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토마토 쥬스, 그리고 와인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세이쥬로, 그 사람은 언제 오나요? "

창 밖을 보고 있던 금빛의 소년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곁에 있는 누군가를 향해 물었다. 소년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창백하였고, 소년의 몸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소년을 보고 있던 붉은 빛 청년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아츠시. 붉은 빛 청년의 부름에 그 옆에 있던 보랏빛 청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일어나 금빛 소년을 끌어 의자에 앉혔다.

" 아츠시? "
" 료타, 또 안 먹었지? "

붉은 빛 청년의 말에 금빛 소년은 몸을 움찔거렸다. 역시. 그러니까 빨리 안 크는 거야. 이미 성장하고도 남을 나이인데, 넌 아직 그 모습 그대로잖아. 하지만 사츠키가 가지고 오는 피는 맛없단 말이에요. 요즘엔 토마토 쥬스도 못 마시게 하고. 금빛 소년은 입을 삐죽였고, 붉은 빛 소년은 한숨을 쉬었다. 할 수 없지. 아츠시, 토마토 쥬스 하나 가지고 와. 알았어. 보랏빛 청년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빠져나갔다.

" 원래대로라면 토마토 쥬스 말고 와인을 줘야겠지만 와인은 아직 료타에게 무리인 것 같으니. "

그 말에 금빛 소년은 만세를 부르며 붉은 빛 청년을 끌어안았다.




" 그렇게 도둑고양이처럼 안 해도 돼. 자니까. "

금빛 소년이 자는 걸 보고 밖으로 나온 붉은 빛 청년은 자신의 성 바로 앞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 나무 뒤에서 밤 풍경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짙은 푸른 빛의 청년이 나왔다. 그렇게 피할 거면 애초에 피를 주지 말던가. 순종이 순종한테 피를 준다는 건 그 순종을 속박하고, 그 순종에게 속박당하겠다는 의미라는 걸 뻔히 알면서. 시끄러. 어쩔 수 없잖아. 그 때 주위에는 아무 것도 없었으니. 그나저나 진짜 잔댔지? 그 말에 붉은 빛 청년은 고개를 끄덕이고 짙은 푸른 빛 청년에게 길을 내어주었다.




" 료타…. "

금빛 소년의 방에 들어온 짙은 푸른 빛 청년은 소년의 이름을 부르며 그 창백한 뺨을 조심스레 쓸었다. 요즘 몸이 약해져서 그런지 자더라도 다른 때보다 빨리 깨더라. 조금 전 들은 붉은 빛 청년의 말을 떠올린 청년은 칫, 하며 살짝 혀를 찬 뒤 송곳니를 드러내 자신의 손목을 찔렀다. 소년의 입 조금 위에 댄 덕분에 청년의 손목에서 나온 피는 바로 소년의 입으로 들어갔다. 손목을 거둔 청년은 소년의 입가에 묻은 자신의 피를 손가락으로 훔쳤다.

" 료타, 조금만 더 기다려. "









썰 92로 쓰다가 문득 '아, 영원히 함께 2편 늦어지는 것도 그런데 이걸 글로 바꿀까?'라는 생각에서 전환 ㅋㅋ
여기에서 천년 정도 후가 네이버 블로그에 이웃공개로 올렸던 썰 7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