었다.









2014년 1월 4일.
슈세이 8ㅁ8 생일 축하한다 8ㅁ8 

※ 아카시 세이쥬로 생일 축하 글
※ n년 후 설정 + 여러 가지 날조
※ 짧습니다.




DECEMBER (부제 : 생일 선물)




쿠로코의 농구 아카시 세이쥬로x후리하타 코우키




" 후리하타 군. "

쇼파에 앉아 노트북으로 장부 정리 작업을 하던 후리하타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언제 온 것인지 고등학교 동창이자 서점 단골 손님인 쿠로코가 새로 들어온 책 중 몇 권을 들고 자신의 앞에 서 있었다. 후리하타는 노트북을 옆에 두고 웃으면서 일어섰다.

" 쿠로코, 어서 와. "
" 안녕하세요. "
" 잠깐만 기다려. 인스턴트 커피라도 가지고 올게. "

그 말을 하고 후리하타는 간이 주방으로 향했고, 고개를 끄덕인 쿠로코는 방금 전까지 후리하타가 앉았던 쇼파 옆에 앉아 그가 만졌던 노트북의 바탕화면을 보았다. 표시된 날짜와 시간은 12월 20일 오후 4시 12분이었다. 이어서 쿠로코는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메일 하나를 보았다. 누군가가 일본에 돌아온다는 메일이었는데 그 메일에 있는 날짜와 시간은 12월 20일 오후 7시였다. 그 때, 간이 주방에서 돌아온 후리하타가 쿠로코에게 머그잔을 하나 내밀었다.

" 고맙습니다. 근데 후리하타 군. "

조금 더 빨리 식히기 위해 컵 위에 차가운 입김을 한 번 불어넣은 쿠로코가 쇼파에 앉아 다시 노트북으로 작업을 시작하려는 후리하타를 불렀고, 후리하타는 오른쪽으로 컵을 입으로 가져가며 왜 그러냐는 듯 쿠로코를 보았다.

" 아카시 군한테 줄 생일 선물은 준비해두셨습니까? "
" 생일 선물? 주려고 해도 만날 수 있어야 주지. 그래서 아예 준비 안 했어. "
" 그러면 올해 아카시 군 생일 선물은 후리하타 군 자체가 되겠군요. "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후리하타에게 쿠로코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여주었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아까 쿠로코가 보던 메일이 있었다. 발신인은 赤司君(아카시 군). 그 메일은 아카시가 직접 쿠로코를 포함한 친구들 몇몇에게 보낸 것이었다. 하지만 후리하타는 메일을 받지 못한 것인지 메일을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아카시? "
" 아무래도 후리하타 군 몰래 일본에 돌아와서 깜짝 놀래주려고 한 것 같네요. 놀란 후리하타 군을 보는 게 올해 자기의 생일 선물이라고 할 셈으로. "
" …쿠로코. "
" 갔다 오세요. 제가 가게 보는 게 한두 번도 아니니. "

후리하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쇼파 옆에 놓아두었던 외투를 집어들고 카운터 위에 올려둔 휴대전화도 챙겨 급히 밖으로 나갔다. 손을 흔들며 배웅하던 쿠로코는 후리하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한숨을 포옥 쉬었다.

" 사귄 지 몇 년이 되는데 언제까지 우리가 이렇게 밀어줘야 하는 건지…. "









2013년 12월 12일.

난 분명 적강을 쓰려고 했는데 왜 기승전흑이지?(...)

※ 테이코 배경
※ 문득 생각난 거라 짧습니다.




붕어빵(たい焼き)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아오미넷치, 붕어빵 가게가 새로 생겼네요. "

하교길, 키세의 말에 그가 가리킨 쪽을 본 아오미네는 작은 탄성을 질렀다. 방과 후 연습을 끝낸 뒤 키세가 평소와는 다른 길로 해서 돌아가고 싶다고 해서 둘은 평소 잘 다니지 않았던 학교 뒷길을 지나는 길이었다. 그 길은 다니지 않았던 동안에 모습이 조금 바뀌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키세가 가리킨 조그만 붕어빵 가게였다. 예전 그 자리에는 오래된 선술집이 있었다.

" 붕어빵 보니 먹고 싶어졌는데 몇 개 사 갈까. 아오미넷치는 뭐 먹을래요? "

키세는 그렇게 말하며 가게 쪽으로 가 진열대를 보았다. 많이 알려진 맛 말고 처음 보는 맛들도 많았다. 키세의 뒤를 따라 가게 앞으로 간 아오미네도 진열대를 보다가 곧 고개를 들었다.

" 데리타마버그 다섯 개랑… 단팥 다섯 개요. "
" 아오미넷치?! "

주문에 가게 주인은 금방 한 따끈따끈한 것들을 부스러지지 않게 집게로 조심스럽게 집어서 종이 봉투에 넣어 아오미네에게 건넸고, 봉투를 받은 아오미네는 바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주인에게 주고 잔돈을 받았다.

" 안녕히 계세요. "
" 아오미넷치, 같이 가요! 아, 안녕히 계세요! "

빠른 걸음으로 자신을 따라잡은 키세에게 아오미네는 봉투 안에서 꺼낸 붕어빵 하나를 건넸다. 숨을 몰아쉬면서도 키세는 그걸 받아 한 입 베어 물었다.

" 단팥이네요. "
" 너 그거 좋아하잖냐. "
" …Thank you. "

키세는 그렇게 말하며 붕어빵을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2012년 11월 12일.

어제(11일) 점심에 붕어빵 사 와서 먹다가 문득 떠오른 내용.
그나저나 청황을 참 간만에 쓰는 것 같은데...아닌가?( '')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375458263879282688
※ 키세 누나들 이름은 멋대로 지은 것
※ 생각 나는 대로 & 손 가는 대로 쓴 거라 허접 of the 허접




남매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료타? "

아오미네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거리를 걷고 있던 키세는 맞은 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비슷한 분위기의 여자 둘이 자신을 보고 손을 흔들고 있었다.

" 역시 료 군이네. "
" 윽, 스즈 누나, 레이 누나. "
" 료 군? "
" 잘못했습니다, 레이카(冷華) 누님, 스즈네(凉音) 누님. 두 누님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

그들 중 한 명이 생긋 웃자 키세는 바로 허리를 넙죽 굽히고는 그들에게 다가갔고, 남겨진 아오미네는 그런 키세를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다.

" 근데 누나들이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로? 지금 한창 일할 때 아니야? "
" 오늘 좀 일찍 끝나서. "
" 근데 료타, 저 사람은…. "

스즈네가 뒤에 서 있는 아오미네를 보고는 키세에게 물었다. 키세는 그 물음에 그저 뺨만 긁적였고,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짧게 쉰 아오미네는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 처음 뵙겠습니다. 아오미네 다이키라고 합니다. "
" 아오미네라면…. "
" 료타 남자친구?! "
" 스즈 누나, 소리가 커. "

키세가 작은 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스즈네는 황급히 자신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그 사이에 어디론가 전화를 하던 레이카가 휴대전화를 가방에 집어넣었다.

" 조금만 더 가면 내 친구가 하는 카페가 있으니 거기 가자. 아직 오픈하기 전이지만 여러 가지 준비할 게 있어서 빨리 나왔다고 하니까. "




" 다시 한 번 제대로 자기 소개할게. 난 료 군 큰누나인 키세 레이카. 레이카라고 불러도 돼. "
" 난 작은누나인 키세 스즈네. 나도 언니처럼 이름으로 블러 줘. 스즈라고 불러주면 더 좋고. "

커피와 음료가 테이블에 놓이자 레이카와 스즈네는 각자 명함을 한 장씩 꺼내 아오미네에게 내밀었다. 아오미네 옆에 앉은 키세는 누나들의 그런 모습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인지 발로 바닥을 탁탁 치고 있었다.

" 왜 그래? "
" 누나들이 먼저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하는 경우에는 꼭 안 좋은 일이 생기거든요. "
" 아오미네 군. "
" 네? "

아오미네가 다시 맞은 편을 보자 스즈네는 앞으로 몸을 내밀었다.

" 아오미네 군, 다시 보니까 내 취향인데? "
" 내 취향이기도 하고. "

둘의 말에 아오미네는 눈을 동그랗게 떴고, 키세는 올 게 왔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였다. 둘은 계속 아오미네에게 말을 걸었다. 농구를 그렇게 잘 한다던데 언제 한 번 보여달라느니, 나중에 셋이서 영화 보러 가자 등등. 바로 그 때였다, 키세가 테이블을 탁 친 건.

" 키세? "

아오미네는 놀라 키세를 바라보았지만, 레이카와 스즈네는 그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슬쩍 웃었다.

" 아오미넷치는 내 남자라고! "
" 그런 말 할 줄 알았어. "

아무렇지도 않은 스즈네의 반응에 키세는 누나들을 바라보았다. 둘은 그냥 커피만 마실 뿐이었다.

" 설마 우리가 진짜 아오미네 군한테 접근한다고 생각한 거야? "
" 어? "
" 걱정하지 마. 엄마아빠는 모르지만 우리한테도 남자친구가 있으니. 아, 그래도 아오미네 군이 취향이라는 건 사실이야. "









2013년 9월 6일.
제목은 여전히 의미불명.

※ 쿠로코의 농구 카가미 타이가 & 아오미네 다이키 생일 축하 글
※ 하지만 청황 메인( '')
※ 청황 말고도 화흑, 적강, 고녹, 자빙, 홍재, 알렉스, 모모이도 등장합니다.
※ 이 글에는 나오지 않지만 엽궁도 그 근처로 놀러왔다는 설정입니다.
※ 늘 그랬듯 캐붕




August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카가미 타이가x쿠로코 테츠야 & 아카시 세이쥬로x후리하타 코우키 & 타카오 카즈나리x미도리마 신타로 & 무라사키바라 아츠시x히무로 타츠야 & 니지무라 슈조x하이자키 쇼고




" 어? 다이 쨩도 어느새 자네? "

한창 쿠로코와 바깥 풍경을 찍다가 문득 뒷자리를 본 모모이의 말에 쿠로코도 뒷좌석을 보았다. 아오미네는 왼손으로는 자신의 어깨에 기댄 키세의 머리를 지탱하고 오른손으로는 키세의 왼손을 잡고 있었다.




" 키 쨩이 버스에 타자마자 자는 일도 다 있네. "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쿠로코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모모이가 아오미네와 키세가 앉은 뒷자리를 보았다. 키세는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자마자 아오미네에게 기대 자기 시작했다. 아오미네는 혹여나 키세가 불편할까 왼쪽 팔을 키세의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

" 이 녀석, 요 며칠 더위 먹어서 먹는 것도 잘 못 먹더라고. 그리고 오늘 새벽까지 촬영하기도 했고. "

아오미네는 그렇게 말하며 내려온 키세의 앞머리를 넘겨주었다.




" 아오미네 군도 피곤한 것 같았으니까요. 그나저나 모모이 씨…. "

쿠로코는 뒤돌아 앉은 모모이를 불러 뭔가 보여주었고, 모모이는 기뻐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한편, 반대편에 앉은 카가미는 뚱한 표정으로 창 밖만 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창에 비치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 타이가, 그렇게 sweetheart가 신경 쓰여? 그러면 모모이 쨩한테 말해서 자리 바꿔 달라고 해? 어차피 나도 모모이 쨩하고 여자들끼리의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모모이 쨩! "

알렉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짓까지 하며 모모이를 부르자 쿠로코와 얘기를 하고 있던 모모이가 고개를 들어 이 쪽을 보았다.

" 알렉스, 안 불러도 돼! 그러니까 빨리 앉아 ! "
" 카가밍. 왜 그래? "
" 아, 아무 것도 아니야. "

할 수 없잖아. 나도 떨어져 앉는 건 불만이지만 쿠로코가 먼저 모모이나 다른 녀석들하고 앉겠다고 한 거니까. 알렉스를 얼른 자리에 앉힌 카가미는 작게 중얼거렸다.

" 이제 보니 타이가도 은근히 속이 좁네. "

카가미 바로 뒷자리에 앉은 히무로가 작은 소리로 한 그 말을 들은 것인지 작게 웃었다. 그 말에 카가미는 몸을 획하니 돌려 히무로와 무라사키바라에게 작은 소리로 쿠로코에게는 절대 알리지 말라고 하였다. 그에 무라사키바라는 고개를 획 돌렸다.

" 무라사키바라…. "
" Don't worry, Taiga. 아츠시가 저래 뵈도 남이 부탁하는 건 잘 들어주니까. "
" 무, 무로칭? "




" 뒤쪽은 시끄럽네. "

중간 복도 쪽에 앉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타카오가 손가락으로 박자를 맞추며 중얼거렸고, 미도리마는 그 소리에 읽고 있던 책을 덮어 가방 안에 넣고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 신 쨩? "
" 시끄러워서 도저히 책을 읽을 수가 없다는 거다. 도착하면 깨워라, 타카오. "
" OK. "




버스는 짧지 않은 시간을 달려 어느 숲길에 들어섰다. 조금만 더 가면 우리 별장이야. 이제 곧 바다도 보일 건데. 아카시의 그 말에 바로 옆에 있던 후리하타는 충문에 바싹 붙었다. 차가 조금 더 가니 숲이 걷히며 푸른 바다와 백사장이 나왔다. 후리하타는 그 광경을 보며 탄성을 멈추지 않았다.

" 어이, 슬슬 내릴 준비해라. 곧 도착할 것 같으니까. "

바닥에 놓아둔 조그만 가방을 집어드는 니지무라의 말에 버스 안은 조금씩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미도리마는 이미 깬 지 오래라 버스 안에서 자고 있는 사람은 키세 뿐이었다. 키세가 한 번도 깨지 않고 자는 걸 이상하게 여긴 아오미네는 오른손을 키세의 이마에 가져갔다. 평소보다 조금 뜨거웠다.

" 키세? "

그 목소리는 조금 컸기에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아오미네와 키세에게로 쏠렸다. 아오미네는 키세의 몸을 작게 흔들고 있었다. 아카시와 니지무라가 그 쪽으로 향했다.

" 다이키, 료타가 왜? "
" 이 녀석, 열 있는데. "
" 열? "
" 역시나. "

뭔가 안다는 듯한 아카시의 말에 아오미네는 아카시를 보았다. 나도 그리 자세히 아는 건 아닌데. 아카시는 말을 이었다.

" 요 며칠 동안 료타가 찍은 잡지 화보 테마가 '물에 젖은 남자'라고 하더라고. 근데 료타가 기운이 없어서 사진이 별로 안 좋게 나와서 감독이 계속 다시 촬영했다고 하더라고. "
" 자세히는 모른다더니 자세히 알고 있네, 아카시. 도대체 그런 정보들은 어디서 얻는 거냐? "
" 뭐, 이런 저런 곳에서 얻어 듣는다고 할까요? 아무튼 료타는 못 일어날 것 같으니 다이키 네가 부축하고. "

아오미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키세의 한 쪽 팔을 자신의 어깨에 둘렀다. 아카시가 말을 더 잇기도 전에 옆에 있던 카가미가 키세와 아오미네의 가방을 들었다.




" 으음…. "

몸을 뒤척이던 키세는 그대로 눈을 떠 고개를 약간 옆으로 돌렸다. 보이는 건 창 밖의 풍경. 전혀 모르는 풍경이라 놀란 키세는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피다 침대 옆을 보았다. 아오미네가 키세를 지키기라도 하는 듯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 아오미넷치가 여기 있다는 말은 여기, 아카싯치네 별장인가? "

그 작은 소리에 깬 것인지 아오미네가 기지개를 하며 하품을 하고는 키세의 이마를 만졌다. 열은 어느 정도 내려가 있었다.

" 너 말이지…. "
" 미안해요. "

키세는 슬쩍 웃으며 머리를 살짝 긁었다. 이번 여행, 다들 기대하고 있던 거잖아요. 나도 그렇고, 아오미넷치도 그렇고. 키세의 그 말에 아오미네는 한숨을 한 번 쉬더니 키세의 이마에 콩, 소리가 나게 이마를 갖다 대었다.

" 모두한테 얘기해 놓았으니까 오늘은 푹 쉬고 내일부터 즐기자. 응? "

키세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2013년 8월 26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카가미하고 아오미네 생일 기념으로 8월 안에 뭐 하나 써 볼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워낙 더워서 질질 끌다가 ㅋㅋㅋㅋㅋ 아오미네 생일에는 맞추게 됐네 ㅋㅋㅋㅋㅋㅋ

내용은 언제나 그랬듯 의미불명.
아마 쓸 의욕이 나면 각 커플 사이드로 써 볼 듯? '∀' (확실한 건 아님)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369485172816609282
※ 커플링은 소삼/코모리라고 했지만 실상은 코보리 → 모리야마
※ 짧고 허접
※ ^0^;;;;;;;;;;;;;;;;;;;;;;;;;;;;;;;;;;;;;;;;;;;;




수년 간의 짝사랑




쿠로코의 농구 코보리 코지x모리야마 요시타카




" 코보리…. "

힘없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코보리는 읽고 있던 책을 덮고 현관문 쪽을 바라보았다. 신발을 벗은 모리야마가 술에 취했는지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침대 쪽으로 와 그대로 침대 위에 털썩 쓰러졌다. 코보리는 책을 자신의 침대 위에 올려 놓고 모리야마를 똑바로 눕히고는 그 침대 옆에 다시 앉아 한숨을 쉬었다.

" 내 운명은 언제쯤…. "

금방 잠이 든 모리야마의 잠꼬대만이 집안을 가득 메웠다.




" 머리 아파…. 코보리…, 물 좀…. "

점심 즈음 눈을 뜬 모리야마가 작은 소리로 코보리를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모리야마는 눈을 가늘게 뜨고 코보리의 모습을 찾았지만 집안에는 자신만이 있었다.

" 어디 잠깐 나갔나…. "

힘들게 몸을 일으킨 모리야마는 문득 침대 옆에 있는 테이블을 보았다. 거기에는 작은 메모지가 하나 놓여 있었다. 얼핏 봐도 그건 코보리의 글씨였다.

「며칠 어디 좀 갔다 올게. 아마 전화해도 못 받을 거야」

그 메모지를 가만히 바라보던 모리야마는 곧 그 옆에 놓인 휴대전화를 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 코보리? 아니, 여긴 안 왔는데. "

카사마츠는 통화를 하며 슬쩍 앞에 앉은 코보리를 보았다. 코보리는 술이 가득 찬 잔을 들고는 카사마츠를 보았다. 그 눈빛이 뭘 말하는지 알 것 같은 카사마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 어, 알겠어. 코보리가 여기로 오거나 연락 오면 알려줄게. "

통화를 끝내고 휴대전화를 테이블 위에 놓은 카사마츠는 한숨을 내쉰 뒤 코보리를 다시 보았다. 코보리는 웃고 있었다.

" 카사마츠, 몇 년씩이나 계속되는 짝사랑은 참 힘들다. 알고 있어? "









2013년 8월 23일.
할 말 없음 ^0^; 

※ 국민투표 청황 1위 기념 글
※ ...은 아니고 그냥 생각난 내용인데 어쩌다보니 청황이...^0^
※ 예전에 썼던 글에 종종 나왔던 청황네 아이들 '블루'와 '옐로우' 시점
※ 급하게 쓰느라 여전히 짧고 허접 ^0^;




행복한 우리 집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블루! 옐로우! "

익숙한 목소리에 우리 둘은 고개를 그 쪽으로 돌렸다. 누군가가 손을 흔들며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의 아빠들이었다. 언제나 보는 그들이지만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들에게도 달려갔다. 우리가 단숨에 자신들이 있는 곳까지 가자 그들은 우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 둘 다 더 빨라졌네. "
" 매일 아오미넷치하고 같이 달려서 그런 거 아니예요? "
" 난 적당한 속도로 달리는데. "

그건요, 다리가 불편한 아빠를 위한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전달할 방법이 없어서 난 그의 왼쪽 무릎을 내 얼굴로 툭 쳤다. 눈을 동그랗게 뜬 그들은 곧 내 행동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린 것인지 서로를 보며 작게 웃었다.

" 애들이 내 다리 신경 써 준 모양이네요. 똑똑하네, 우리 아들들. "
" 착하네. "

그들은 우리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쓰다듬으며 또 마주 보고 웃었다. 그건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2013년 8월 21일.
트위터에는 달달을 쓰고 싶다고 했는데 이게 달달…인가? ^0^; 

※ 문득 생각난 내용 + 손 가는 대로 쓴 글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366453266948698113 &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366453687377342464 & http://blog.naver.com/anhyunhwi/50177273324
※ 청황이라고 표기는 했지만 청황이라고 보기엔 좀 애매할 지도?




TIME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땅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고 있던 키세는 왠지 모를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고는 눈을 몇 번 깜박였다. 주변의 풍경이 조금 전에 봤던 것과는 조금 달라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라? 이 가게는 내가 중학교 들어갈 때 없어졌었는데… 이상하네」

주변을 둘러보며 그렇게 중얼거리던 키세는 옆을 지나가던 사람에게 오늘이 몇년 몇월 며칠인지 물었다. 딸로 보이는 아이의 손을 잡고 있던 그 사람은 키세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곧 오늘의 날짜를 알려주었다.

「19**년 8월 11일인데 왜 그러시는지?」
「아, 그랬었죠. 제가 요즘 더위 때문에 깜박깜박해서요」

그 사람의 대답을 듣고 멍하니 있던 키세는 곧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골목으로 가 가방에 넣어두었던 휴대전화를 꺼내 날짜를 확인하였다. 2013년 8월 11일. 키세가 기억하고 있는 오늘의 날짜였다. 키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진짜냐?」




「어떻게 해야 돌아갈 수 있으려나. 내일 촬영 있는데」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머리를 벅벅 긁은 키세는 곧 목적지를 정했다는 듯 부스를 나와 걷기 시작했다. 키세는 가방 안에 넣어둔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았다. 목이 말랐지만 음료수를 살 수도 없었다. 좋아하는 음료수가 없을 뿐더러 현재 연호가 있는 동전을 꺼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이 쪽으로 가면…」

조금 더 걸은 키세의 눈에 나무로 둘러쌓인 공원이 나왔다. 목적지가 거기였는지 키세는 조금 환한 미소를 짓고 입구로 향했다. 그 때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탕, 탕, 하며 공 튕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낮부터 누가 농구하나?」

그 소리가 농구공 소리라는 걸 금방 알아챈 키세는 누굴까하는 궁금증에 공원 안 코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더운데도 불구하고 코트 안에서 공을 튕기고 있던 사람은 바로 꼬마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팔짱을 끼고 그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키세는 그 꼬마의 얼굴이 보이자 눈을 크게 떴다.

「아오미넷치?」

그 꼬마는 아오미네였다. 동생 아니면 형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오미네는 외동이었다. 마침 공이 키세 쪽으로 굴러왔다. 키세가 공을 집어들자 꼬마 아오미네가 다가왔다. 키세는 공을 내밀었다.

「여기. 근데 그렇게 뛰어다니면 안 더워? 난 조금 걷기만 해도 더운데」

꼬마 아오미네는 씨익 웃었다. 키세가 중학교 때 자주 본 그 미소였다.

「괜찮아, 이 정도는. 어제는 더 더웠는데도 했거든」
「농구 좋아하나 봐?」
「응. 그러는 형은?」

키세는 슬쩍 웃으면서 꼬마 아오미네한테서 공을 다시 뺏어들었다.

「나도 농구 좋아해. 나랑 1on1 할래?」




「굉장해!」

다시 한 번 슛을 성공한 뒤 숨을 몰아쉬는 키세와 바닥에 튕기는 공을 꼬마 아오미네는 번갈아 바라보았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어른들과도 같이 어울려 경기를 했지만, 키세처럼 플레이하는 사람은 없었던 모양이었다. 키세는 그 말에 꼬마 아오미네를 바라보았다. 내가 굉장하다고? 방금 그건 당신이 주로 썼던 방법인데?

「형, 형. 어떻게 하면 형처럼 농구 더 잘할 수 있어?」
「나처럼?」

꼬마 아오미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키세는 꼬마 아오미네를 가만히 보다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건 조금 씁쓸한 미소였다.

「몇 년만 지나면 넌 나보다 훨씬 더 잘하게 될 거야」
「형보다 더?」

키세가 고개를 끄덕이자 꼬마 아오미네는 그 자리에서 폴짝 뛰어 올랐다. 농구를 지금보다 더 잘 하게 될 거라는 말이 기뻤던 모양이었다. 그러다가 곧 공원에 있는 큰 시계를 본 꼬마 아오미네는 슬슬 집에 가야겠다며 바닥에 있는 공을 집어 들었다.

「그럼 형, 안녕!」
「그래, 나중에 또 볼 수 있으면 보자」




꼬마 아오미네의 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걸 확인한 키세는 양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하고는 코트 옆 벤치에 올려둔 윗옷과 가방을 집어 들었다.

「어렸을 때는 아오미넷치도 귀여웠네요. 근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려나?」

그렇게 중얼거리고 일단 공원을 나설 생각으로 출구 쪽으로 향하던 키세는 잠깐 멈춰 서서 손수건으로 땀을 닦다 우연히 하늘을 보았다. 태양이 눈에 들어왔다. 키세는 눈이 부셔 한 쪽 팔을 들었다.

「역시 어려도 아오미넷치는 아오미넷치네요. 아, 지금의 아오미넷치도 보고 싶다」

사람들이 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린 키세는 다시 출구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덥다, 더워. 그렇게 말하며 출구를 빠져나온 키세는 다시 한 번 눈을 몇 번 깜박였다. 주변 풍경이 다시 익숙한 풍경으로 돌아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2013년 8월 13일.

이거, 청황이라고 해도 되겠…지? '∀'
참고로 초반에 나온 부녀는 아이다 부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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