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꿉친구 AU




그들은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부제 : 인터뷰)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얼마 전, 모델이자 배우인 키세 료코가 결혼을 했다. 그녀의 결혼식에는 친인척과 지인 몇몇, 본지를 비롯한 몇몇 언론만 참석하였다. 그런데 거기에서 우리는 반가운 얼굴을 보았다. 바로 키세 료코의 쌍둥이 동생이자 그녀와 같은 모델이었던 키세 료타였다. 프로 농구 선수이기도 했던 그는 몇 년 전 역시 프로 농구 선수인 아오미네 다이키와 사귀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상대인 아오미네보다 매체에 노출이 더 많이 됐던 탓인지 모든 비난은 그에게로 쏠렸고, 결국 키세 료타는 소속되어 있었던 구단에서 방출되기까지 하였다. (모델업은 연애 사실이 발각되고 나서 바로 소속사의 권유로 중단하였다.) 그 후 키세 료타는 미국으로 진출하게 된 아오미네 다이키를 따라 미국으로 간 후 이렇다할 소식이 없었다. 그런 그가 누나 키세 료코의 결혼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본 기자는 그에게 말을 걸려고 했으나, 신부측 친구 대표로 섰던 그는 차례가 끝나자 서둘러 그 자리를 빠져 나갔다. (중략)

 본 기자의 연락을 받은 키세 료타는 순간 당황하는 듯 하였으나 곧 자신은 괜찮지만 혹시 모르니 아오미네 다이키에게도 물어 보겠다며 잠시 수화기를 멀리 하였다. (중략) 키세 료타가 제안한 곳은 제법 큰 농구 경기장 옆에 있는 바였다. 오늘 저기서 다이킷치가 경기하거든요. 끝나면 바로 여기로 오라고 했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맥주잔을 입에 갖다 대었다. ('다이킷치'란 그가 아오미네 다이키를 부르는 호칭이다.)

기자(이하 'I') :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키세 료타(이하 'K') : 미국 처음 왔을 때는 그야말로 좀 바쁘게 지냈죠. 우리 둘 다 영어는 젬병이라 기초적인 회화부터 배워야 했죠. 거기다가 다이킷치는 팀에 적응까지 해야 했으니. 알렉스(알렉산드라 가르시아)와 히무롯치(히무로 타츠야)가 도와줘서 그나마 수고를 덜었어요. 지금 다이킷치는 아시는 대로고 전 평일에는 차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있어요. 주말에는 다이킷치가 쉬니까 저도 쉬고요.

 그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고는 들고 왔던 가방에서 무슨 종이 봉투를 하나 꺼내 본 기자에게 주었다. 그 봉투 안에 들어 있는 건 몇 장의 사진이었다. 나무들이 줄 지어 서 있는 이름 모를 숲. 하늘과 맞닿아 있는 바다. 단순히 풍경을 찍은 사진인데도 마치 직접 그 장소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본 그대로의 느낌을 말하자 키세 료타는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하였다. 그 미소는 그대로였다. 본 기자가 목을 축인 뒤 인터뷰는 이어졌다.

I : 미국행을 결정할 때 망설임은 없으셨나요?
K : 거의 없었다고 봐야죠. (웃음) 실은 그 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거든요. 이제서야 말하는 거지만 저 심하게 스트레스 받으면 완전 망가져요. 잠도 못 자고, 먹을 것도 안 들어가서 거의 아무 것도 못 먹는데 매일 구역질은 나고. 거기다 밤만 되면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덕분에 가족들하고 친구들이 고생 좀 했죠. 아무튼 그랬으니 다이킷치가 미국행 얘기를 꺼냈을 때 바로 OK했죠. 푹 쉬고 싶었거든요.
I :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반대는 않으셨나요?
K : 안 그래도 미국행 얘기를 OK하고 바로 이걸 어떻게 가족들한테 이야기하나 생각했죠. 근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할 걸 미리 알았는지 다이킷치가 가는 길에 가족들을 설득하고 갔더라고요. 저렇게 놔두면 료타 죽을 지도 모른다. 그럴 바에는 그냥 미국 보내는 게 낫지 않겠냐 하면서 말이죠. 지금 생각하면 좀 과장된 표현이죠.

 그는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살짝 붉혔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연인이 자신을 그 정도로 생각해 주었다는 게 기쁜 모양이었다. (중략) 이제 끝났나 보네요. 그의 말에 뒤로 돌아보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경기장을 빠져 나오고 있었다. 이제 곧 오겠네요. 오늘 꽤 고생했을 것 같으니 맛있는 걸 주문해야지. 그렇게 말하고 그가 바 직원을 불렀을 때 본 기자의 뒷쪽에서 료타, 하는 소리가 났다. 아오미네 다이키, 그였다. 아오미네 다이키는 본 기자를 보자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I : 안녕하세요, 아오미네 다이키 씨.
아오미네 다이키(이하 'A') : 안녕하세요. 연락 왔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I : 아, 갑자기 연락 드려서 죄송합니다. 키세 료코 씨의 결혼식에서 료타 씨의 모습을 보니 두 분의 근황이 궁금해서요.
A : 전 뭐 아시다시피 이 쪽에서 여전히 농구하고 있고, 료타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부터였지?
K : 1년 전부터요.
A : 아, 맞다. 그랬지.

 아오미네 다이키는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자연스레 키세 료타의 왼손 위에 자신의 오른손을 올려 놓았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 행동에서 우리, 사랑하고 있어요라는 느낌이 났다. 그런 둘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문득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아오미네 다이키와 키세 료타, 둘의 목에 걸린 목걸이였다. 아니, 정확히는 목걸이가 아니라 목걸이에 걸린 반지였다. 얼핏 보기에도 크기만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똑같은 두 개의 반지.

I : 그건 커플링인가요?
A : 그 비슷한 겁니다.
K : 커플링은 아니고 결혼반지에요.
I : 결혼반지요? 두 분, 결혼 하셨나요?
K : 네, 친구들이 준비해줬는데 깜짝 놀랐어요.
A : 나중에는 좋아서 엄청 울었지, 너.

 아오미네 다이키의 말에 키세 료타는 확 붉어진 얼굴로 다이킷치! 하고 소리를 질렀다. 들키고 싶지 않은 과거인 듯 했다. 료타가 료코 결혼식 보면서 부러워 하는 게 눈에 보였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반지 사서 근사하게 프로포즈하려고 했었는데. 다이킷치 눈에 그게 보일 정도면 테츠얏치(쿠로코 테츠야)는 알아차리고도 남았죠. 그거, 테츠얏치가 계획한 거라면서요. (중략) 그렇게 인터뷰와 대화가 이어지던 중 익숙한 이름들이 계속 나오니 궁금한 게 생겼다.

I : 아까부터 익숙한 이름들이 나와서 궁금해졌는데, 혹시 일본에 돌아오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K : 아….

 그 질문에 키세 료타는 움찔거렸다. 물어서는 안 될 질문이라도 한 것인지 키세 료타는 고개를 숙이고는 아오미네 다이키의 손을 꼭 잡았고, 그런 연인의 행동을 본 아오미네 다이키가 대신 답하였다.

A : 아까 료타한테도 미국행에 대한 망설임은 없었냐고 물으셨었나요?
I : 네, 뭐.
A : 그러면 쉬고 싶었다는 얘기도 들으셨겠군요.
I : 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다고….

 아오미네 다이키는 말을 이어갔다.

A : 당시 료타한테 쏟아진 보이지 않는 비난도 물론 있었지만…. 료타, 말해도 돼?
K : 괜찮아.
A : 한 마디로 표현하면 폭행. 그것 밖에 표현할 길이 없네요.

 아오미네 다이키는 그렇게 말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마 그 때 상처받는 연인을 바로 옆에서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분해서 그런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세 료타는 그러지 말라는 듯 아오미네 다이키의 팔을 꼬옥 잡았지만 그 역시 동요하고 있는 듯 조금 떨고 있었다.

A : 덕분에 여기 와서도 료타는 한동안 힘들어 했어요. 제가 옆에 없으면 안 될 정도였으니.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죠.
K : 미안, 다이키…. 그 때, 귀찮았지?
A : 바보, 귀찮았으면 여기 데리고 오지도 않았어. 그렇게 날 몰라?

 아오미네 다이키는 주먹을 쥔 손등으로 키세 료타의 이마를 살짝 쳤다. 다시 아까의 분위기로 돌아간 둘을 보며 속으로 다음 질문은 뭘로 할까 생각하던 본 기자는 더 이상 질문거리가 없다는 걸 깨닫고 마지막으로 남겨두었던 질문을 둘에게 하였다.

I :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 : 마지막 질문인가요? 음…, 역시 이 말 밖에는 없네요. 다이킷치, 항상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좋아해요!
A : 나야말로 언제나 날 봐줘서 고마워. 그리고 나도 좋아한다, 료타.

 둘은 사랑한다고 하지 않고 좋아한다고 하였다. 이유를 물으니 키세 료타는 좋아한다고 하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하였다. 그 질문을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며 일어나는 본 기자에게 키세 료타는 자신의 명함을 주며 미국에 있는 동안 언제든지 연락하면 반겨주겠다고 하였다. 출국하기 전날에는 자신들의 집에 묶고 가라는 말과 함께. 알겠다는 말을 하며 본 기자와 둘은 그 자리에서 헤어졌다.




" 헤어졌다. interview and edit by Satsuki Momoi. "
" 헤어지긴 무슨! 그 자리에서 바로 근처 호텔에 있던 애들 다 불러서 갈 때까지 우리 집에서 머문 주제에! "

료타가 잡지를 다 읽자 다이키는 바로 잡지를 집어 바닥에 던졌다. 그런 다이키의 행동에 료타는 하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었다. 사츠킷치, 완전 대박! 난 진짜 테츠얏치하고 다 왔을 줄 몰랐다니까! 테츠얏치하고 다 왔을 때의 다이킷치 표정을 사진으로 찍었어야 했는데! 료타는 그 때를 생각하면 즐거운 건지 쇼파에 배를 깔고 누워 박장대소를 하였다. 방금까지 둘이 읽고 았던 건 일본에서 꽤 알아주는 잡지였다. 사츠키는 그 잡지의 에디터로, 료코와 아는 사이라는 이유로 이번에 미국까지 와서 다이키와 료타를 취재하게 된 것이었다.

" 아, 진짜. 모모이 사츠키. 일본 갈 일 있으면 두고 보자. "
" 난 즐거웠는데 왜? "

아직 웃음이 남아있는 료타의 말에 다이키는 그의 옆에 앉아 료타의 목에 팔을 둘렀다. 정말 즐거웠냐? 응, 간만에 다들 모여서 시끌벅적하고 좋았어. 료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이키에게 기댔고, 다이키는 료타를 더욱 더 끌어안았다.

" 아직도 일본 가는 게 겁나? "
" 음…, 조금. 아직은 아니겠구나 싶더라고. "

료타의 말에 다이키는 바로 료코의 결혼식을 회상했다. 료타가 앞에 서자 웅성거렸던 신랑측 사람들. 납득이 간 건지 다이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길…다. 단편을 이렇게 길게 쓴 적이 있던가.
근데 아마 그동안 썼던 썰을 안 봤으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듯. (본격 불친절한 글.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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