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편에서 3년 정도 후 / 사귀지 시작한 지 얼마 안 됨

 

 

 

 

작은 데이트

 

 

 

 

가면라이더 이그제이드 한시완x강인준

 

 

 

 

「한시완.」

"강인준?"

 

늦은 시간, 조용한 자신의 병원에 벨 소리가 울려 받은 전화 속 목소리는 좀처럼 먼저 걸지 않는 사람의 것이었다.

상대방이 아무도 없을 시간을 골라 자신에게 전화를 용건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던 중 그가 자신과의 교제를 승낙했을 때에 내건 조건을 떠올리며 슬쩍 입 꼬리를 올렸다.

 

“별일이네. 네가 이 시간에 나한테 먼저 전화를 하다니.”

「…누구한테도 방해 받지 않고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야. 내일, 시간 괜찮아?」

“시간?”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것에 희열을 느껴 슬쩍 미소를 지었던 시완은 바로 이어지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점심시간에 너와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내일 정오에 병원으로 와.」

“…알았어.”

 

뚝, 하는 통화 종료 소리가 들린 후에도 시완은 휴대전화를 잠시 그대로 들고 있었다.

 

 

 

 

“어라? 저 사람, 시완 씨 아니예요?”

“응?“

 

안 보이는 환자를 찾기 위해 은설과 함께 병원 안과 바깥을 돌아다니던 명호는 병원 입구 기둥에 기대어 있는 시완을 가리켰다.

 

“어, 진짜네. 바로 들어오면 될 텐데 왜 저기 있지?”

“혹시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 아, 빨리 환자를 찾지 않으면 점심시간 시작되겠어. 명호야.”

“아, 네!”

 

문득 시계를 보며 서두르자며 가려던 쪽으로 걷기 시작한 은설과 그 뒤를 따라 걷기 시작한 명호는 몰랐다.

자신들이 그 자리를 뜬 후 기둥에 기대어 있던 시완이 한숨을 한 번 쉬더니 어딘가로 갔다는 것을.

 

 

 

 

병원 입구에서 시계를 보고는 곧 다시 고개를 들어 이리저리 둘러보던 인준은 곧 기다리던 사람의 모습이 보여 그에게로 다가갔다.

 

“늦어.”

“알았다고는 했지만, 제 시간에 오겠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시완의 말에 인준은 그를 잠시 바라본 뒤 몸을 돌려 걷기 시작했고, 시완 역시 그런 인준의 뒷모습을 보며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어라, 시완 씨? 아직 여기 계셨네요. 한 30분 전에도 여기 계시는 것 봤는데.”

“근데 아까는 저기 기둥 쪽에 있었는데? 어디 갔다가 온 거야?”

“시끄러워, 이그제이드. 뽀삐 삐뽀빠뽀.”

 

자신들의 곁을 은설과 함께 지나가던 명호가 꺼낸 '아직 여기'라는 단어에 인준은 고개를 획하니 돌려 시완을 보았지만, 시완은 조금 얼굴을 구긴 채로 명호와 은설을 보고 있었다.

 

“…한시완은 내가 불렀어.”

“아, 그러셨던 거군요? 그럼 저희는 실례할게요.”

 

 

 

 

“기다렸던 거야?”

 

다니는 사람들이 적은 병원 뒤쪽으로 향하며 인준이 뒤도 안 돌아보고 그렇게 말하자 시완은 조금 앞서 있는 인준이 눈치 못 챌 정도로 아주 작은 소리를 내어 웃었다.

 

“마침 일이 생겨서 일찍 나왔는데 그 일이 일찍 끝난 것뿐이야.”

“…도명호와 뽀삐 삐뽀빠뽀가 했던 말하고 안 맞아.”

 

인준은 걸음을 멈추고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아, 역시 천재 도련님은 못 속이나. 그래, 널 기다렸어. 나 때문에 놀라는 얼굴을 한 번 볼까 하고, 결국 내 성격에 안 맞아서 다른 곳에 잠깐 갔다 왔지만.”

 

시완의 말을 다 들은 인준은 다시 앞을 보았지만 시완은 그가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근데, 네가 나와 같이 가고 싶다는 곳은 어디야?”

“아, 아아. 다 왔어. 바로 저기야.”

 

인준이 가리킨 곳은 병원 뒷문으로 나와 조금 걸으면 나오는 작은 카페였다.

 

“카페?”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케이크랑 커피를 먹어 봤는데, 전에 그쪽에 갔을 때 내려준 커피랑 맛이 비슷해서 그 뒤로 종종 가고 있어. 그래서 너도 마음에 들지 않을까 생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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