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쿠로코의 농구 기적의 세대




" 아카시 군! 테츠 군! 미도링! 뭇 군! 키 쨩! 다이 쨩! "

자신의 외침에 연습을 하고 있던 남자부원 여섯 명이 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모모이는 들고 있던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 뭐, 뭡니까, 모못치? "
" 내 친구 중에 신문부인 애가 있는데, 걔가 이번 기사에 쓸 사진 좀 찍어달라고 부탁을 해서. "
" 기사? 이상한 내용은 아니겠지? "
" 설마. 여기 초고 있으니까 아카시 군이 직접 확인해 봐. 여기서 그렇게 바뀌지는 않을 거라고 했으니까. "

모모이는 아카시에게 A4 용지 몇 장을 건넸고, 아카시는 미도리마를 불러 그 A4 용지에 적힌 내용을 같이 보았다.

" 이상한 내용은 아닌 것 같군. "

아카시는 모모이한테 그 용지를 돌려주며 그렇게 말했고, 그에 미도리마도 고개를 끄덕였다.

" 근데 '기적의 세대에 대하여'라니? 기적의 세대가 뭡니까? "

미도리마의 뒤에서 타이틀만 본 것인지 키세가 아카시와 미도리마를 보며 물었다. 그에 모모이는 손을 마주치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키세에게 보여주었다. 그 휴대전화 화면에는 어떤 웹페이지가 열려 있었다.

" '테이코 중학교 농구부 1군을 응원하는 스레'? 이게 뭡니까, 모못치? "
" 나중에 URL 전송해 줄 테니까 천천히 읽어 봐. 그나저나 아카시 군, OK라는 걸로 해도 되지? "

아카시가 고개를 끄덕이자 모모이는 일단 단체사진부터 찍자며 다시 한 번 카메라를 꺼냈다.

" 쿠로코, 앞으로. "
" 네, 아카시 군. "
" 그럼 난 쿠로콧치 옆에. 쿠로콧치, 브이! 브이! "
" 키세! 니가 왜 테츠 옆이야?! 테츠 옆자리는 당연히 파트너인 내 자리지. "
" 아오미네 군. 답답합니다. "









2013년 2월 18일 오후 3시에 완성한 글.
이글루스나 티스토리에는 바로 올라가지만 네이버 블로그에는 어떤 사정상 나중에 올라감.

참고로 이 사진(↓)을 보고 난 후 떠오른 망상인데 완전 용두사미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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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ntine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카가미 타이가x쿠로코 테츠야 / 마기 쥬다르x연백룡




" 진짜 아오미넷치한테는 비밀입니다? "

키세는 마스크를 살짝 들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쿠로코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 안 그러면 제가 키세 군을 도와줄 리가 없잖습니까? "
" 그것도 그렇네요. 근데 카가밋치는 왜 저기 가 있는 건가요? "

키세는 발렌타인 특설 코너에 있는 자신들과는 달리 저 멀리 야채 코너에 있는 카가미를 가리켰다. 멀리 떨어져 있긴 했지만 큰 키와 붉은 머리색 때문에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 아, 카가미 군이 과자 만드는 것 도와주는 김에 저녁도 만들어준다고 해서 아마 그 재료를 사는 것 같네요. "
" 카가밋치의 요리? 나도 먹어도 되나요? "
" 물론입니다. 그러려고 여기까지 온 거니까. "
" YES! 안 그래도 쿠로콧치가 그렇게 자랑하는 카가밋치의 요리, 한 번 먹고 싶었는데! "
" 키세 군. 소리가 큽니다. "

쿠로코의 그 말에 키세는 급히 손으로 입을 막았고 쿠로코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 아, 카가미 군한테서 메일이 왔네요. 이 안에서 합류하는 건 무리일 것 같으니 나가서 만나자고 하네요. "
" 그것도 그렇네요. 그러면 살 건 다 샀으니 나갈까요? "




" 쿠로콧치, 여기. "
" 고맙습니다, 키세 군. "

쿠로코는 키세가 내민 종이컵을 받아 들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 그나저나 쿠로콧치는 꽤 많이 샀네요. "
" 카가미 군이 많이 먹으니까요. 하나로는 모자랄 것 같아서. "
" 아. "

키세는 언젠가 봤던 카가미의 먹는 양을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 어, 료타잖아? "
" 어? "

키세는 누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 쪽으로 돌아보고는 곧 반가운 얼굴을 하고는 자신을 부른 그에게로 다가갔다.

" 쥬다르! "
" 한 달 만인가? 여전히 넌 반짝이네. "
" 넌 여전히 시커멓고. "
" 쥬다르 씨, 이 분하고 아는 사이십니까? "

쥬다르의 옆에 있던 오드아이의 소년이 쥬다르에게 물었고, 키세는 그제야 그 소년을 보았다.

" 아, 이 쪽은 My sweet prince 연백룡. 백룡, 이 쪽은 내 사촌인 키세 료타. "
" My sweet prince? "
" 뭐, 쉽게 말하면 '연인'이라는 소리지. "
" 쥬, 쥬다르 씨이?! "
" 연인? 너한테 연인? "

쥬다르의 말에 백룡이라는 그 소년의 얼굴은 벌개졌고, 키세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을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전에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쥬다르는 '연인? 귀찮게 그런 걸 왜 만들어?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으면 그냥 하루 정도 같이 놀면 되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키세 군, 아는 사람이라도 만났습니까? 백룡 군? "
" 누구신지… 아, 혹시 테츠야 군? "
" 뭐야, 너희도 아는 사이야? "
" 그렇습니까, 쿠로콧치? "

쥬다르와 키세가 각각 백룡과 쿠로코에게 묻자 둘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 아버지 쪽 먼 친척입니다, 백룡 군은. 일본에 왔다는 소식은 전해 들었는데 이런 데서 다 만나네요. "
" 어머니 쪽 먼 친척입니다, 테츠야 군은. 그러게 말입니다. 안 그래도 연락하려고 했었는데 잘 됐네요. "
" 어이! 쿠로코! 키세! "

쿠로코와 백룡이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하려 할 때 저멀리서 카가미가 쿠로코의 키세를 부르며 다가오고 있었다. 꽤 서두르는 것으로 보아 뭔가 문제가 일어난 모양이었다.

" 방금 아오미네한테서 메일 왔는… 이 두 사람은 누구야? 아는 사람? "
" 아, 여기 이 사람은 내 친척이고, 이 사람은 쿠로콧치 친척이라네요. 근데 아오미넷치가 왜요? "

키세의 말에 카가미는 그제야 자신이 왜 서둘러 두 사람을 찾았는지 깨닫고는 숨을 골랐다.

" 쿠로코하고 네가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간다고 했더니 자기도 우리 집에 온다더라. "
" 네에?! "
" 아오미네라면 네 연인? "

키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오늘 카가밋치네 집에서 과자랑 초콜렛 만들기로 했는데….'라고 중얼거렸다.

" 아직 발렌타인은 며칠 남았으니 그건 그 때 가서 만들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카가미 군 집에서 다들 묶도록 하죠. 백룡 군하고 쥬다르 씨도 어떻습니까? "









난 뭘 쓰려고 했을까…






Valentine




" 뭐고, 이 손은? "

윤이는 자신을 향해 손을 내미는 선우에게 물었다. 윤이와 선우는 각자의 집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이었다. 윤이네 집 맞은 편이 선우네 집. 둘의 집은 일 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 뭐긴 뭐고, 초콜렛 달라카는 거지. "
" 내가 왜 니한테 초콜렛을 주노? "
" 내일이 발렌타인 아이가. "
" 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서 발렌타인은 여자가 남자한테 주는 날로 알고 있는데. "
" 그러니까 니가 내한테 줘야지. "
" 내도 남자다, 임마! "

윤이는 주먹으로 선우의 배를 한 번 때린 뒤 현관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배를 감싸쥔 선우도 나중에 보자고 하고는 현관 문고리를 잡았다.




" 다녀왔습니다! "
" 어, 이제 오나? "

안으로 들어온 윤이를 맞이한 건 윤이의 형인 준이와 동생인 유였다. 둘은 쇼파에 앉아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 뭐 먹노? "
" 아, 이거? 배가 고프길래 뭐 먹을 것 없나하고 냉장고 뒤졌는데 냉동실에 있더라. 유도 배고프다길래 같이 먹고 있었다. 니도 먹을래? "
" 뭔데? 뭔데? 안 그래도 배 고팠는…. "

진짜 배가 고팠던 건지 배를 쓱쓱 쓰다듬으며 형과 동생 쪽으로 다가간 윤이는 둘이 먹는 것을 보자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 서 윤, 니 와 그라노? "
" 서 준…, 서 유…. 느그 지금 뭐 먹고 있노? "
" 초콜렛. "
" 서 준. 이거 니가 꺼냈다 캤제? 혹시 냉동실 제일 윗 칸 검은색 봉지 아이더나? "

준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윤이는 남은 초콜렛을 집어들었다.

" 야! 서 윤! "
" 누가 남의 초콜렛 함부로 먹으라 캤노! "
" 그거 형 거였나? 같이 먹자고 하길래 큰형이 가지고 온 건 줄 알고 먹었는데…. "

다른 식구들이 가지고 온 음식은 허락 맡기 전에는 절대로 먹지 않는 유가 준이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 야, 니가 가지고 온 건 줄 알았으면 안 먹었지. 근데 갑자기 웬 초콜렛을 다 사 놨노? "
" 알 거 없다! 그나저나 우얄끼고, 이거?!
" 돈으로 주면 될 거 아이가! 얼만데! "
" 오 만원이다, 내 놔라. "
" 오, 오 만원? "
" 얼른. "

준이는 할 수 없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윤이에게 주었고, 돈을 받은 윤이는 방으로 들어갔다.

" 근데 저 초콜렛, 아무리 봐도 선우 줄라고 산 것 안 같나? "
" 큰형도 그렇게 느꼈나? "
" 이제 그만 튕기고 바로바로 주면 될 낀데…. "









난 분명 대구에서 살고 있는데 왜 사투리 쓰는 게 어색할까?






하루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예? 유우키를 모델로요? "

촬영 스케쥴 확인차 소속사 사무실에 온 키세는 고등학교 선배이자 지금의 매니져인 카사마츠한테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 촬영은 키세의 아들인 유우키(祐希)와 함께 할 거라는 얘기였다.

" 그 잡지사에서 이번에 싣는 화보 테마 중 하나가 '아빠와 아들의 하루'라고 연락 왔더라고. 이왕이면 실제 부자(父子)로 했으면 좋겠다고. "
" 그래서 접니까, 선배? "
" 우리 소속사에 있는 모델 중 아들 있는 건 너 밖에 없잖아, 이 자식아! "

카사마츠는 키세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 … 그래서 다음 촬영은 유우키랑 같이 하게 됐어요. "

키세는 도마에 올려놓은 야채를 칼로 톡톡 썰면서 밝은 목소리로 카사마츠와의 대화를 늘어놓았다. 그걸 들은 유우키는 눈을 반짝이며 좋아했고, 아오미네는 유우키의 젖은 머리를 말려주며 키세에게 언제 촬영하냐고 물었다.

" 이번 일요일이래요. "
" 일요일? 그 때 나, 간만에 오프라서 셋이서 어디 놀러갈까 했는데. "
" 예? "

아오미네의 그 말에 키세는 칼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유우키도 아오미네를 올려다보았다. 칼을 도마 위에 올려놓은 키세는 허겁지겁 휴대전화를 찾았다. 하지만 키세가 찾는 그 휴대전화는 아오미네의 바로 앞에 있었다. 키세가 왜 휴대전화를 찾는지 알 것 같은 아오미네는 키세가 휴대전화를 잡기 전 재빨리 키세의 휴대전화를 집어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 아오미넷치? "
" 일이잖아. 그것도 유우키 모델 데뷔. 다음에 시간 맞으면 가지, 뭐. "




키세의 방을 나와 자신의 방으로 아오미네는 문을 닫은 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최근 통화 이력을 슬라이드하다가 笠松幸男(카사마츠 유키오)라는 이름에서 손을 멈추었다. 휴대전화 끝을 손가락으로 몇 번 툭툭 친 아오미네는 이윽고 결심했다는 듯 그 이름을 터치하였다.




" 준비 다 했는데 못 오신다니요?! "

일요일 아침, 유우키의 옷차림을 다시 다잡아주는 아오미네의 귀에 키세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 보아하니 상대는 카사마츠인 듯 했다. 아오미네는 유우키가 키세를 보는 틈을 타 씨익 웃었다.

" ...그렇다면 할 수 없죠. "

그 말을 끝으로 통화를 끝낸 키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소를 거둔 아오미네는 모르는 척 키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 아, 선배가 오늘 갑자기 본가에 갈 일이 생겼다고 못 온다고 하네요. 오늘 촬영하러 가는 장소가 좀 멀어서 선배가 없으면 좀 그런데. "
" 뭘 그렇게 고민해? 눈 앞에 있잖아, 일일 매니져. "

똑바로 선 아오미네는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고, 아오미네의 그 말에 키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유우키는 동그란 눈으로 아오미네를 올려다 보았다.

" 그치만 아오미넷치는 오늘 모처럼의 오프인데... "
" 오늘 일만 없었으면 어디 놀러갈 거라 했잖아. 안 그래도 썰렁한 집에 혼자 있는 것도 그래서 같이 가도 되냐고 물어보려고 했어. 유우키 모델 데뷔하는 것도 보고 싶고. "
" 정말입니까? "

아오미네는 미소를 지었다.

" 아빠, 아오미넷치도 같이 가는 거야? "

어느새 키세에게로 다가온 유우키는 키세의 바짓가락을 잡아 끌며 그렇게 물었다. 아오미네는 다시 유우키와 눈을 맞추며 씨익 웃고는 유우키의 머리를 흩뜨렸다.

" 응. 유우키랑 아빠랑 같이 가는 거야. 좋아? "
" 응! 아빠랑 같이 가는 것도 좋고, 아오미넷치랑 같이 가는 것도 좋아! "

유우키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에 썼던, 르엔 님 설정으로 쓴 썰의 보충 버젼.






Propose in Birthday




쿠로코의 농구 카가미 타이가x쿠로코 테츠야




" 나, 쿠로코한테 프로포즈 하려고 해. "
" 아직 안 했습니까?! 사귄 게 몇 년인데 아직? "
" 시끄러, 이게 다 너 때문이다, 임마! 네가 몇 년 째 그러고 있으니까 내가 타이밍을 못 잡잖아! "

카가미의 그 말에 키세는 고개를 숙이고는 들고 있던 컵을 만지작거렸다. 아오미네가 어이, 하고 카가미를 부르자 카가미는 그제야 자신이 꺼내서는 안 될 얘기를 꺼냈다는 걸 알아차렸다.

" 아, 미안. "
" 사실이니까 카가밋치가 사과할 것 없어요. 나도 나가고는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네요, 하하. "

억지로 웃는 키세를 보며 아오미네는 칫, 하며 작게 혀를 찼다. 아오미네에게 슬쩍 웃어보인 키세는 그래서, 라며 화제를 돌렸다.

" 그래서? "
" 그 얘기를 우리한테 하는 건 우리한테 도와달라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뭘 어떻게 도와주면 되나고요. "
" 아아, 그거? "




" 키세 군? "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쿠로코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사고 후 사람들과 만나는 게 무서워서 몇 년 째 집 밖으로는 나오지도 않았던 친구가 자신의 집 앞에 서 있었다. 비록 부들부들 떨며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기는 했지만, 쿠로코는 키세가 밖으로 나온 것이 기뻤다.

" 쿠로코…치. "

쿠로코를 부른 키세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움직였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 자신이 한심한 듯 키세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고, 아오미네는 키세의 손을 잡아주었다.

" 테츠, 우리랑 같이 어디 좀 가자. "
" 아오미네 군? "
" 이 녀석이 모처럼 밖에 나왔으니 이 참에 옷이랑 신발 좀 사려고. "




" 꽤 많이 샀네요. "
" 뭐, 이 녀석 사이즈도 좀 변했으니까. "

쿠로코는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가방을 보면서 중얼거렸고, 아오미네는 그에 키세를 가리켰다. 그 길지 않은 쇼핑에도 지칠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 건지 가게를 나온 후 키세는 거의 아오미네에게 기대다시피하였다.

" 배고픕니다. 목도 마릅니다. "
" 조금만 더 참아. "
"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건가요? 이 방향이면 purple 가는 길인데. 오늘, purple 쉬는 날이지 않습니까? "
" 가 보면 알아. "

쿠로코의 말에 아오미네는 그렇게 말하고 키세를 바라보았고, 키세도 아오미네를 바라보았다.

' 아아, 그거? 별 것 아냐. 그 녀석 생일날, purple로 데리고 와. 이미 무라사키바라하고 아카시한테는 이미 얘기를 했으니 가게 앞에서 전화 하거나 메일 보내면 될 거야. 그 녀석한테는 비밀이다? '




" 역시 purple이었나요. 근데 문이 닫혀있는데요? "
" 잠깐만 기다려 봐. "

쿠로코가 입구에 걸려있는 팻말을 가리키며 말하자 아오미네는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 무라사키바라? 나다, 아오미네. 지금 가게 앞에 도착했는데. 어, 어. 알았어. "
" 무사라킷치가 뭐라고 해요? "
" 금방 열 테니까 잠깐만 기다리라고. 테츠, 이쪽으로 와. "

통화를 마친 아오미네는 입구 바로 앞을 가리키며 쿠로코를 불렀고, 쿠로코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아오미네가 가리킨 곳에 섰다. 그와 동시에 문이 열렸다.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쿠로코 테츠야 님! "
" 코가네이 선배? 후리하타 군? "

문을 열고 나온 건 단정하게 차려입은 코가네이와 후리하타였다. 둘은 쿠로코의 손을 잡아 안으로 끌었고, 뒤를 이어 아오미네도 키세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 가게 안은 쿠로코가 아는 사람들과 purple에서는 볼 수 없는 음식들로 가득했다.

" 다들 어쩐 일로? 오늘, 무슨 날인가요? "
" 오늘 네 생일이잖아. 잊었냐? 어이, 카가미! 테츠 데리고 왔다! "
" 카가미 군도 왔습니까? "
" 실은 이거, 전부 카가밋치가 계획한 거에요. 쿠로콧치 생일날 잊지 못할 선물을 주고 싶다고. "
" 카가미 군이? "

그 때, 스탭룸 쪽에서 정장을 입은 카가미가 작은 케이스 하나를 들고 나왔다. 쿠로코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런 카가미의 모습을 보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를 쳤다.

" 카가미 군. "
" 생일 축하한다, 쿠로코. 그리고 이건 내 선물. "

카가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가지고 있던 케이스를 열어 쿠로코에게 보여주었다. 그 케이스에 든 건 쿠로코에게 잘 어울릴 법한 심플한 디자인의 반지였다.

" 쿠로코 테츠야 씨, 저랑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









조금 이르지만 쿠로코 생축설 'ㅅ' 쿠로코 대답은 따로 안 밝힘 (힌트:부부AU)
이 짧은 걸 다 쓰는데도 3일이 걸렸다...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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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빛(二つの光)




쿠로코의 농구 카가미 타이가x쿠로코 테츠야 &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쿠로콧치, 카가밋치! "
" 실례하겠습니다. "
" 어이, 키세! 갑자기 일어나지 마! "

키세가 쇼파에서 급히 일어나는 걸 본 아오미네는 서둘러 그를 다시 쇼파에 앉혔다. 키세가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하였지만 아오미네는 그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 나도 좀 있으면 저렇게 되는 건가…. "
" 응? "
" 그게 무슨 소리야? "

카가미의 말에 키세와 아오미네는 자신들이 잘못 들었냐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에 쿠로코가 뺨을 긁적이고는 입을 열었다.

" 그게… 병원에 갔었는데 3개월이라고…. "
" 3개월?! "
" 그 말은 즉…. "
" 이 녀석의 배에 우리 아기가 있다는 거지. "

키세는 쿠로코의 손을 덥썩 잡고는 기쁘다는 듯 아래위로 흔들었고, 아오미네는 그런 둘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카가미와 쿠로코는 그렇게 기뻐하는 것 같지 않았다.

" 둘 다 왜 그래? "
" 죄송합니다, 키세 군. "
" 에? "
" 우리, 원래는 좀 더 있다가 아이 가질 생각이었어. 이 녀석이 널 신경 써서. 근데 어쩌다보니 작년부터 약을 먹게 되서…. "
" 죄송합니다. "

쿠로코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둘을 가만히 보고 있던 키세는 생긋 웃으며 쿠로코를 끌어안았다.

" 키, 키세 군? "
" 쿠로콧치, 걱정 키쳐서 미안. 하지만 이제 괜찮아요. "
" 정…말입니까? "
" 응. "
" 다행이다. "

결국 쿠로코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건 기뻐서 나오는 눈물이었다. 그리고 키세의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졌다.

" 우리, 진짜 뭐하는 걸까요? "
" 그러게 말이에요. 하하. "

먼저 눈물을 닦은 건 쿠로코였다. 키세도 이어 눈물을 닦으며 다시 환하게 웃었다.

" 아, 이름 정했나요? "
" 예. 오는 길에 카가미 군이랑 얘기해서 아들이면 히카루로, 딸이면 히카리로 하기로 했습니다. 쓰는 건 히라가나로. 이 아이는 우리의 빛이니까요. "
" 히카루? 우리도 아들이면 히카루로 하기로 했는데. 아오미넷치 이름의 키(輝)를 쓰고 애칭은 코우. 딸이면 내 이름에서 따서 스즈로 하기로 했어요. "
" 만약 둘 다 아들이면 이름 겹치잖아. 바꿔. "
" 바꾸려면 너희가 바꿔야지. 우리는 키세 병원 갔다온 날 바로 정했단 말이다. "

집 안은 시끌벅적했다.









갑자기 「새 생명」에 나온 설정으로 카가쿠로를 쓰고 싶어서 'ㅅ'

청황 「새 생명」 : http://blog.naver.com/anhyunhwi/50158607220
이(2)
세들 설정 : http://blog.naver.com/anhyunhwi/50156171102






새 생명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나 왔어. "

아오미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왔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신발을 벗고 거실로 간 아오미네는 쿠션을 끌어안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청년을 보았다. 예전에는 안 이러더니 요즘따라 자주 이러고 있네. 몸이 안 좋은가? 아오미네는 벽시계를 슬쩍 보고는 청년의 몸을 흔들었다.

" 키세, 키세. "
" …아오미넷치? "
" 미도리마한테 가게 일어나서 옷 입어. "

아오미네는 키세를 일으켜 안방으로 데리고 가 점퍼를 입혔다. 키세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아오미네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 아오미넷치, 갑자기 미도리맛치한테는 왜…. "
" 너 몸 안 좋은 것 같아서 진찰 한 번 받게 하려고. "
" 그냥 요즘 좀 피곤한 것 뿐인데 오버네요. "
" 피곤할 일이 없는데도 피곤하다고 하니까 더 걱정이지. "




" 키세, 그 약 다시 먹은 지 얼마나 된 거냐? "

미도리마가 카르테에 뭔가 적으며 키세에게 물었다. 키세는 미도리마가 왜 그런 걸 묻는지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바로 대답을 하였다.

" 이번 달로 세 번째네요. 한 달에 한 번 먹는 거니까. "
" 그러면 아오미네, 그동안 키세를 안은 적이 있는 거냐? "
" 뭘 당연한 걸 묻고 그래. 부부니까 당연하잖아. "

키세와 아오미네의 말을 듣고 미도리마는 카르테에 뭔가를 더 적은 뒤 그 카르테를 키세에게 건네 주었다.

" 이걸 가지고 장미과로 가는 거다. 그 쪽에 있는 내 동기한테 연락을 해 놓을 테니 내 이름을 대면 될 거다. "




" 임신이네요. 축하드립니다. "
" 네? "

미도리마의 동기라는 하시즈메의 말에 진찰대에 누워 있던 키세와 그 옆에 서 있던 아오미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못 믿겠다는 둘의 표정에 하시즈메는 진짜라는 말을 하며 초음파를 가리켰다.

" 여기가 아기 머리고, 이 쪽이 몸이에요. 이 쪽이 다리고요. 두 분이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아기도 다리가 기네요. "
" 우리 아기? "
" 네, 두 분 아기에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 우리 아기. "

침대에 누운 키세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배를 슬쩍 만졌다. 아오미네도 키세의 옆에서 키세의 배를 보고 미소짓고 있었다.

" 아오미넷치, 이 아이 이름은 뭘로 할래요? "
" 넌 뭐 생각한 것 있어? "
" 음, 오면서 이것저것 생각해봤는데… 아들이면 히카루, 딸이면 히카리로 하는 게 어때요? 한자는 다이키(大輝)의 키(輝)로. "
" 내 이름이냐? 그러면 난 료타(涼太)의 료(涼)를 따서 아들이면 료, 딸이면 스즈. "

그 때 침대 옆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휴대전화가 몇 번 울렸다. 메일 수신음이었다. 아오미네는 몸을 살짝 비틀어 휴대전화를 집어 메일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큰 소리로 웃었다. 왜 그러냐는 키세의 말에 아오미네는 휴대전화 화면을 키세에게 보여주었다. 온 메일은 전부 중학교 때부터의 친구들에게서 온 것이었다. 미도리마에게서 듣기라도 한 듯 그들은 전부 같은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다이키, 료타. 축하한다.】
【아오미네 군, 키세 군. 축하드립니다.】
【미네칭, 키세칭. 축하.】
【다이 쨩, 키 쨩. 축하해.】

그건 소중한 친구들에게 다시 찾아온 새 생명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내용이었다.









새해 첫 청황 'ㅅ'
얼마 전 픽시브에서 모 연성을 본 후로 이런 내용을 쓰고 싶어서 후다닥. 그렇다고 아예 갑툭튀한 건 아니고 2세들 설정과 연결됨

1. 본문에 나오는 '장미과'는 남남커플이 가는 산부인과. (여여는 백합, 노말은 해바라기)
2. 본문에 나오는 '약'이란 동성커플/부부이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약 (남남은 부인, 여여는 남편이 먹음). 한 달에 한 번씩 12번을 먹어야 하는데 키세는 그 약이 몸에 잘 받는다는 설정.






연말연시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늦었지만 Merry christmas! "
" Happy new year! "

환한 미소로 두 손에 선물을 들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친구들과 지인들을 맞이하던 키세는 키요시의 품에 안겨 있는 남자아이를 보고는 그 쪽으로 다가갔다. 코헤이 군? 키요시가 고개를 끄덕이자 키세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착한 아이네, 칭얼거지도 않고. 아이는 졸린 눈을 껌벅였다.

" 자자, 어서들 들어오세요. 아오미넷치가 열심히 준비했어요. "
" 다이 쨩이 요리? 안 어울리는데. 보기에만 그럴 듯한 것 아냐? "
" 사츠키, 그럴 소리할 거면 넌 먹지마! "
" 모못치, 아오미넷치 음식 엄청 맛있어요! "
" 진짜? 키 쨩이 그렇게 말한다면 한 번 먹어봐야지! "

모모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제일 먼저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고, 키세가 그 뒤를 따랐다.

" 이제 어느 정도 괜찮은 것 같네요, 키세 군. "
" …그렇지도 않아. "
" 예? "
" 저 녀석, 매일 밤 나 몰래 소리 죽여서 울어. 그래서 준비한 거야, 연말 파티. 오늘 하루만이라도 즐겁게 해주려고. "









그냥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간단하게






영원히 함께
(둘)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눈을 뜬 료타는 침대와 이불의 감촉, 그리고 바로 앞에 보이는 천장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평소와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아예 낯설지도 않은, 그런 느낌. 일어나 앉아 가볍게 고개를 흔들던 료타는 곧 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알아차렸다. 아, 여기 내 방이었구나. 7년 만이지만 그 무엇도 바뀐 것이 없었다. 그리움에 지난 날을 회상하며 방 안을 가만히 둘러보던 료타는 책상 위에 펼쳐진 노트가 있는 걸 발견하고 침대를 나와 책상 앞에 섰다. 깨면 전화해. 짧게 용건만 적은 것이 무척이나 그 답다는 생각에 료타는 노트 옆에 있던 휴대전화와 의자에 걸려 있던 겉옷을 집어 들고 방을 나섰다.

" 다이 군한테 갈 거지? 데려다 줄게. "

문 밖에 있던 료코는 료타가 나오자 그 손을 잡고 곧장 현관으로 향했다. 거실 쇼파에 앉아 있던 부모님과 동생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드는 걸로 잘 다녀 오라는 말을 대신하였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서 있던 차의 조수석으로 향하는 료코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 료타는 슬쩍 운전석을 보고는 아, 했다. 운전석에는 이미 누군가가 타고 있었다. 다이키가 그랬던 것처럼 단번에 그가 예비 신랑이라는 걸 알아챈 료타는 차에 타서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차 뒷문을 열었다.

" 처음 뵙겠습니다. "
" 처음 뵙겠습니다가 아니야, 료타. "

백미러로 뒷좌석의 동생을 슬쩍 본 료코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려 그렇게 말했고, 운전석의 그는 피식 웃으며 역시 둘 다 기억 못 하는 거냐며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긴 한데…. 동생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걸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인지 료코는 힌트, 라며 다시 입을 열었다.

" 중학교 때, 내가 농구부 매니저 한다니까 바로 농구부 입부한 내 스토커. "
" 료, 료코. 아무리 그래도 스토커는 좀…. "
" 우리하고 같은 중학교? 료코 따라서 농구부 입부? 아, 혹시 카이도 아키토? "
" 내 이미지는 도대체…. "

그는 차의 시동을 걸며 한숨을 푸욱 쉬었다. 정말 그 카이도 아키토? 료타는 눈을 크게 떴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 때의 카이도 아키토는, 하이자키 쇼고만큼은 아니었지만 꽤 불량했었다. 그런 아키토를 그렇게 바꾼 것이 누나일 거라 생각을 하니 그 광경이 훤히 보이는 것인지 료타는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 쿡쿡거리며 웃다가 곧 큰 소리를 내어 웃기 시작했다. 료코와 아키토는 백미러로 료타를 슬쩍 보더니 마주 보며 웃었다.




차가 아오미네가(家) 근처 공원 주차장에 멈추었음에도 내릴 생각도 않고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창 밖만 보던 료타는 곧 아, 하고 입을 열었다. 다이킷치 부모님. 그 소리에 백미러로 료타를 보고 있던 료코와 아키토도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다이키의 양친, 즉 아오미네 부부는 주차장 반대쪽에서 누굴 찾는 듯 이리저리 보더니 곧 셋이 타고 있는 차를 발견하고는 이 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찾는 건 바로 료타였다.

" 어? "
" 료타, 미안. 다이 군하고 너 온다는 것 알려드렸더니 반드시 널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 아까 연락했어. "
" 뭐?! "

료코의 말에 료타는 화들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언제까지 안 뵐 수는 없잖아.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던 료타는 이윽고 결심이 선 듯 후우, 하고 심호흡을 한 뒤 차에서 내려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거의 9년 만이었다, 료타가 다이키의 양친과 마주한 건. 다이키와 사귀기 시작한 후로 몇 번 다이키의 양친과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료타는 핑계를 대며 피했었다. 욕을 먹을까 두려워서, 또 같은 남자이면서 당신들의 아들과 사귀는 게 죄송스러워서. 다이키는 료타의 그런 심정을 이해한 것인지 부모님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괜찮을 거라 하였다. 하지만 모르는 일이었다. 당신들의 아들에게는 괜찮다고 하였지만 직접 자신과 마주하면 욕을 할 수도 있는 것이 부모였다. 그렇게 피하다 보니 료타는 다이키의 양친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졌다. 욕을 먹을까 두려운 것이 아니라 만약 당신들을 만난다면 무슨 얼굴을 해야할까, 어떤 말을 해야할까. 그런 생각에 두려워진 것이다. 그래서 그 사건 후 입원한 자신을 병문안 왔을 때도 료타는 자는 척을 하며 피했었다.

" 오, 오랜만이…. "

료타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눈물짓던 사오리가 갑자기 자신의 팔을 끌어당겼기 때문이었다.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진 료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스케를 바라보자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료타의 어깨를 살며시 손을 얹었다. 이제야 보는구나, 우리 아들. 동그랗게 뜨여진 료타의 두 눈에는 금방 눈물이 맺혔다. 그가 당신들을 만나도 괜찮을 거라 했던 건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 료타는 사오리의 품에서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 아버지…. 어머니…. 소스케는 가만히 료타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렸다.




침대에 앉아 영화를 보던 다이키는 우우웅, 하는 진동 소리에 휴대전화를 집어들었다. 온 것은 제목없는 메일이었다, 사진이 첨부된. 료코? 아무렇지 않게 그 발신인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사진을 보던 다이키는 곧 눈을 크게 뜨며 벌떡 일어났다. 그 사진에 찍힌 건 울고 있는 료타를 달래는 부모님의 모습이었다.

" 엄마하고 아버지가 왜 료타하고? "

다이키는 급히 나갈 준비를 하며 사진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사진 속 배경은 분명 집 근처 공원이었다. 다이키는 휴대전화 키패드를 몇 번 두드려 누군가에게 메일을 보내고는 방을 나섰다.




" 어머, 무서워라. "

새로 도착한 메일을 본 료코가 장난스레 그리 말하자 메일 내용이 궁금해진 아키토는 고개를 조금 내일어 료코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았다. 너지. 제목이 없는 그 메일의 내용은 그게 다였다. 아오미네다운 메일이네. 그렇지? 료코는 슬쩍 웃으며 휴대전화를 다시 집어넣었다. 답장 안 해도 돼? 그 말에 료코는 손을 내저으며 곧 올 거니 괜찮다고 하였다.

" 료타! "
" 거 봐. 왔잖아. "




" 료타! "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료타는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이키는 집을 나선 후 계속 달렸던 것인지 무릎에 손을 얹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동그랗게 뜬 눈으로 연인을 바라보던 료타는 곧 웃으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팔까지 휘휘 저으며. 그 목소리는 아직 물기가 남아 있긴 했지만 밝았다.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 다이키는 몸을 똑바로 하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료타는 그에게 왜 그렇게 뛰어 오냐 물었고, 그 말에 다이키는 마지막 숨을 고르고는 료코가 보낸 사진을 보여 주었다. 그게 뭔가 하고 보던 료타는 곧 벌떡 일어나 차에서 내려 이 쪽으로 다가오는 료코와 아키토를 보았다.

" 내 덕분에 다이 군이 뛰어 왔으니 고마워해. "

그 말에 다이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잠시 멍하니 있던 료타는 작게 소리 내어 웃었다. 넷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사오리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이만 가마.




너무 늦지는 마. 료코가 그 말을 하고 창문을 내리자 차가 움직였다. 손을 흔들며 차가 가는 걸 보던 료타는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몸을 돌렸다. 신경 써줬으니 우리 데이트 할래요? 다이키는 대답대신 걷기 시작했고, 료타는 그 뒤를 따라 걸었다. 둘이 향한 곳은 몇 시간 전에 왔던 공원이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료타는 슬쩍 웃으며 앞에 가는 다이키의 손을 잡았고, 다이키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손을 따스히 감싸 쥐었다. 료타는 다시 웃었다.

" 이러고 있으니 마음이 좀 놓이네요. "

우리 가족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다이키는 그 말에 료타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듯. 료타는 다이키의 앞으로 가 그를 보며 씨익 웃었다.

" 왜, 내가 잠에서 깨면 항상 다이킷치가 옆에 있었잖아요. 그래서…. "

아. 다이키는 인상을 구기고는 머리를 흩뜨렸다. 그 사건이 있은 후 료타가 제일 편안하게 있을 수 있었던 건 자신이 곁에 있을 때였다. 그걸 왜 잊은 걸까. 조금 크게 뜬 눈으로 다이키를 본 료타는 하하하, 하고 웃으며 몸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머리에 올렸던 손을 내린 다이키도 걷기 시작했다. 료타. 어느 정도 걸었을까. 다이키는 가만히 료타의 이름을 불렀고, 나란히 걷던 료타는 고개만 돌려 그를 보았다. 다이키는 료타의 곁으로 좀 더 다가가 고개를 조금 숙였다. 갑작스런 입맞춤에 당황하여 눈을 크게 뜬 료타는 곧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고 슬쩍 웃으며 눈을 감았다.









두 달 만이다, 하하하.






피와 토마토 쥬스, 그리고 와인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세이쥬로, 그 사람은 언제 오나요? "

창 밖을 보고 있던 금빛의 소년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곁에 있는 누군가를 향해 물었다. 소년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창백하였고, 소년의 몸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소년을 보고 있던 붉은 빛 청년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아츠시. 붉은 빛 청년의 부름에 그 옆에 있던 보랏빛 청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일어나 금빛 소년을 끌어 의자에 앉혔다.

" 아츠시? "
" 료타, 또 안 먹었지? "

붉은 빛 청년의 말에 금빛 소년은 몸을 움찔거렸다. 역시. 그러니까 빨리 안 크는 거야. 이미 성장하고도 남을 나이인데, 넌 아직 그 모습 그대로잖아. 하지만 사츠키가 가지고 오는 피는 맛없단 말이에요. 요즘엔 토마토 쥬스도 못 마시게 하고. 금빛 소년은 입을 삐죽였고, 붉은 빛 소년은 한숨을 쉬었다. 할 수 없지. 아츠시, 토마토 쥬스 하나 가지고 와. 알았어. 보랏빛 청년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빠져나갔다.

" 원래대로라면 토마토 쥬스 말고 와인을 줘야겠지만 와인은 아직 료타에게 무리인 것 같으니. "

그 말에 금빛 소년은 만세를 부르며 붉은 빛 청년을 끌어안았다.




" 그렇게 도둑고양이처럼 안 해도 돼. 자니까. "

금빛 소년이 자는 걸 보고 밖으로 나온 붉은 빛 청년은 자신의 성 바로 앞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 나무 뒤에서 밤 풍경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짙은 푸른 빛의 청년이 나왔다. 그렇게 피할 거면 애초에 피를 주지 말던가. 순종이 순종한테 피를 준다는 건 그 순종을 속박하고, 그 순종에게 속박당하겠다는 의미라는 걸 뻔히 알면서. 시끄러. 어쩔 수 없잖아. 그 때 주위에는 아무 것도 없었으니. 그나저나 진짜 잔댔지? 그 말에 붉은 빛 청년은 고개를 끄덕이고 짙은 푸른 빛 청년에게 길을 내어주었다.




" 료타…. "

금빛 소년의 방에 들어온 짙은 푸른 빛 청년은 소년의 이름을 부르며 그 창백한 뺨을 조심스레 쓸었다. 요즘 몸이 약해져서 그런지 자더라도 다른 때보다 빨리 깨더라. 조금 전 들은 붉은 빛 청년의 말을 떠올린 청년은 칫, 하며 살짝 혀를 찬 뒤 송곳니를 드러내 자신의 손목을 찔렀다. 소년의 입 조금 위에 댄 덕분에 청년의 손목에서 나온 피는 바로 소년의 입으로 들어갔다. 손목을 거둔 청년은 소년의 입가에 묻은 자신의 피를 손가락으로 훔쳤다.

" 료타, 조금만 더 기다려. "









썰 92로 쓰다가 문득 '아, 영원히 함께 2편 늦어지는 것도 그런데 이걸 글로 바꿀까?'라는 생각에서 전환 ㅋㅋ
여기에서 천년 정도 후가 네이버 블로그에 이웃공개로 올렸던 썰 77.






영원히 함께
(하나)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여느 때와 같이 자기 전에 이메일을 확인하던 료타는 마지막으로 남은 이메일의 제목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私,結婚します。(저, 결혼합니다.) 한자 셋과 히라가나 셋과 문장부호 둘로 이루어진 제목의 메일을 보낸 사람은 twins, 바로 료타의 쌍둥이 누나인 료코였다. 제목부터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료타는 혹시 자신이 잘못 본 것은 아닐까하고 눈을 두세 번 깜박인 후에 제목을 다시 보았다. 하지만 그 메일의 제목은 처음에 본 그 문장 그대로였다. 료코도 좋아하는 사람 찾은 거구나. 료타는 누나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며 메일 제목을 클릭하고 메일을 읽기 시작했다. 「료타, 다이 군. 안녕!」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활기찬 인사로 시작한 료코의 메일은 용건만 적은 것인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짧았다.

" 아…. "

마지막 문장을 읽은 료타는 마우스에 놓았던 손을 잠시 떼 키보드 끝을 손가락으로 탁탁 치며 한숨을 쉬었다.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닦으며 욕실에서 나오던 다이키는 료타의 그런 모습에 주먹을 쥔 손등으로 료타의 머리를 톡 치며 뭘 그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냐고 하였고, 료타는 대답 대신 보고 있던 메일을 가리켰다. 료코, 결혼한다네요. 그 말에 몸을 조금 내밀어 모니터를 보던 다이키는 곧 료타와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다이킷치도 그런 반응이네요.

「그래서 말인데, 둘 다 내 결혼식에 와 줬으면 좋겠어. 이왕이면 직접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료코가 보낸 메일의 마지막은 그렇게 되어 있었다. 결혼식 날짜는 6월 19일, 료코와 료타의 생일 다음날이었다.




다이키가 마주 보고 누운 료타의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살짝 넘기니 료타는 간지럽다며 작게 웃었다. 그 미소가 여느 때와는 달리 조금 흔들린다는 걸 알아챈 다이키는 한숨을 쉬며 료타를 끌어안고는 그 등을 토닥였다. 안 가도 다들 이해해 줄 거야. 마음 가는 대로 해. 료타는 작은 소리로 응, 이라고 대답하고 자려는 듯 눈을 감았다. 그 뺨을 타고 한 줄기 눈물이 흘러 내렸다.




" 좋은 아침, 다이킷치. "

다음 날 아침, 다이키가 눈을 떠 제일 먼저 본 건 료타의 환한 미소였다. 어제 다이키에게 보여 줬던 미소와는 달리 아무 흔들림 없는, 마냥 환한 그 특유의 미소였다. 고민거리를 훌훌 털어버린 듯한 그 표정에 다이키는 가만히 료타를 바라보았다. 다이킷치. 료타는 차분한 목소리로 다이키를 다시 한 번 불렀다.

" 우리, 일본 가요. "

괜찮겠냐고 물으려던 다이키는 료타의 눈이 조금 벌겋다는 걸 깨달았다. 또 잠 못 잔 거냐? 조금 일찍 깼어요. 그렇게 말한 료타는 뚫어져라 바라보는 다이키의 시선에 살짝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다이킷치 눈은 못 속이겠네요. 가슴 한 구석에 느껴지는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없애려는 듯 한숨을 쉰 다이키는 료타를 똑바로 눕히곤 이불을 그의 가슴께까지 끌어올렸다.

" 료코한테는 내가 메일 보낼 테니까 더 자. "

료타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는 걸 본 다이키는 조용히 방을 나섰다.




블루와 옐로우, 파랑과 노랑. 자신들의 색으로 이름 지은 두 마리의 대형견과 함께 달리며 다이키는 입술을 꽈악 깨물었다. 료타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아니, 그 상처는 애초에 아물 수가 없는 상처였다. 그러니 덧나지만 않으면 좋으련만. 다이키는 그런 생각을 하며 속도를 높혔다.




" 그렇습니까? 그러면 그대로 진행하면 되겠군요. "

청년이 통화를 마치자 맞은 편에서 차를 마시던 다른 청년이 찻잔을 잠시 내려놓고 슬쩍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다른 곳에 전화를 거는 청년에게 말을 걸었다. 테츠야, OK라고? 테츠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기뻐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 말에 청년은 그게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테츠야. 기뻐하는 건 료타 혼자만으로 충분해. 애초에 우리가 이걸 계획했던 이유가 그렇듯 다이키도 료타가 기뻐한다면 그걸로 충분할 테니까.




일본에 가기로 결정한 날부터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 보니 눈 깜짝할 새에 출발하는 날이 되었다. 하지만 가방을 챙기는 다이키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료타는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만 보고 있었다. 나 먼저 나간다. 나중에 봐요. 나갈 준비를 마친 다이키는 료타에게로 다가와 살짝 입을 맞추고는 밖으로 나가 블루와 옐로우를 차에 태운 후 시동을 걸었다. 웃으면서 다이키를 배웅한 료타는 쇼파 앞 테이블에 올려놓은 가방을 집어들었다.

" 나도 슬슬…. "

따로 출발하자. 그리고 도착해서 공항 나갈 때까지도 따로 행동하자. 그건 료타의 의견이었다. 료타가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그런다는 것을 알아차린 건지 다이키는 이유도 묻지 않고 알겠다고 하였다. 그 때를 생각하니 그냥 눈물이 나왔다.

" 아, 진짜 이러면 안 되는데. "

살짝 고인 눈물을 훔친 료타는 가방 끈을 다시 고쳐잡고 집을 나섰다.




이른 시간인데도 공항은 북적였다.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을 보며 출발 전에 다이키와 만나기로 한 카페로 가던 료타는 그 인파들 속에서 일본어가 들릴 때마다 놀라 걸음을 멈추곤 하였다. 료타도 그런 자신이 한심한 듯 한숨을 깊게 쉬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러면 안 되잖아, 키세 료타. 료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카페 앞에 도착하니 다이키는 이미 안에 들어가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집을 나설 때와는 달리 굳어 있는 그의 얼굴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료타는 곧 그 이유를 알겠다는 듯 씁쓸하게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 다이키와는 다른 테이블에 자리하였다. 괜찮아? 아니나다를까 조금 전의 료타를 본 것인지 다이키는 둘만이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료타에게 슬쩍 물었다. 서로 등지고 앉았지만 료타는 다이키가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훤히 보이는 것 같아 작게 웃었다. 괜찮아요. 료타는 그렇게 대답하였다.




통로 쪽에 앉은 다이키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던 탓에 둘은 자연스레 비행기 안에서도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였다. 료타는 비행기 안에서 줄곧 창 밖의 풍경만 보고 있었다.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일본을 떠날 때와 똑같은 그 모습에 짧게 혀를 찬 다이키는 비행기 안이 어두워지자 주위를 살피고는 가만히 료타의 손을 잡았다. 료타는 놀란 듯 하였지만 시선을 쉬이 돌리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자. 그제서야 다이키를 바라본 료타는 곧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눈을 감았다. 이제 일본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게이트를 바라보는 노오란 빛의 머리칼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야요이 양, 기분은 알겠지만 진정하세요. 료타 군이 나오자마자 어디로 도망가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7년 만에 보는 거잖아, 테츠야 오빠. 야요이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었다. 삼남매가 서로서로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는 테츠야는 야요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료타 군도 야요이 양과 같은 마음일 겁니다. 바로 그 때, 게이트가 열리고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을 주시하던 야요이는 기다리던 사람의 모습을 찾은 것인지 그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면서 손을 흔들었다.

" 오빠! "

고개를 푹 숙이고 나오던 료타는 동생의 목소리에 웃으며 야요이와 테츠야에게로 다가왔다. 그 밝은 금빛 미소를 본 야요이의 눈에는 다시 눈물이 맺혔다. 다행이다. 오빠의 금빛이 다시 환해져서. 동생의 눈물에 료타는 순간 당황하였지만 곧 그 눈물의 의미를 알아차리고는 웃으며 그 노오란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동안 걱정 끼쳐서 미안.

" 다이키 군이 안 보이네요? "

남매가 재회의 기쁨을 누리는 동안 료타의 주위를 살피던 테츠야가 입을 열자 그제야 야요이도 오빠의 곁에 있어야 할 블루블랙의 청년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공항 나갈 때까지는 따로 행동하기로 했어요. 아직 두려움이 남아있는 듯한 그 말에 야요이는 물론 좀처럼 그러지 않는 테츠야도 얼굴을 조금 찡그렸다.




공항 근처 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이키가 차에 타 제일 먼저 본 것은 금방이라도 고꾸라질 것 같은 자세로 자는 료타였다. 그의 왼쪽에 앉아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던 다이키는 곧 그 어깨를 감싸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하지만 료타는 전혀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그저 고른 숨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많이 피곤했던 것 같네요. 백미러를 슬쩍 본 테츠야의 그 말에 다이키는 료타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그렇기도 하겠지만, 비행기 안에서 거의 못 잤으니. 일본에서 그 쪽으로 갈 때도 비행기 안에서 거의 못 자서 도착해서 차에 타자마자 잤으니. 자신의 말에 테츠야와 야요이가 어떤 얼굴을 하는지 상관 없다는 듯 다이키는 말을 이어갔다. 며칠 일찍 오기를 잘한 것 같네. 나는 괜찮지만 료타는 여독이 좀 풀려야 하니까.




차가 키세가(家) 앞에 완전히 멈춰서자 다이키는 료타의 몸을 살짝 흔들며 작은 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평소라면 그 정도에 깼었겠지만 역시 긴 시간 잠을 못 자서인지 료타는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할 수 없다는 듯 다이키는 료타를 조심스레 안아 올렸고, 테츠야는 반대쪽으로 가 두 사람의 짐을 들려 하였다. 난 이 녀석만 눕혀놓고 우리 집에 갈 거니까 내 짐은 안 옮겨도 돼. 고개를 끄덕인 테츠야는 다이키를 앞질러 현관문을 열었고 야요이가 그 뒤를 따랐다. 7년 만에 보는 아들을 맞이하러 현관에 나와 있던 료타의 부모님은 다이키가 료타를 안고 들어오자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웃으며 다이키를 반겼다. 그에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례를 대신하고 료타의 방이 있는 2층으로 향하던 다이키는 거실에서 료코와 함께 있는 모르는 얼굴을 발견했다. 안경을 낀, 서글서글한 인상의 남자. 바로 그가 예비 신랑이라는 걸 알아차린 다이키는 그를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료코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료타의 방은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비어 있었던 방이라고는 생각도 못 할 만큼 깔끔했다. 떠날 때 그대로네. 다이키가 료타를 침대에 눕히며 한 그 말에 료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쓸고 닦기만 하고 다른 건 거의 안 건드렸어. 옅은 노란색 이불을 료타가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덮어준 다이키는 책상 위에 있던 노트를 펴 옆에 있던 연필로 뭔가 적은 후 방을 나섰다.









지금 진행속도로는 언제 다 쓸 지 미지수라 나눠서 올림.
근데 아직 2편 분량은 쓰지도 않았다는 게 함정. 천천히 써야지.

※ 소꿉친구 AU




그들은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부제 : 인터뷰)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얼마 전, 모델이자 배우인 키세 료코가 결혼을 했다. 그녀의 결혼식에는 친인척과 지인 몇몇, 본지를 비롯한 몇몇 언론만 참석하였다. 그런데 거기에서 우리는 반가운 얼굴을 보았다. 바로 키세 료코의 쌍둥이 동생이자 그녀와 같은 모델이었던 키세 료타였다. 프로 농구 선수이기도 했던 그는 몇 년 전 역시 프로 농구 선수인 아오미네 다이키와 사귀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상대인 아오미네보다 매체에 노출이 더 많이 됐던 탓인지 모든 비난은 그에게로 쏠렸고, 결국 키세 료타는 소속되어 있었던 구단에서 방출되기까지 하였다. (모델업은 연애 사실이 발각되고 나서 바로 소속사의 권유로 중단하였다.) 그 후 키세 료타는 미국으로 진출하게 된 아오미네 다이키를 따라 미국으로 간 후 이렇다할 소식이 없었다. 그런 그가 누나 키세 료코의 결혼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본 기자는 그에게 말을 걸려고 했으나, 신부측 친구 대표로 섰던 그는 차례가 끝나자 서둘러 그 자리를 빠져 나갔다. (중략)

 본 기자의 연락을 받은 키세 료타는 순간 당황하는 듯 하였으나 곧 자신은 괜찮지만 혹시 모르니 아오미네 다이키에게도 물어 보겠다며 잠시 수화기를 멀리 하였다. (중략) 키세 료타가 제안한 곳은 제법 큰 농구 경기장 옆에 있는 바였다. 오늘 저기서 다이킷치가 경기하거든요. 끝나면 바로 여기로 오라고 했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맥주잔을 입에 갖다 대었다. ('다이킷치'란 그가 아오미네 다이키를 부르는 호칭이다.)

기자(이하 'I') :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키세 료타(이하 'K') : 미국 처음 왔을 때는 그야말로 좀 바쁘게 지냈죠. 우리 둘 다 영어는 젬병이라 기초적인 회화부터 배워야 했죠. 거기다가 다이킷치는 팀에 적응까지 해야 했으니. 알렉스(알렉산드라 가르시아)와 히무롯치(히무로 타츠야)가 도와줘서 그나마 수고를 덜었어요. 지금 다이킷치는 아시는 대로고 전 평일에는 차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있어요. 주말에는 다이킷치가 쉬니까 저도 쉬고요.

 그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고는 들고 왔던 가방에서 무슨 종이 봉투를 하나 꺼내 본 기자에게 주었다. 그 봉투 안에 들어 있는 건 몇 장의 사진이었다. 나무들이 줄 지어 서 있는 이름 모를 숲. 하늘과 맞닿아 있는 바다. 단순히 풍경을 찍은 사진인데도 마치 직접 그 장소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본 그대로의 느낌을 말하자 키세 료타는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하였다. 그 미소는 그대로였다. 본 기자가 목을 축인 뒤 인터뷰는 이어졌다.

I : 미국행을 결정할 때 망설임은 없으셨나요?
K : 거의 없었다고 봐야죠. (웃음) 실은 그 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거든요. 이제서야 말하는 거지만 저 심하게 스트레스 받으면 완전 망가져요. 잠도 못 자고, 먹을 것도 안 들어가서 거의 아무 것도 못 먹는데 매일 구역질은 나고. 거기다 밤만 되면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덕분에 가족들하고 친구들이 고생 좀 했죠. 아무튼 그랬으니 다이킷치가 미국행 얘기를 꺼냈을 때 바로 OK했죠. 푹 쉬고 싶었거든요.
I :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반대는 않으셨나요?
K : 안 그래도 미국행 얘기를 OK하고 바로 이걸 어떻게 가족들한테 이야기하나 생각했죠. 근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할 걸 미리 알았는지 다이킷치가 가는 길에 가족들을 설득하고 갔더라고요. 저렇게 놔두면 료타 죽을 지도 모른다. 그럴 바에는 그냥 미국 보내는 게 낫지 않겠냐 하면서 말이죠. 지금 생각하면 좀 과장된 표현이죠.

 그는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살짝 붉혔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연인이 자신을 그 정도로 생각해 주었다는 게 기쁜 모양이었다. (중략) 이제 끝났나 보네요. 그의 말에 뒤로 돌아보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경기장을 빠져 나오고 있었다. 이제 곧 오겠네요. 오늘 꽤 고생했을 것 같으니 맛있는 걸 주문해야지. 그렇게 말하고 그가 바 직원을 불렀을 때 본 기자의 뒷쪽에서 료타, 하는 소리가 났다. 아오미네 다이키, 그였다. 아오미네 다이키는 본 기자를 보자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I : 안녕하세요, 아오미네 다이키 씨.
아오미네 다이키(이하 'A') : 안녕하세요. 연락 왔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I : 아, 갑자기 연락 드려서 죄송합니다. 키세 료코 씨의 결혼식에서 료타 씨의 모습을 보니 두 분의 근황이 궁금해서요.
A : 전 뭐 아시다시피 이 쪽에서 여전히 농구하고 있고, 료타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부터였지?
K : 1년 전부터요.
A : 아, 맞다. 그랬지.

 아오미네 다이키는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자연스레 키세 료타의 왼손 위에 자신의 오른손을 올려 놓았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 행동에서 우리, 사랑하고 있어요라는 느낌이 났다. 그런 둘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문득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아오미네 다이키와 키세 료타, 둘의 목에 걸린 목걸이였다. 아니, 정확히는 목걸이가 아니라 목걸이에 걸린 반지였다. 얼핏 보기에도 크기만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똑같은 두 개의 반지.

I : 그건 커플링인가요?
A : 그 비슷한 겁니다.
K : 커플링은 아니고 결혼반지에요.
I : 결혼반지요? 두 분, 결혼 하셨나요?
K : 네, 친구들이 준비해줬는데 깜짝 놀랐어요.
A : 나중에는 좋아서 엄청 울었지, 너.

 아오미네 다이키의 말에 키세 료타는 확 붉어진 얼굴로 다이킷치! 하고 소리를 질렀다. 들키고 싶지 않은 과거인 듯 했다. 료타가 료코 결혼식 보면서 부러워 하는 게 눈에 보였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반지 사서 근사하게 프로포즈하려고 했었는데. 다이킷치 눈에 그게 보일 정도면 테츠얏치(쿠로코 테츠야)는 알아차리고도 남았죠. 그거, 테츠얏치가 계획한 거라면서요. (중략) 그렇게 인터뷰와 대화가 이어지던 중 익숙한 이름들이 계속 나오니 궁금한 게 생겼다.

I : 아까부터 익숙한 이름들이 나와서 궁금해졌는데, 혹시 일본에 돌아오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K : 아….

 그 질문에 키세 료타는 움찔거렸다. 물어서는 안 될 질문이라도 한 것인지 키세 료타는 고개를 숙이고는 아오미네 다이키의 손을 꼭 잡았고, 그런 연인의 행동을 본 아오미네 다이키가 대신 답하였다.

A : 아까 료타한테도 미국행에 대한 망설임은 없었냐고 물으셨었나요?
I : 네, 뭐.
A : 그러면 쉬고 싶었다는 얘기도 들으셨겠군요.
I : 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다고….

 아오미네 다이키는 말을 이어갔다.

A : 당시 료타한테 쏟아진 보이지 않는 비난도 물론 있었지만…. 료타, 말해도 돼?
K : 괜찮아.
A : 한 마디로 표현하면 폭행. 그것 밖에 표현할 길이 없네요.

 아오미네 다이키는 그렇게 말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마 그 때 상처받는 연인을 바로 옆에서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분해서 그런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세 료타는 그러지 말라는 듯 아오미네 다이키의 팔을 꼬옥 잡았지만 그 역시 동요하고 있는 듯 조금 떨고 있었다.

A : 덕분에 여기 와서도 료타는 한동안 힘들어 했어요. 제가 옆에 없으면 안 될 정도였으니.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죠.
K : 미안, 다이키…. 그 때, 귀찮았지?
A : 바보, 귀찮았으면 여기 데리고 오지도 않았어. 그렇게 날 몰라?

 아오미네 다이키는 주먹을 쥔 손등으로 키세 료타의 이마를 살짝 쳤다. 다시 아까의 분위기로 돌아간 둘을 보며 속으로 다음 질문은 뭘로 할까 생각하던 본 기자는 더 이상 질문거리가 없다는 걸 깨닫고 마지막으로 남겨두었던 질문을 둘에게 하였다.

I :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 : 마지막 질문인가요? 음…, 역시 이 말 밖에는 없네요. 다이킷치, 항상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좋아해요!
A : 나야말로 언제나 날 봐줘서 고마워. 그리고 나도 좋아한다, 료타.

 둘은 사랑한다고 하지 않고 좋아한다고 하였다. 이유를 물으니 키세 료타는 좋아한다고 하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하였다. 그 질문을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며 일어나는 본 기자에게 키세 료타는 자신의 명함을 주며 미국에 있는 동안 언제든지 연락하면 반겨주겠다고 하였다. 출국하기 전날에는 자신들의 집에 묶고 가라는 말과 함께. 알겠다는 말을 하며 본 기자와 둘은 그 자리에서 헤어졌다.




" 헤어졌다. interview and edit by Satsuki Momoi. "
" 헤어지긴 무슨! 그 자리에서 바로 근처 호텔에 있던 애들 다 불러서 갈 때까지 우리 집에서 머문 주제에! "

료타가 잡지를 다 읽자 다이키는 바로 잡지를 집어 바닥에 던졌다. 그런 다이키의 행동에 료타는 하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었다. 사츠킷치, 완전 대박! 난 진짜 테츠얏치하고 다 왔을 줄 몰랐다니까! 테츠얏치하고 다 왔을 때의 다이킷치 표정을 사진으로 찍었어야 했는데! 료타는 그 때를 생각하면 즐거운 건지 쇼파에 배를 깔고 누워 박장대소를 하였다. 방금까지 둘이 읽고 았던 건 일본에서 꽤 알아주는 잡지였다. 사츠키는 그 잡지의 에디터로, 료코와 아는 사이라는 이유로 이번에 미국까지 와서 다이키와 료타를 취재하게 된 것이었다.

" 아, 진짜. 모모이 사츠키. 일본 갈 일 있으면 두고 보자. "
" 난 즐거웠는데 왜? "

아직 웃음이 남아있는 료타의 말에 다이키는 그의 옆에 앉아 료타의 목에 팔을 둘렀다. 정말 즐거웠냐? 응, 간만에 다들 모여서 시끌벅적하고 좋았어. 료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이키에게 기댔고, 다이키는 료타를 더욱 더 끌어안았다.

" 아직도 일본 가는 게 겁나? "
" 음…, 조금. 아직은 아니겠구나 싶더라고. "

료타의 말에 다이키는 바로 료코의 결혼식을 회상했다. 료타가 앞에 서자 웅성거렸던 신랑측 사람들. 납득이 간 건지 다이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길…다. 단편을 이렇게 길게 쓴 적이 있던가.
근데 아마 그동안 썼던 썰을 안 봤으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듯. (본격 불친절한 글.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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