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entine




" 뭐고, 이 손은? "

윤이는 자신을 향해 손을 내미는 선우에게 물었다. 윤이와 선우는 각자의 집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이었다. 윤이네 집 맞은 편이 선우네 집. 둘의 집은 일 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 뭐긴 뭐고, 초콜렛 달라카는 거지. "
" 내가 왜 니한테 초콜렛을 주노? "
" 내일이 발렌타인 아이가. "
" 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서 발렌타인은 여자가 남자한테 주는 날로 알고 있는데. "
" 그러니까 니가 내한테 줘야지. "
" 내도 남자다, 임마! "

윤이는 주먹으로 선우의 배를 한 번 때린 뒤 현관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배를 감싸쥔 선우도 나중에 보자고 하고는 현관 문고리를 잡았다.




" 다녀왔습니다! "
" 어, 이제 오나? "

안으로 들어온 윤이를 맞이한 건 윤이의 형인 준이와 동생인 유였다. 둘은 쇼파에 앉아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 뭐 먹노? "
" 아, 이거? 배가 고프길래 뭐 먹을 것 없나하고 냉장고 뒤졌는데 냉동실에 있더라. 유도 배고프다길래 같이 먹고 있었다. 니도 먹을래? "
" 뭔데? 뭔데? 안 그래도 배 고팠는…. "

진짜 배가 고팠던 건지 배를 쓱쓱 쓰다듬으며 형과 동생 쪽으로 다가간 윤이는 둘이 먹는 것을 보자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 서 윤, 니 와 그라노? "
" 서 준…, 서 유…. 느그 지금 뭐 먹고 있노? "
" 초콜렛. "
" 서 준. 이거 니가 꺼냈다 캤제? 혹시 냉동실 제일 윗 칸 검은색 봉지 아이더나? "

준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윤이는 남은 초콜렛을 집어들었다.

" 야! 서 윤! "
" 누가 남의 초콜렛 함부로 먹으라 캤노! "
" 그거 형 거였나? 같이 먹자고 하길래 큰형이 가지고 온 건 줄 알고 먹었는데…. "

다른 식구들이 가지고 온 음식은 허락 맡기 전에는 절대로 먹지 않는 유가 준이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 야, 니가 가지고 온 건 줄 알았으면 안 먹었지. 근데 갑자기 웬 초콜렛을 다 사 놨노? "
" 알 거 없다! 그나저나 우얄끼고, 이거?!
" 돈으로 주면 될 거 아이가! 얼만데! "
" 오 만원이다, 내 놔라. "
" 오, 오 만원? "
" 얼른. "

준이는 할 수 없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윤이에게 주었고, 돈을 받은 윤이는 방으로 들어갔다.

" 근데 저 초콜렛, 아무리 봐도 선우 줄라고 산 것 안 같나? "
" 큰형도 그렇게 느꼈나? "
" 이제 그만 튕기고 바로바로 주면 될 낀데…. "









난 분명 대구에서 살고 있는데 왜 사투리 쓰는 게 어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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