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다시

 

 

 

 

VAZZROCK 마미야 타카아키x키라 오우카

 

 

 

 

“오, 아침부터 열심히 움직이네.”

“늦어, ‘길드 마스터’.”

 

잠에서 깬 지 얼마 안 되는지 타이를 정리하며 나오는 타카아키를 보며 그 대신 지휘를 하고 있던 오우카가 일부러 그렇게 부르며 짧은 불평을 하였고, 자주 있던 일이라 오우카가 그러는 것이 익숙한 타카아키는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였다.

 

“오늘은 일찍 움직이는 걸 보니 중요한 건인가 봐.”

“새벽 즈음에 나한테 육합의 기계 새가 왔었어. 헤머타이트, 모가나이트, 루비, 토파즈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가지고. 그 외에도 다른 쪽에서도 몇 건.”

“카자토리가? 레이지나 아유무 쪽인가, 그럼? 근데 왜 나한테로 직접 안 오고 오우카한테?”

“마스터 회의에서 어제 늦게 돌아왔잖아. 그렇다는 건 그쪽 마스터도 마찬가지겠지. 그래서 피곤할까봐 나한테 보낸 거고.”

 

타카아키는 작게 아, 했다.

각자 생활 방식은 다르더라도 마스터 연합 관련, 특히 마스터 회의는 어느 길드 마스터라도 빠질 수가 없는 것이었다.

 

“이제부터는 내가 할 테니까 오우카는 가서 쉬기라도 해. 새벽부터 메시지 체크한다고 별로 못 잤을 것 아냐.”

“이 정도는.”

“괜찮으니까, 괜찮으니까. 다른 사람들한테는 내가 말해 놓을 테니.”

 

오우카의 몸을 아지트 쪽으로 돌려 그 등을 밀며 타카아키가 그렇게 말하자 곧 오우카는 스스로 걷겠다면서 타카아키의 팔을 뿌리치고 아지트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푹 자고 나중에 봐, 오우카.”

“한 시간 정도야.”

“더 자도 되는데. 다녀 와.”

 

오우카의 등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몸을 돌려 모두가 주문받은 광석을 탐색하는 쪽으로 가려던 타카아키는 곧 자신의 뒤쪽에서 나는, 높이 쌓아두었던 무언가가 조금씩 무너지려 하는 소리에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돌려 혹시나 필요할까 싶어 쌓아두곤 했던 자재들 쪽을 보았다.

다른 날보다 조금 강하게 부는 바람에 오우카가 지나가는 바로 옆에 놓아두었던 자재들이 조금씩 자리를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오우카!”

 

큰 소리로 오우카를 부른 타카아키는 바로 그 쪽으로 달려갔고, 그 목소리에 탐색을 하고 있던 다른 길드 멤버들도 손을 멈추고 두 사람에게로 달려갔다.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한 자재들보다 먼저 오우카의 곁으로 간 타카아키는 오우카의 몸을 있는 힘껏 밀쳐 그 자리에서 벗어나게 하였지만, 떨어지는 자재가 하나 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은 차마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해 떨어지는 자재 밑에 깔리게 되었다.

 

“타카아키!”

“타카아키 씨!”

 

바로 옆에 있던 오우카와 제일 먼저 달려온 유우마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타카아키는 있는 힘을 다 해 그 쪽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짓고는 곧 눈을 감았다.

 

“타카아키!”

 

 

 

 

포근한 느낌이 들어 눈을 뜬 타카아키는 자신이 온 사방이 하얀 곳에 떠 있다는 것을 깨닫자 바로 그 곳이 자신의 의식 속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럼 죽지는 않았다는 소리인데. 그나저나 오우카는 무사하려나? 유우마랑 같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는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주변이 조금 전보다 더 환해져 그에 타카아키가 눈을 조금 찡그렸고 곧 누군가의 하얀 실루엣이 나타났다.

 

“다행이다.”

 

그 실루엣의 목소리는 타카아키에게 아주 익숙한 목소리였다.

 

“오우, 카?”

 

타카아키가 목소리 주인의 이름을 말하자 그 실루엣은 점점 뚜렷해져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 모습은 타카아키가 짐작한 목소리의 주인이었지만 그가 아는 것과는 달리 두 쌍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난 네가 알고 있는 사람과는 다른 존재.”

“다른 존재?”

“난 기원이 되는 세계의 그.”

 

기원이 되는 세계, 라는 단어에 타카아키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그 오우카는 타카아카의 곁에 다가와 그의 뺨을 슬쩍 만졌다.

그러자 타카아키의 머릿속에 어떤 장면들이 영화처럼 밀려들어왔다.

검은 날개를 가진 자신과 하얀 날개를 가진 오우카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곧 검은 날개의 자신이 소멸하고 멍하니 있던 하얀 날개의 오우카는 곧 어디론가 향했다.

 

“이건?”

“내 기억. 그래서 모든 세상의 나와 같이 있는 모든 세상의 그를 잃고 싶지 않았어. 진짜 늦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 목소리가 조금 전보다 작아졌다는 걸 깨달은 타카아키가 하얀 날개의 오우카를 다시 보자 하얀 날개의 오우카는 조금씩 투명해지고 있었다.

 

“너.”

“모든 세상의 그를 구하는 건 네가 마지막이었어. 덕분에 그와 다시 만나는 게 빨라졌나 봐.”

“그 말은….”

 

하얀 날개의 오우카는 환하게 웃어 보였고 그와 동시에 그 공간은 다시 환하게 밝아졌다.

 

 

 

 

타카아키는 눈을 천천히 떠 위에 보이는 회색 천장을 보고 눈을 두어 번 깜박였다.

 

“타카아키!”

“타카아키 씨!”

 

옆에서 들린 두 목소리에 타카아키가 고개를 돌리자 바로 옆에 있던 오우카와 유우마가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울었던 것인지 코를 훌쩍이는 나오스케와 눈이 붉어진 후타바가 있었다.

잇사는 등을 돌리고 있었지만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라고 그를 보는 후타바의 말을 보아 그 또한 걱정을 한 모양이었다.

 

“이틀 동안 안 깨어나셔서 걱정했어요.”

“이틀?”

 

타카아키는 그제야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에서 통증을 느껴 작게 신음을 내었고 그걸 본 오우카는 고개를 푹 숙였다.

 

“오우카?”

“미안해, 나 때문에.”

“어, 그게, 타카아키 씨의 왼팔과 오른쪽 다리 말인데요. 부상이 심해서 의수랑 의족으로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고. 그 말을 들은 후부터 오우카 씨께서 계속….”

 

유우마가 하려던 말은 듣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던 타카아키는 부상이 그렇게 심하지 않은 오른팔을 들어 오우카의 뺨에 대고 그 얼굴을 들어 올렸다.

오우카의 눈은 어느새 다시 젖어 있었다.

 

“죽지는 않았으니 괜찮잖아. 그리고 의수랑 의족을 달면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다시 움직일 수 있으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마, 오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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