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나 왔어. "

아오미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왔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신발을 벗고 거실로 간 아오미네는 쿠션을 끌어안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청년을 보았다. 예전에는 안 이러더니 요즘따라 자주 이러고 있네. 몸이 안 좋은가? 아오미네는 벽시계를 슬쩍 보고는 청년의 몸을 흔들었다.

" 키세, 키세. "
" …아오미넷치? "
" 미도리마한테 가게 일어나서 옷 입어. "

아오미네는 키세를 일으켜 안방으로 데리고 가 점퍼를 입혔다. 키세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아오미네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 아오미넷치, 갑자기 미도리맛치한테는 왜…. "
" 너 몸 안 좋은 것 같아서 진찰 한 번 받게 하려고. "
" 그냥 요즘 좀 피곤한 것 뿐인데 오버네요. "
" 피곤할 일이 없는데도 피곤하다고 하니까 더 걱정이지. "




" 키세, 그 약 다시 먹은 지 얼마나 된 거냐? "

미도리마가 카르테에 뭔가 적으며 키세에게 물었다. 키세는 미도리마가 왜 그런 걸 묻는지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바로 대답을 하였다.

" 이번 달로 세 번째네요. 한 달에 한 번 먹는 거니까. "
" 그러면 아오미네, 그동안 키세를 안은 적이 있는 거냐? "
" 뭘 당연한 걸 묻고 그래. 부부니까 당연하잖아. "

키세와 아오미네의 말을 듣고 미도리마는 카르테에 뭔가를 더 적은 뒤 그 카르테를 키세에게 건네 주었다.

" 이걸 가지고 장미과로 가는 거다. 그 쪽에 있는 내 동기한테 연락을 해 놓을 테니 내 이름을 대면 될 거다. "




" 임신이네요. 축하드립니다. "
" 네? "

미도리마의 동기라는 하시즈메의 말에 진찰대에 누워 있던 키세와 그 옆에 서 있던 아오미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못 믿겠다는 둘의 표정에 하시즈메는 진짜라는 말을 하며 초음파를 가리켰다.

" 여기가 아기 머리고, 이 쪽이 몸이에요. 이 쪽이 다리고요. 두 분이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아기도 다리가 기네요. "
" 우리 아기? "
" 네, 두 분 아기에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 우리 아기. "

침대에 누운 키세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배를 슬쩍 만졌다. 아오미네도 키세의 옆에서 키세의 배를 보고 미소짓고 있었다.

" 아오미넷치, 이 아이 이름은 뭘로 할래요? "
" 넌 뭐 생각한 것 있어? "
" 음, 오면서 이것저것 생각해봤는데… 아들이면 히카루, 딸이면 히카리로 하는 게 어때요? 한자는 다이키(大輝)의 키(輝)로. "
" 내 이름이냐? 그러면 난 료타(涼太)의 료(涼)를 따서 아들이면 료, 딸이면 스즈. "

그 때 침대 옆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휴대전화가 몇 번 울렸다. 메일 수신음이었다. 아오미네는 몸을 살짝 비틀어 휴대전화를 집어 메일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큰 소리로 웃었다. 왜 그러냐는 키세의 말에 아오미네는 휴대전화 화면을 키세에게 보여주었다. 온 메일은 전부 중학교 때부터의 친구들에게서 온 것이었다. 미도리마에게서 듣기라도 한 듯 그들은 전부 같은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다이키, 료타. 축하한다.】
【아오미네 군, 키세 군. 축하드립니다.】
【미네칭, 키세칭. 축하.】
【다이 쨩, 키 쨩. 축하해.】

그건 소중한 친구들에게 다시 찾아온 새 생명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내용이었다.









새해 첫 청황 'ㅅ'
얼마 전 픽시브에서 모 연성을 본 후로 이런 내용을 쓰고 싶어서 후다닥. 그렇다고 아예 갑툭튀한 건 아니고 2세들 설정과 연결됨

1. 본문에 나오는 '장미과'는 남남커플이 가는 산부인과. (여여는 백합, 노말은 해바라기)
2. 본문에 나오는 '약'이란 동성커플/부부이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약 (남남은 부인, 여여는 남편이 먹음). 한 달에 한 번씩 12번을 먹어야 하는데 키세는 그 약이 몸에 잘 받는다는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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