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츠키 하지메 생일 기념 글

※ 태극전기 AU

http://blog.naver.com/anhyunhwi/220862160202 / http://yellowharu.tistory.com/1768 기반이긴 하지만 딱히 안 봐도 상관은 없음





A​nniversary





츠키우타 야요이 하루x무츠키 하지메





평소와는 다른 온기에 눈을 뜬 하지메가 제일 먼저 본 것은 언제나처럼 옆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 서로 껴안은 채로 자고 있는 사사쿠마 두 마리였다.

하지메가 일어났다는 걸 깨달은 것인지 눈을 뜬 사사쿠마들이 그의 곁으로 다가가자 하지메는 둘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살짝 웃었다.


“하쥬, 좋은 아침. 하루루도 좋은 아침. …그런데 하루는?”


그 말에 자신에게 붙어 있던 하루루가 침대 옆 테이블을 가리키자 눈을 몇 번 깜박인 하지메는 곧 그 위에 종이 한 장이 놓여 있다는 걸 깨닫고는 손을 뻗어 그걸 집어 들었다.


「이걸 본다는 건 일어났다는 거겠지? 움직일 수 있을 정도가 되면 하쥬랑 하루루 데리고 요루네 가게로 와. 아, 어제는 미안했어. -하루-」


어딜 가던 꼭 데리고 다니던 하쥬도 떼어놓을 일이 뭐가 있나 싶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고는 양 팔을 맞잡아 위로 쭈욱 뻗은 후 침대를 내려와 몸을 크게 한번 움직인 뒤 입고 있던 잠옷을 벗고 옷걸이에 반듯하게 걸려있는 옷으로 갈아입은 하지메는 곧 자신에게로 다가온 하쥬와 하루루를 안고 다시 침대에 앉았다.


“슬슬 가야겠으니 너희도 준비를 해야지?”





“하루! 다 됐어!”

“이거, 어디에 놓으면 될까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넓고 큰 목재 테이블 위 여기저기를 장식하고 있던 하루가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카이와 요우가 커다란 떡시루를 들고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고 있었고, 조그마한 떡 몇 개가 놓인 쟁반을 든 아오이가 그 뒤를 따랐다.


“아, 그거 여기에 놓으면 돼. 역시 그런 건 주인공들 앞에 있어야지.”


하루가 가리킨 건 테이블의 상석에 있는 큰 접시였는데, 그 옆에는 큰 의자 하나와 그 양 옆으로 어린아이들이 앉을 만한 작은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카이와 요우가 그 접시 위에 들고 온 떡시루를 거꾸로 놓고 살살 흔들며 들어 올리자, 금방 쪄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새하얀 떡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 역시 카이하고 요루! 완벽하네! ”

“하루 씨, 여기 부탁하신 거예요.”


아오이가 들고 온 쟁반을 하루에게 보이자 빈 시루를 옆으로 치워놓은 카이와 요우도 그들의 곁으로 다가와 쟁반 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오오, 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오이가 하루의 부탁을 받고 준비한 것은 먹어도 괜찮은 염료로 색을 내어 만든, 곧 올 셋을 닮은 작은 떡이었다.


“역시 아오이 쨩.”

“요우 말대로 역시 아오이 군이네. 잘 만들었어.”


그렇게 말하며 하루가 고개를 끄덕이자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쉰 아오이는 요우에게 접시를 건넨 뒤 떡들을 하나하나 조심스레 큰 떡 위에 올려놓았다.


“아오이!”


가게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 아오이가 그 쪽을 보자 작은 접시를 든 요루가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로 다가왔고 각기 다른 접시를 든 카케루와 코이, 루이, 이쿠가 그 뒤를 따라 가게에서 나오고 있었다.


“요루? 왜 그래?”

“이거, 안 가지고 갔어.”


요루가 들고 온 접시를 본 아오이는 멋쩍게 웃었고, 아오이의 조금 뒤에 있던 하루는 뭔가 하고 고개를 조금 내밀었다.

그 사이 요루의 뒤를 따른 넷은 한 명씩 카이와 요우에게 자신들이 들고 온 접시를 주었고, 그걸 받아든 카이와 요우는 테이블 이곳저곳에 보기 좋게 놓았다.


“와아. 이거, 나?”


요루가 들고 온 것은, 아오이가 가지고 온 것처럼, 먹을 수 있는 염료로 색을 내어 만든 떡이었는데 하루를 본떠서 만든 것인지 그와 닮아 있었다.

하지메를 닮은 떡 왼쪽에 하루를 닮은 떡을 놓으며 아오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요루는 아오이의 제안이라고 덧붙였다.


“아오이 군의 제안?”

“아, 네. 하루 씨한테 오늘 계획을 들은 후에 생각한 거예요. 이왕이면 가족 다 모여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아, 괜한 일을 한 거라면 죄송해요.”

“아니, 오히려 내가 생각 못 했던 걸 생각해서 이렇게 챙겨주니까 기쁜 걸? 가족이라….”


하루는 손가락으로 자신들을 닮은 작은 떡을 하나씩 살짝살짝 만지며 미소를 지었다.


“근데 아라타는? 아까부터 안 보이는데? 설마 땡땡이?”


마지막으로 들고 온 접시를 테이블 빈자리에 놓은 후 손을 가볍게 털며 주위를 둘러본 요우가 그렇게 말하자 아오이는 살짝 웃으며 아니야, 라고 하였다.


“아라타는 하지메 씨 마중하러 갔어. 슬슬 오실 시간 된 것 같아서 아까 하루 씨가 보냈어.”





“하지메 씨.”


어깨에 태운 하쥬와 품에 안은 하루루가 장난치는 것을 미소 지은 얼굴로 바라보며 마을 깊숙한 곳에 위치한 집에서 요루의 가게로 가던 하지메는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고, 하지메의 고개가 움직이는 걸 본 하쥬와 하루루도 고개를 위로 들었다.


“아라타.”


나무 위에 앉아 있던 아라타는 살짝 고갯짓을 한 뒤 사뿐하게 밑으로 내려와 양 손으로 하쥬와 하루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마중 나왔어요.”

“마중?”

“네, 하루 씨가 아무래도 하지메 씨 혼자 둘 다 데리고 오는 건 무리일 거라고 하셔서. 하쥬, 이리 와.”


아라타는 그렇게 말하며 하지메의 어깨에 있던 하쥬를 안아 올렸고, 하쥬는 기쁜지 뀨! 하고 짧고 경쾌한 소리를 내었다.


“그렇다면 데리고 가면 될 것을.”

“요루네 가게에 가 보시면 알 거예요. 왜 하루 씨가 하쥬를 안 데리고 가셨는지.”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린 아라타는 품에 안은 하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아라타의 말에 하지메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넌 알고 있어? 하루가 왜 하쥬를 두고 혼자 갔는지.”

“네, 하지만 말은 못 해요. 하루 씨랑 약속했으니까.”


조금 힘이 들어간 아라타의 목소리에 작게 웃은 하지메는 그가 그러는 것처럼 품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하루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아라타의 뒤를 따랐다.





“슌! 너, 이제까지 어디 갔다 온 거야?!”


요우의 큰 목소리에 다들 그 쪽으로 보자 슌이 옷을 탁탁 털며 가게 쪽으로 오고 있었다.

슌은 요우에게 자기는 큰일을 하고 왔는데 너무하다고 하면서 슬쩍 웃고는 테이블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이런, 이미 준비는 다 끝난 모양이네?”

“그러니까 늦었다고 했잖아!”

“요, 요우….”


버럭 소리를 지르는 요우와 말리는 요루를 뒤로 하고 자신이 앉으려고 생각한 자리 쪽으로 간 슌에게 하루가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을 걸었다.


“또 나온 거야?”

“아아.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그냥 한 번에 처리하고 공주님들이 계신 곳까지 결계 쳤어. 덕분에 피곤하네.”

“후후, 수고했고 고마워.”

“별 말씀을. 하지메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야.”


그렇게 말하며 살짝 윙크를 하는 슌을 보며 살짝 웃은 하루는 곧 들려오는 발소리에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메 씨 모시고 왔어요.”

“뀨우!”


자신을 보고 좋아하는 하쥬를 향해 하루가 양 팔을 벌리자 아라타가 내려놓기도 전에 하쥬는 그의 품을 빠져 나와 하루에게로 향했고, 하쥬를 안은 하루는 뒤이어 오는 하지메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좋은 아침, 하지메.”

“이제 점심이잖아.”


그렇게 말하며 하지메가 자신을 살짝 흘기자 하루는 멋쩍게 웃고는 품에 있는 하쥬의 팔을 살짝 잡아 흔들었다.


“하지메, 하루가 미안하대요오.”

“풉, 이제 됐어. …그런데 이건?”


목소리를 조금 바꾸어 하쥬가 말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하루를 보며 살짝 웃은 하지메는 그제야 테이블에 놓인 요리들이 눈에 들어온 것인지 테이블을 가리키며 물었고, 하지메의 품에 안긴 하루루도 궁금한 것인지 눈을 깜박였다.


“자아, 주인공들도 때 맞춰 왔으니 슬슬 시작할까. 하지메랑 하루루는 여기.”


하지메의 등을 밀어 상석에 놓은 의자로 안내한 슌은 곧 그의 품에 있던 하루루를 안아 올려 그 옆 작은 의자에 앉혔고, 그 뒤를 따라온 하루도 자신의 품에 있던 하쥬를 안아 올려 다른 작은 의자에 앉혔다.


“하쥬는 여기에.”

“아아, 지금부터 무츠키 하지메와 하쥬, 하루루의 생일 파티를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자리에 앉아주세요.”


짧게 울리는 슌의 박수 소리에 서 있던 사람들 모두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고, 하지메는 상황 파악이 덜 된 것인지 슌만 바라보았다.


“놀랐어? 하루가 기획한 거야.”

“하루가?”


그 말에 하지메가 하루를 보니 하쥬의 앞에 사사쿠마용 음식을 먹기 좋게 잘라서 놓아주던 하루는 그를 보고 생긋 웃었다.


“우리가 계약한 날이 하지메 생일이라고 해서 늘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계약한 날이 그 날이니 마침 하쥬랑 하루루 생일이 되기도 하고 말이지.”

“그래?”


태어나서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생일을 몇 번 겪어서인지 생일이라는 단어에 들뜬 듯 하쥬와 하루루는 자신들의 앞에 놓인 음식들과 하지메를 번갈아 보았고, 작게 미소를 짓고 둘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은 하지메가 앞을 보니 슌과 하루를 포함한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하쥬와 하루루 생일까지 챙겨줘서 고맙다. 잘 먹을게.”


그 다정한 목소리가 끝나자 자리에 있던 모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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