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쿠로코의 농구 타카오 카즈나리x미도리마 신타로




" 안녕, 신 쨩."
" 어라, 미도리마? 와, 오랜만이네. "




" 휴강할 거면 미리 연락을 좀 주던가…, 어라? "

그렇게 중얼거리던 타카오는 바지 주머니를 뒤적여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온 것은 메일, 보낸 사람은 緑間(미도리마)라고 되어 있었다. 제목도 없는 그 메일의 내용은 간단했다.

「오늘 우리 집에 와라. 한 잔 마시자. 용무가 있다면 안 와도 되고.」

메일을 보고 흐음, 한 타카오는 가방을 고쳐매며 키패드를 눌렀다. 여전히 츤데레라니까. 타카오는 그런 생각에 슬쩍 웃었다.

「안주는 있고? 없으면 사 가고.」




" 미도리마, 나 왔어. "

타카오의 목소리에 쇼파 앞에서 혼자 마시고 있던 미도리마가 고개를 들었다. 타카오는 테이블 위에 놓인 술병을 보고 놀라 황급히 안으로 들어갔다.

" 어이, 미도리마. 혼자 벌써 이렇게나 마신 거야? 아무리 술이 강하다지만 너무 많이 마시는 것 아냐? "
" 아무렇지도 않아."

말과는 달리 미도리마의 얼굴은 붉어져 있었다. 타카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가방을 내려놓고 미도리마의 옆에 앉아 아직 따지 않은 병 중 하나를 집어들었다.

" 근데 오늘 무슨 일 있어? 왜 이 대낮부터 술을 다 마시고. "
" 별 것 아냐. "
" 흐음, 그래? "

슬쩍 미도리마를 본 타카오는 다시 앞을 보고는 병을 입에 가져갔다. 분명 무슨 일이 있어. 타카오는 오늘따라 쓰게 느껴지는 술을 억지로 넘겼다.

" 타카오. "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타카오가 고개를 돌리니 어느샌가 들고 있었던 병을 놓은 미도리마가 타카오를 보고 있었다.

" 미도리마? "
" 또 그렇게 부르는 거냐? "
" 미도…리마? "
" 너와 나 사이는 졸업과 동시에 끝나는 거였냐? "

미도리마의 그 말에 타카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신…쨩? "
" 타카오… 나는…. "

미도리마는 말을 마치지도 못하고 타카오의 어깨에 기대 옅은 숨소리를 내었다. 역시 취한 거였나. 그럼 그렇지. 미도리마가 그런 말을 제정신에 할 리가…. 빈 병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려던 타카오의 손이 순간 멈추었다.

" 설마…. "




" 아, 신 쨩. 좋은 아침. "

다음 날 아침, 안경을 밀어올리며 방에서 나온 미도리마는 눈을 의심했다. 타카오가 웃으며 자신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어제 그게 꿈이 아니었던 건가? 타카오에게 이상한 말을 했던 걸 어렴풋 기억하고 있는 미도리마는 얼굴을 붉혔다.

" 뭐, 뭐냐. 그 이상한 호칭은. "
" 이상하다니, 너무하네. 고등학교 3년 내내 이렇게 불렀는데. 그리고 어제, 왜 이렇게 안 부르냐고 한 건 신 쨩이었어. "
" 내, 내가? "

타카오는 당황하는 미도리마에게 다가가 그를 껴안았다.

" 술에 취해서 진심 털어놓는 신 쨩, 진짜 귀여웠어. "
" 시, 시끄러워! "









2013년 3월 3일 오전 3시 27분에 완성한 글.
이번에도 이글루스랑 티스토리에 먼저 올라가고 네이버에는 나중에 올라갑니다.

그나저나 뭘 쓰고 싶었던 거지, 난?
문득 '술'이라는 소재가 끌려서 쓰기 시작했는데… 이상해 ( ;ω ;)
새벽이라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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