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로코의 농구 카가미 타이가 & 아오미네 다이키 생일 축하 글
※ 하지만 청황 메인( '')
※ 청황 말고도 화흑, 적강, 고녹, 자빙, 홍재, 알렉스, 모모이도 등장합니다.
※ 이 글에는 나오지 않지만 엽궁도 그 근처로 놀러왔다는 설정입니다.
※ 늘 그랬듯 캐붕




August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카가미 타이가x쿠로코 테츠야 & 아카시 세이쥬로x후리하타 코우키 & 타카오 카즈나리x미도리마 신타로 & 무라사키바라 아츠시x히무로 타츠야 & 니지무라 슈조x하이자키 쇼고




" 어? 다이 쨩도 어느새 자네? "

한창 쿠로코와 바깥 풍경을 찍다가 문득 뒷자리를 본 모모이의 말에 쿠로코도 뒷좌석을 보았다. 아오미네는 왼손으로는 자신의 어깨에 기댄 키세의 머리를 지탱하고 오른손으로는 키세의 왼손을 잡고 있었다.




" 키 쨩이 버스에 타자마자 자는 일도 다 있네. "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쿠로코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모모이가 아오미네와 키세가 앉은 뒷자리를 보았다. 키세는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자마자 아오미네에게 기대 자기 시작했다. 아오미네는 혹여나 키세가 불편할까 왼쪽 팔을 키세의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

" 이 녀석, 요 며칠 더위 먹어서 먹는 것도 잘 못 먹더라고. 그리고 오늘 새벽까지 촬영하기도 했고. "

아오미네는 그렇게 말하며 내려온 키세의 앞머리를 넘겨주었다.




" 아오미네 군도 피곤한 것 같았으니까요. 그나저나 모모이 씨…. "

쿠로코는 뒤돌아 앉은 모모이를 불러 뭔가 보여주었고, 모모이는 기뻐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한편, 반대편에 앉은 카가미는 뚱한 표정으로 창 밖만 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창에 비치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 타이가, 그렇게 sweetheart가 신경 쓰여? 그러면 모모이 쨩한테 말해서 자리 바꿔 달라고 해? 어차피 나도 모모이 쨩하고 여자들끼리의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모모이 쨩! "

알렉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짓까지 하며 모모이를 부르자 쿠로코와 얘기를 하고 있던 모모이가 고개를 들어 이 쪽을 보았다.

" 알렉스, 안 불러도 돼! 그러니까 빨리 앉아 ! "
" 카가밍. 왜 그래? "
" 아, 아무 것도 아니야. "

할 수 없잖아. 나도 떨어져 앉는 건 불만이지만 쿠로코가 먼저 모모이나 다른 녀석들하고 앉겠다고 한 거니까. 알렉스를 얼른 자리에 앉힌 카가미는 작게 중얼거렸다.

" 이제 보니 타이가도 은근히 속이 좁네. "

카가미 바로 뒷자리에 앉은 히무로가 작은 소리로 한 그 말을 들은 것인지 작게 웃었다. 그 말에 카가미는 몸을 획하니 돌려 히무로와 무라사키바라에게 작은 소리로 쿠로코에게는 절대 알리지 말라고 하였다. 그에 무라사키바라는 고개를 획 돌렸다.

" 무라사키바라…. "
" Don't worry, Taiga. 아츠시가 저래 뵈도 남이 부탁하는 건 잘 들어주니까. "
" 무, 무로칭? "




" 뒤쪽은 시끄럽네. "

중간 복도 쪽에 앉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타카오가 손가락으로 박자를 맞추며 중얼거렸고, 미도리마는 그 소리에 읽고 있던 책을 덮어 가방 안에 넣고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 신 쨩? "
" 시끄러워서 도저히 책을 읽을 수가 없다는 거다. 도착하면 깨워라, 타카오. "
" OK. "




버스는 짧지 않은 시간을 달려 어느 숲길에 들어섰다. 조금만 더 가면 우리 별장이야. 이제 곧 바다도 보일 건데. 아카시의 그 말에 바로 옆에 있던 후리하타는 충문에 바싹 붙었다. 차가 조금 더 가니 숲이 걷히며 푸른 바다와 백사장이 나왔다. 후리하타는 그 광경을 보며 탄성을 멈추지 않았다.

" 어이, 슬슬 내릴 준비해라. 곧 도착할 것 같으니까. "

바닥에 놓아둔 조그만 가방을 집어드는 니지무라의 말에 버스 안은 조금씩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미도리마는 이미 깬 지 오래라 버스 안에서 자고 있는 사람은 키세 뿐이었다. 키세가 한 번도 깨지 않고 자는 걸 이상하게 여긴 아오미네는 오른손을 키세의 이마에 가져갔다. 평소보다 조금 뜨거웠다.

" 키세? "

그 목소리는 조금 컸기에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아오미네와 키세에게로 쏠렸다. 아오미네는 키세의 몸을 작게 흔들고 있었다. 아카시와 니지무라가 그 쪽으로 향했다.

" 다이키, 료타가 왜? "
" 이 녀석, 열 있는데. "
" 열? "
" 역시나. "

뭔가 안다는 듯한 아카시의 말에 아오미네는 아카시를 보았다. 나도 그리 자세히 아는 건 아닌데. 아카시는 말을 이었다.

" 요 며칠 동안 료타가 찍은 잡지 화보 테마가 '물에 젖은 남자'라고 하더라고. 근데 료타가 기운이 없어서 사진이 별로 안 좋게 나와서 감독이 계속 다시 촬영했다고 하더라고. "
" 자세히는 모른다더니 자세히 알고 있네, 아카시. 도대체 그런 정보들은 어디서 얻는 거냐? "
" 뭐, 이런 저런 곳에서 얻어 듣는다고 할까요? 아무튼 료타는 못 일어날 것 같으니 다이키 네가 부축하고. "

아오미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키세의 한 쪽 팔을 자신의 어깨에 둘렀다. 아카시가 말을 더 잇기도 전에 옆에 있던 카가미가 키세와 아오미네의 가방을 들었다.




" 으음…. "

몸을 뒤척이던 키세는 그대로 눈을 떠 고개를 약간 옆으로 돌렸다. 보이는 건 창 밖의 풍경. 전혀 모르는 풍경이라 놀란 키세는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피다 침대 옆을 보았다. 아오미네가 키세를 지키기라도 하는 듯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 아오미넷치가 여기 있다는 말은 여기, 아카싯치네 별장인가? "

그 작은 소리에 깬 것인지 아오미네가 기지개를 하며 하품을 하고는 키세의 이마를 만졌다. 열은 어느 정도 내려가 있었다.

" 너 말이지…. "
" 미안해요. "

키세는 슬쩍 웃으며 머리를 살짝 긁었다. 이번 여행, 다들 기대하고 있던 거잖아요. 나도 그렇고, 아오미넷치도 그렇고. 키세의 그 말에 아오미네는 한숨을 한 번 쉬더니 키세의 이마에 콩, 소리가 나게 이마를 갖다 대었다.

" 모두한테 얘기해 놓았으니까 오늘은 푹 쉬고 내일부터 즐기자. 응? "

키세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2013년 8월 26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카가미하고 아오미네 생일 기념으로 8월 안에 뭐 하나 써 볼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워낙 더워서 질질 끌다가 ㅋㅋㅋㅋㅋ 아오미네 생일에는 맞추게 됐네 ㅋㅋㅋㅋㅋㅋ

내용은 언제나 그랬듯 의미불명.
아마 쓸 의욕이 나면 각 커플 사이드로 써 볼 듯? '∀' (확실한 건 아님) 

※ 국민투표 청황 1위 기념 글
※ ...은 아니고 그냥 생각난 내용인데 어쩌다보니 청황이...^0^
※ 예전에 썼던 글에 종종 나왔던 청황네 아이들 '블루'와 '옐로우' 시점
※ 급하게 쓰느라 여전히 짧고 허접 ^0^;




행복한 우리 집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블루! 옐로우! "

익숙한 목소리에 우리 둘은 고개를 그 쪽으로 돌렸다. 누군가가 손을 흔들며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의 아빠들이었다. 언제나 보는 그들이지만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들에게도 달려갔다. 우리가 단숨에 자신들이 있는 곳까지 가자 그들은 우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 둘 다 더 빨라졌네. "
" 매일 아오미넷치하고 같이 달려서 그런 거 아니예요? "
" 난 적당한 속도로 달리는데. "

그건요, 다리가 불편한 아빠를 위한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전달할 방법이 없어서 난 그의 왼쪽 무릎을 내 얼굴로 툭 쳤다. 눈을 동그랗게 뜬 그들은 곧 내 행동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린 것인지 서로를 보며 작게 웃었다.

" 애들이 내 다리 신경 써 준 모양이네요. 똑똑하네, 우리 아들들. "
" 착하네. "

그들은 우리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쓰다듬으며 또 마주 보고 웃었다. 그건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2013년 8월 21일.
트위터에는 달달을 쓰고 싶다고 했는데 이게 달달…인가? ^0^; 

※ 문득 생각난 내용 + 손 가는 대로 쓴 글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366453266948698113 & https://twitter.com/HarukaAHH/status/366453687377342464 & http://blog.naver.com/anhyunhwi/50177273324
※ 청황이라고 표기는 했지만 청황이라고 보기엔 좀 애매할 지도?




TIME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땅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고 있던 키세는 왠지 모를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고는 눈을 몇 번 깜박였다. 주변의 풍경이 조금 전에 봤던 것과는 조금 달라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라? 이 가게는 내가 중학교 들어갈 때 없어졌었는데… 이상하네」

주변을 둘러보며 그렇게 중얼거리던 키세는 옆을 지나가던 사람에게 오늘이 몇년 몇월 며칠인지 물었다. 딸로 보이는 아이의 손을 잡고 있던 그 사람은 키세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곧 오늘의 날짜를 알려주었다.

「19**년 8월 11일인데 왜 그러시는지?」
「아, 그랬었죠. 제가 요즘 더위 때문에 깜박깜박해서요」

그 사람의 대답을 듣고 멍하니 있던 키세는 곧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골목으로 가 가방에 넣어두었던 휴대전화를 꺼내 날짜를 확인하였다. 2013년 8월 11일. 키세가 기억하고 있는 오늘의 날짜였다. 키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진짜냐?」




「어떻게 해야 돌아갈 수 있으려나. 내일 촬영 있는데」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머리를 벅벅 긁은 키세는 곧 목적지를 정했다는 듯 부스를 나와 걷기 시작했다. 키세는 가방 안에 넣어둔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았다. 목이 말랐지만 음료수를 살 수도 없었다. 좋아하는 음료수가 없을 뿐더러 현재 연호가 있는 동전을 꺼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이 쪽으로 가면…」

조금 더 걸은 키세의 눈에 나무로 둘러쌓인 공원이 나왔다. 목적지가 거기였는지 키세는 조금 환한 미소를 짓고 입구로 향했다. 그 때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탕, 탕, 하며 공 튕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낮부터 누가 농구하나?」

그 소리가 농구공 소리라는 걸 금방 알아챈 키세는 누굴까하는 궁금증에 공원 안 코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더운데도 불구하고 코트 안에서 공을 튕기고 있던 사람은 바로 꼬마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팔짱을 끼고 그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키세는 그 꼬마의 얼굴이 보이자 눈을 크게 떴다.

「아오미넷치?」

그 꼬마는 아오미네였다. 동생 아니면 형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오미네는 외동이었다. 마침 공이 키세 쪽으로 굴러왔다. 키세가 공을 집어들자 꼬마 아오미네가 다가왔다. 키세는 공을 내밀었다.

「여기. 근데 그렇게 뛰어다니면 안 더워? 난 조금 걷기만 해도 더운데」

꼬마 아오미네는 씨익 웃었다. 키세가 중학교 때 자주 본 그 미소였다.

「괜찮아, 이 정도는. 어제는 더 더웠는데도 했거든」
「농구 좋아하나 봐?」
「응. 그러는 형은?」

키세는 슬쩍 웃으면서 꼬마 아오미네한테서 공을 다시 뺏어들었다.

「나도 농구 좋아해. 나랑 1on1 할래?」




「굉장해!」

다시 한 번 슛을 성공한 뒤 숨을 몰아쉬는 키세와 바닥에 튕기는 공을 꼬마 아오미네는 번갈아 바라보았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어른들과도 같이 어울려 경기를 했지만, 키세처럼 플레이하는 사람은 없었던 모양이었다. 키세는 그 말에 꼬마 아오미네를 바라보았다. 내가 굉장하다고? 방금 그건 당신이 주로 썼던 방법인데?

「형, 형. 어떻게 하면 형처럼 농구 더 잘할 수 있어?」
「나처럼?」

꼬마 아오미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키세는 꼬마 아오미네를 가만히 보다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건 조금 씁쓸한 미소였다.

「몇 년만 지나면 넌 나보다 훨씬 더 잘하게 될 거야」
「형보다 더?」

키세가 고개를 끄덕이자 꼬마 아오미네는 그 자리에서 폴짝 뛰어 올랐다. 농구를 지금보다 더 잘 하게 될 거라는 말이 기뻤던 모양이었다. 그러다가 곧 공원에 있는 큰 시계를 본 꼬마 아오미네는 슬슬 집에 가야겠다며 바닥에 있는 공을 집어 들었다.

「그럼 형, 안녕!」
「그래, 나중에 또 볼 수 있으면 보자」




꼬마 아오미네의 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걸 확인한 키세는 양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하고는 코트 옆 벤치에 올려둔 윗옷과 가방을 집어 들었다.

「어렸을 때는 아오미넷치도 귀여웠네요. 근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려나?」

그렇게 중얼거리고 일단 공원을 나설 생각으로 출구 쪽으로 향하던 키세는 잠깐 멈춰 서서 손수건으로 땀을 닦다 우연히 하늘을 보았다. 태양이 눈에 들어왔다. 키세는 눈이 부셔 한 쪽 팔을 들었다.

「역시 어려도 아오미넷치는 아오미넷치네요. 아, 지금의 아오미넷치도 보고 싶다」

사람들이 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린 키세는 다시 출구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덥다, 더워. 그렇게 말하며 출구를 빠져나온 키세는 다시 한 번 눈을 몇 번 깜박였다. 주변 풍경이 다시 익숙한 풍경으로 돌아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2013년 8월 13일.

이거, 청황이라고 해도 되겠…지? '∀'
참고로 초반에 나온 부녀는 아이다 부녀 '∀'


피피네 트윗 보고 생각난 것.
피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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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황데이이길래 짧게 쓰는 글입니다. IF 설정기반입니다.
※ 정확히는 트위터의 피피청황(경찰 아오미네&파일럿 키세) 설정입니다.
※ 글쓴이가 태어나서 이제까지 본 공항이라곤 대구공항 밖에 없습니다.
※ 급하게 쓴 거라 허접하고 짧습니다 (언제는 안 그랬겠냐만은 -_-)




어느 휴일의 아침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천천히 눈을 뜬 키세는 눈을 몇 번 더 깜박인 후 고개를 슬쩍 들어 테이블에 놓아둔 시계를 보았다. 9시 30분. 시선을 다시 돌린 키세는 자신의 앞에 있는 누군가를 보고 풉, 하고 웃은 뒤에 그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

" 야! "

찌릿한 고통 때문에 벌떡 일어나는 그를 보며 낄낄 웃은 키세는 몸을 일으켜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 Good morning, 아오미넷치. "
" 좋은 아침, 키세…가 아니고 좀 평범하게 깨울 순 없냐? "
" 간만에 둘 다 쉬는 날인데 자는 얼굴 좀 더 보고 싶잖아요. 아오미넷치는 안 그래요? "

자신을 똑바로 올려다보는 키세의 물음에 아오미네는 뒷머리를 살짝 긁적였다. 내심 자신도 먼저 일어나 키세의 자는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봐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 거 봐. 아오미넷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면서. "

그렇게 말하며 침대 밖으로 나온 키세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 오늘 뭐하려고 했었지? "

토스트를 한 입 베어먹으며 아오미네가 키세에게 물었다. 키세는 시선을 왼쪽 위로 두고 조금 생각하더니 금방 생각났다는 듯 아, 했다.

" 오늘 우리 공항하고 아오미넷치네 서하고 같이 어린이날 이벤트하기로 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
" 뭐, 우리 서가 너희 공항 근처에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나. "
" 일단 말 먼저 꺼낸 건 서장님이니 공항 업무에 크게 지장되는 것 아니면 다 OK라고 하시더라고요. "

키세는 그렇게 말하고는 커피를 마저 다 마시고는 접시와 컵을 들고 일어났다.

" 애들 상대하는 거니까 가볍게 입고 나가야겠네? "

이어서 아오미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 전 직원들하고 같이 마트 가서 준비할 것 사 가지고 가기로 했는데. "
" 난 일단 서에 가서 오늘 공항 가는 멤버들하고 같이 가기로 했어. "

준비를 다 한 키세가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차 키를 가지고 나오자 거실 쇼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던 아오미네도 자신의 차 키를 빙빙 돌렸다. 그러면 공항에서 보면 되겠네요. 키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일으켰다.

" 아오미넷치? "

키세의 바로 앞으로 다가간 아오미네는 그대로 키세의 입을 머금었다. 키세는 순간 놀란 듯 눈을 크게 떴지만, 금방 스르르 눈을 감았다.

" 오늘 저녁 때까지는 못 만지니까 보충. "

그 말에 키세는 후후, 하고 작게 웃었다.









피피미네..........................^ㅅ^ (빠득) 

※OVA 「Tip-off」 中 어떤 장면을 보고 생각한 내용입니다.
※아오미네, 모모이, 키세가 소꿉친구/아오미네→←키세입니다.
※중학교 시절이지만 아카시의 1인칭은 僕(보쿠)고, 아카시가 다른 키세키(쿠로코, 모모이, 하이자키 포함)를 이름으로 부릅니다.
※키세키 여덟 명의 사이가 좋습니다.
※청황 기반의 기적황입니다. (역시 쿠로코, 모모이, 하이자키 포함)
※원작과 아무 상관 없는 페러렐 월드입니다.




스토커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어이, 료타!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볼 놓쳤잖아! "
" 미안, 쇼고 군! "

하이자키는 황급히 공을 주우러 가는 키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아오미네에게 다가갔다. 요 며칠 키세의 상태가 이상해서 소꿉친구인 그에게 뭔가 아는 것이 없나 물어보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오미네는 고개를 저었다.

" 저 녀석, 요즘 연습 끝나자마자 바로 촬영 가서 나도 아는 것 없어. 교문 앞에 매니저가 대기하고 있더라니까. "
" 매니저가? 그렇게 바쁜가? 근데도 연습 안 빠지는 것 보면 용하다니까. "

그 때 체육관 밖에서 누가 큰 소리로 키세를 불렀고, 그 쪽을 본 키세는 황급히 아카시에게로 달려가 뭔가 얘기하더니 재빨리 탈의실 쪽으로 달려갔다.

" 아, 저 사람. 키세 매니저. 그러고보니 오늘은 다른 때보다 늦었는데? "

교복으로 갈아입은 키세는 황급히 매니저에게로 다가갔고, 매니저는 키세를 데리고 교문 쪽으로 가며 자꾸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아오미네와 하이자키는 두 사람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 키 쨩! 어라? 다이 쨩, 키 쨩은? "
" 료타? 료타라면 방금 매니저가 데리러 와서 갔는데? "
" 근데 키세는 왜? 무슨 일 있어? "

교복도 갈아입지 않고 체욱관으로 허겁지겁 달려온 모모이가 아오미네와 하이자키에게 키세의 행방을 물었다. 모모이가 그렇게 서두르는 일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아오미네와 하이자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요즘 키 쨩이 스토커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아서. "
" 스토커?! "

아오미네와 하이자키의 큰 소리에 체육관 다른 쪽에 있던 쿠로코와 아카시, 무라사키바라, 미도리마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 그러니까 사츠키 네 말은 요 얼마간 매니저가 료타를 데리러 학교까지 온 건 그 스토커 때문이라는 거지? "

아카시의 말에 모모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어디서 얻은 건지 모를, 쓰레기를 찍은 사진이 있었다. 그 쓰레기의 내용물은 피로 쓴 편지에서부터 남자 속옷, 몰래 찍은 키세의 사진 등등 볼수록 기분 나쁜 것들 뿐이었다.

" 아까 키 쨩 어머니가 보낸 사진인데 키 쨩 옷장 정리하다가 나온 거라고 하시더라고. "
" 으, 기분 나빠. "
" 사진만 봐도 이런데 이걸 직접 본 키세는 어떻겠냐는 거다. "

한 마다씩 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아카시는 그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 아카시? "
" 아카칭? "
" 모모이, 그 스토커의 소재는 이미 파악했겠지? "

모모이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오미네와 하이자키도 슬쩍 웃으면서 그럴 줄 알았다고 중얼거렸다.

" 역시 모모이 씨네요. "
" Thank you, 테츠 군. 아카시 군, 지금쯤이면 그 스토커, 키 쨩 사무소 근처 아니면 키 쨩 집 근처에 있을 텐데? "

모모이의 그 말에 아오미네와 하이자키는 눈을 반짝였다.




" 키 쨩, 아직 안 온 것 같은데? "
" 어이, 신타로, 아츠시. 거기에도 아직 안 왔어? "
『아카칭이 그러는데, 오늘은 정기 촬영일이라네? 그래서 아마 그 쪽으로 갈 확률이 많다던데.』
" 여기에? 귀찮게시리. "

그렇게 중얼거리며 하이자키는 맞은 편 건물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아오미네에게 수신호를 하였다. 그 수신호를 본 아오미네는 알겠다는 듯 손가락으로 OK 표시를 하며 언제라도 뛰어나갈 수 있게 준비를 하였다. 그 때 어떤 한 남자가 키세의 사무소 앞에 나타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걸 놓칠 리 없는 모모이가 하이자키의 팔을 쳤고, 그에 하이자키는 바로 그 남자의 앞으로 뛰어 나갔다.

" 료타한테 손을 대다니, 참으로 대단한 배짱이셔. "
" 누, 누구냐?! "

하이자키는 고개를 꺽으며 그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 어라? 아오미넷치? 모못치? "

촬영을 마치고 매니저의 차를 타고 사무소에 온 키세는 사무소 앞에 아오미네가 서 있자 깜짝 놀라 얼른 차에서 내렸다. 옆에는 모모이도 있었다.

" 무슨 일 있나요? 둘 다 여기까지 와서 기다리게. "
" 그냥. 갑자기 키 쨩이랑 같이 집에 가고 싶어서 기다렸지. "

모모이의 말에 잠시 눈을 크게 떴던 키세는 매니저와 잠깐 대화를 나눈 뒤 자신의 짐을 들고 내렸다. 아오미네와 모모이는 그런 키세를 보며 마주보고 웃었다.









난 도대체 뭘 쓴 걸까… 내가 원래 쓰려던 건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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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함(凉)과 차가움(冷)
(凉と冷)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아오미넷치! "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체육관을 나서던 아오미네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특이한 애칭으로 자신을 부를 사람은 한 명 밖에 없기에. 하지만 아오미네는 곧 눈을 가늘게 떴다.

" 어, 키 쨩!"

모모이도 자신의 이름을 부른 그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고, 그도 모모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 아오미네, 오늘도 애인이 마중 나왔냐? "
" 시끄러. "

비아냥거리는 와카마츠의 말도 무시한 아오미네는 모모이에게 가방을 넘긴 뒤 자신의 이름을 부른 그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아오미네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자 그는 싱긋 웃더니 아오미네의 손을 잡고는 그 자리를 벗어났다.

" 어라? 키 쨩, 왠지 다른 때하고 분위기가 조금 다른데? "

모모이는 왠지 모를 위화감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별 것 아니라는 듯 교실 쪽으로 향했다.




" 아오미넷치, 우리 오늘은 어디 갈래요? 영화관? 어? 아오미넷치? "

아오미네는 앞에서 종알종알 떠드는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다 사람들의 눈에 잘 안 보이는 좁은 골목으로 그를 끌고 갔다. 갑작스러운 그 상황에 그는 눈만 껌벅거렸다.

" 너, 누구야? "
" 누구긴요, 아오미넷치도 잘 아는 키세 료타잖습니까. "
" 확실히 그 얼굴은 내가 알고 있는 '키세 료타'의 얼굴이지만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넌 내가 알고 있는 '키세 료타'가 아니야. "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그는 곧 입꼬리를 올리고는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던 아오미네의 손을 쳐냈다.

" 용케도 알아보셨네. 부모님도 아직 누가 누군지 못 알아보시는데. "
" 부모님? "
" 내 이름은 Rei K Wilson. 일본 이름은 키세 레이이치(黄瀬冷一). 바로 네가 알고 있는 '키세 료타'의 일란성 쌍둥이 형이야. "

그 때 그의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렸다.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낸 그는 화면을 뜨는 '료'(凉)라는 이름에 다시 한 번 슬쩍 웃고는 화면을 슬라이드했다.

" 료? 여기? **역 *번 출구 근처. 왜긴, 네가 그렇게도 자랑하는 '아오미넷치'를 실제로 한 번 보고 싶어서 왔지. 아니, 만났는데? 지금 바로 눈 앞에 있어. 그나저나 대단하더라. 내가 '키세 료타'가 아닌 걸 한 번에 알아맞히더라. 거 참 시끄럽네. 알았어, 알았다니까. 그럼 끊는다? "

통화를 마친 그는 휴대전화를 다시 바지 주머니에 넣으며 아오미네에게 곧 메일이 올 거라고 하였다. 아오미네가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려던 찰나 아오미네의 바지 주머니에서 드르르, 하고 뭔가가 떨리는 소리가 들렸다. 메일이 온 것이다. 보낸 사람은 키세였다.

『아오미넷치, 미안. 그 사람, 우리 형이에요. 나 조금만 더 있으면 일 끝나니까 그 때까지만 레이 상대 좀 해 줘요. 오랜만에 일본 오는 거라서 지리도 모를 테니까.』

메일을 끝까지 다 읽은 아오미네는 한숨을 쉬었다.

" 잘 부탁한다, 제부. "









타임라인에서 어떤 분이 흑화키세 얘기하시는 걸 보고 급 생각나서 쓴 건데,
흑화키세는 어디로? (˚Д˚ )
제목은 그냥 아무 의미 없이 료타(凉太)의 료+레이이치(冷一)의 레이(冷)

아, 그리고 '영원히 함께'에 대한 공지 (이미 올라간 1~2편은 예전 그대로)

1. 키세 쌍둥이 누나 이름이 료코(凉子)에서 스즈카(凉花)로 바뀌었습니다.
2. 본문 속 주어가 이름에서 성으로 바뀌었습니다.
(ex : 료타는 곧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고 슬쩍 웃으며 눈을 감았다. -> 키세는 곧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고 슬쩍 웃으며 눈을 감았다)

영원히 함께 3편은 언제 다 쓰나?(…)






두 개의 빛(二つの光)




쿠로코의 농구 카가미 타이가x쿠로코 테츠야 &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 쿠로콧치, 카가밋치! "
" 실례하겠습니다. "
" 어이, 키세! 갑자기 일어나지 마! "

키세가 쇼파에서 급히 일어나는 걸 본 아오미네는 서둘러 그를 다시 쇼파에 앉혔다. 키세가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하였지만 아오미네는 그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 나도 좀 있으면 저렇게 되는 건가…. "
" 응? "
" 그게 무슨 소리야? "

카가미의 말에 키세와 아오미네는 자신들이 잘못 들었냐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에 쿠로코가 뺨을 긁적이고는 입을 열었다.

" 그게… 병원에 갔었는데 3개월이라고…. "
" 3개월?! "
" 그 말은 즉…. "
" 이 녀석의 배에 우리 아기가 있다는 거지. "

키세는 쿠로코의 손을 덥썩 잡고는 기쁘다는 듯 아래위로 흔들었고, 아오미네는 그런 둘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카가미와 쿠로코는 그렇게 기뻐하는 것 같지 않았다.

" 둘 다 왜 그래? "
" 죄송합니다, 키세 군. "
" 에? "
" 우리, 원래는 좀 더 있다가 아이 가질 생각이었어. 이 녀석이 널 신경 써서. 근데 어쩌다보니 작년부터 약을 먹게 되서…. "
" 죄송합니다. "

쿠로코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둘을 가만히 보고 있던 키세는 생긋 웃으며 쿠로코를 끌어안았다.

" 키, 키세 군? "
" 쿠로콧치, 걱정 키쳐서 미안. 하지만 이제 괜찮아요. "
" 정…말입니까? "
" 응. "
" 다행이다. "

결국 쿠로코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건 기뻐서 나오는 눈물이었다. 그리고 키세의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졌다.

" 우리, 진짜 뭐하는 걸까요? "
" 그러게 말이에요. 하하. "

먼저 눈물을 닦은 건 쿠로코였다. 키세도 이어 눈물을 닦으며 다시 환하게 웃었다.

" 아, 이름 정했나요? "
" 예. 오는 길에 카가미 군이랑 얘기해서 아들이면 히카루로, 딸이면 히카리로 하기로 했습니다. 쓰는 건 히라가나로. 이 아이는 우리의 빛이니까요. "
" 히카루? 우리도 아들이면 히카루로 하기로 했는데. 아오미넷치 이름의 키(輝)를 쓰고 애칭은 코우. 딸이면 내 이름에서 따서 스즈로 하기로 했어요. "
" 만약 둘 다 아들이면 이름 겹치잖아. 바꿔. "
" 바꾸려면 너희가 바꿔야지. 우리는 키세 병원 갔다온 날 바로 정했단 말이다. "

집 안은 시끌벅적했다.









갑자기 「새 생명」에 나온 설정으로 카가쿠로를 쓰고 싶어서 'ㅅ'

청황 「새 생명」 : http://blog.naver.com/anhyunhwi/50158607220
이(2)
세들 설정 : http://blog.naver.com/anhyunhwi/50156171102






영원히 함께
(둘)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눈을 뜬 료타는 침대와 이불의 감촉, 그리고 바로 앞에 보이는 천장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평소와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아예 낯설지도 않은, 그런 느낌. 일어나 앉아 가볍게 고개를 흔들던 료타는 곧 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알아차렸다. 아, 여기 내 방이었구나. 7년 만이지만 그 무엇도 바뀐 것이 없었다. 그리움에 지난 날을 회상하며 방 안을 가만히 둘러보던 료타는 책상 위에 펼쳐진 노트가 있는 걸 발견하고 침대를 나와 책상 앞에 섰다. 깨면 전화해. 짧게 용건만 적은 것이 무척이나 그 답다는 생각에 료타는 노트 옆에 있던 휴대전화와 의자에 걸려 있던 겉옷을 집어 들고 방을 나섰다.

" 다이 군한테 갈 거지? 데려다 줄게. "

문 밖에 있던 료코는 료타가 나오자 그 손을 잡고 곧장 현관으로 향했다. 거실 쇼파에 앉아 있던 부모님과 동생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드는 걸로 잘 다녀 오라는 말을 대신하였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서 있던 차의 조수석으로 향하는 료코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 료타는 슬쩍 운전석을 보고는 아, 했다. 운전석에는 이미 누군가가 타고 있었다. 다이키가 그랬던 것처럼 단번에 그가 예비 신랑이라는 걸 알아챈 료타는 차에 타서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차 뒷문을 열었다.

" 처음 뵙겠습니다. "
" 처음 뵙겠습니다가 아니야, 료타. "

백미러로 뒷좌석의 동생을 슬쩍 본 료코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려 그렇게 말했고, 운전석의 그는 피식 웃으며 역시 둘 다 기억 못 하는 거냐며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긴 한데…. 동생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걸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인지 료코는 힌트, 라며 다시 입을 열었다.

" 중학교 때, 내가 농구부 매니저 한다니까 바로 농구부 입부한 내 스토커. "
" 료, 료코. 아무리 그래도 스토커는 좀…. "
" 우리하고 같은 중학교? 료코 따라서 농구부 입부? 아, 혹시 카이도 아키토? "
" 내 이미지는 도대체…. "

그는 차의 시동을 걸며 한숨을 푸욱 쉬었다. 정말 그 카이도 아키토? 료타는 눈을 크게 떴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 때의 카이도 아키토는, 하이자키 쇼고만큼은 아니었지만 꽤 불량했었다. 그런 아키토를 그렇게 바꾼 것이 누나일 거라 생각을 하니 그 광경이 훤히 보이는 것인지 료타는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 쿡쿡거리며 웃다가 곧 큰 소리를 내어 웃기 시작했다. 료코와 아키토는 백미러로 료타를 슬쩍 보더니 마주 보며 웃었다.




차가 아오미네가(家) 근처 공원 주차장에 멈추었음에도 내릴 생각도 않고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창 밖만 보던 료타는 곧 아, 하고 입을 열었다. 다이킷치 부모님. 그 소리에 백미러로 료타를 보고 있던 료코와 아키토도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다이키의 양친, 즉 아오미네 부부는 주차장 반대쪽에서 누굴 찾는 듯 이리저리 보더니 곧 셋이 타고 있는 차를 발견하고는 이 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찾는 건 바로 료타였다.

" 어? "
" 료타, 미안. 다이 군하고 너 온다는 것 알려드렸더니 반드시 널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 아까 연락했어. "
" 뭐?! "

료코의 말에 료타는 화들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언제까지 안 뵐 수는 없잖아.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던 료타는 이윽고 결심이 선 듯 후우, 하고 심호흡을 한 뒤 차에서 내려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거의 9년 만이었다, 료타가 다이키의 양친과 마주한 건. 다이키와 사귀기 시작한 후로 몇 번 다이키의 양친과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료타는 핑계를 대며 피했었다. 욕을 먹을까 두려워서, 또 같은 남자이면서 당신들의 아들과 사귀는 게 죄송스러워서. 다이키는 료타의 그런 심정을 이해한 것인지 부모님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괜찮을 거라 하였다. 하지만 모르는 일이었다. 당신들의 아들에게는 괜찮다고 하였지만 직접 자신과 마주하면 욕을 할 수도 있는 것이 부모였다. 그렇게 피하다 보니 료타는 다이키의 양친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졌다. 욕을 먹을까 두려운 것이 아니라 만약 당신들을 만난다면 무슨 얼굴을 해야할까, 어떤 말을 해야할까. 그런 생각에 두려워진 것이다. 그래서 그 사건 후 입원한 자신을 병문안 왔을 때도 료타는 자는 척을 하며 피했었다.

" 오, 오랜만이…. "

료타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눈물짓던 사오리가 갑자기 자신의 팔을 끌어당겼기 때문이었다.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진 료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스케를 바라보자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료타의 어깨를 살며시 손을 얹었다. 이제야 보는구나, 우리 아들. 동그랗게 뜨여진 료타의 두 눈에는 금방 눈물이 맺혔다. 그가 당신들을 만나도 괜찮을 거라 했던 건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 료타는 사오리의 품에서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 아버지…. 어머니…. 소스케는 가만히 료타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렸다.




침대에 앉아 영화를 보던 다이키는 우우웅, 하는 진동 소리에 휴대전화를 집어들었다. 온 것은 제목없는 메일이었다, 사진이 첨부된. 료코? 아무렇지 않게 그 발신인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사진을 보던 다이키는 곧 눈을 크게 뜨며 벌떡 일어났다. 그 사진에 찍힌 건 울고 있는 료타를 달래는 부모님의 모습이었다.

" 엄마하고 아버지가 왜 료타하고? "

다이키는 급히 나갈 준비를 하며 사진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사진 속 배경은 분명 집 근처 공원이었다. 다이키는 휴대전화 키패드를 몇 번 두드려 누군가에게 메일을 보내고는 방을 나섰다.




" 어머, 무서워라. "

새로 도착한 메일을 본 료코가 장난스레 그리 말하자 메일 내용이 궁금해진 아키토는 고개를 조금 내일어 료코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았다. 너지. 제목이 없는 그 메일의 내용은 그게 다였다. 아오미네다운 메일이네. 그렇지? 료코는 슬쩍 웃으며 휴대전화를 다시 집어넣었다. 답장 안 해도 돼? 그 말에 료코는 손을 내저으며 곧 올 거니 괜찮다고 하였다.

" 료타! "
" 거 봐. 왔잖아. "




" 료타! "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료타는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이키는 집을 나선 후 계속 달렸던 것인지 무릎에 손을 얹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동그랗게 뜬 눈으로 연인을 바라보던 료타는 곧 웃으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팔까지 휘휘 저으며. 그 목소리는 아직 물기가 남아 있긴 했지만 밝았다.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 다이키는 몸을 똑바로 하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료타는 그에게 왜 그렇게 뛰어 오냐 물었고, 그 말에 다이키는 마지막 숨을 고르고는 료코가 보낸 사진을 보여 주었다. 그게 뭔가 하고 보던 료타는 곧 벌떡 일어나 차에서 내려 이 쪽으로 다가오는 료코와 아키토를 보았다.

" 내 덕분에 다이 군이 뛰어 왔으니 고마워해. "

그 말에 다이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잠시 멍하니 있던 료타는 작게 소리 내어 웃었다. 넷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사오리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이만 가마.




너무 늦지는 마. 료코가 그 말을 하고 창문을 내리자 차가 움직였다. 손을 흔들며 차가 가는 걸 보던 료타는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몸을 돌렸다. 신경 써줬으니 우리 데이트 할래요? 다이키는 대답대신 걷기 시작했고, 료타는 그 뒤를 따라 걸었다. 둘이 향한 곳은 몇 시간 전에 왔던 공원이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료타는 슬쩍 웃으며 앞에 가는 다이키의 손을 잡았고, 다이키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손을 따스히 감싸 쥐었다. 료타는 다시 웃었다.

" 이러고 있으니 마음이 좀 놓이네요. "

우리 가족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다이키는 그 말에 료타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듯. 료타는 다이키의 앞으로 가 그를 보며 씨익 웃었다.

" 왜, 내가 잠에서 깨면 항상 다이킷치가 옆에 있었잖아요. 그래서…. "

아. 다이키는 인상을 구기고는 머리를 흩뜨렸다. 그 사건이 있은 후 료타가 제일 편안하게 있을 수 있었던 건 자신이 곁에 있을 때였다. 그걸 왜 잊은 걸까. 조금 크게 뜬 눈으로 다이키를 본 료타는 하하하, 하고 웃으며 몸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머리에 올렸던 손을 내린 다이키도 걷기 시작했다. 료타. 어느 정도 걸었을까. 다이키는 가만히 료타의 이름을 불렀고, 나란히 걷던 료타는 고개만 돌려 그를 보았다. 다이키는 료타의 곁으로 좀 더 다가가 고개를 조금 숙였다. 갑작스런 입맞춤에 당황하여 눈을 크게 뜬 료타는 곧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고 슬쩍 웃으며 눈을 감았다.









두 달 만이다, 하하하.






영원히 함께
(하나)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x키세 료타




여느 때와 같이 자기 전에 이메일을 확인하던 료타는 마지막으로 남은 이메일의 제목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私,結婚します。(저, 결혼합니다.) 한자 셋과 히라가나 셋과 문장부호 둘로 이루어진 제목의 메일을 보낸 사람은 twins, 바로 료타의 쌍둥이 누나인 료코였다. 제목부터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료타는 혹시 자신이 잘못 본 것은 아닐까하고 눈을 두세 번 깜박인 후에 제목을 다시 보았다. 하지만 그 메일의 제목은 처음에 본 그 문장 그대로였다. 료코도 좋아하는 사람 찾은 거구나. 료타는 누나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며 메일 제목을 클릭하고 메일을 읽기 시작했다. 「료타, 다이 군. 안녕!」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활기찬 인사로 시작한 료코의 메일은 용건만 적은 것인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짧았다.

" 아…. "

마지막 문장을 읽은 료타는 마우스에 놓았던 손을 잠시 떼 키보드 끝을 손가락으로 탁탁 치며 한숨을 쉬었다.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닦으며 욕실에서 나오던 다이키는 료타의 그런 모습에 주먹을 쥔 손등으로 료타의 머리를 톡 치며 뭘 그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냐고 하였고, 료타는 대답 대신 보고 있던 메일을 가리켰다. 료코, 결혼한다네요. 그 말에 몸을 조금 내밀어 모니터를 보던 다이키는 곧 료타와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다이킷치도 그런 반응이네요.

「그래서 말인데, 둘 다 내 결혼식에 와 줬으면 좋겠어. 이왕이면 직접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료코가 보낸 메일의 마지막은 그렇게 되어 있었다. 결혼식 날짜는 6월 19일, 료코와 료타의 생일 다음날이었다.




다이키가 마주 보고 누운 료타의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살짝 넘기니 료타는 간지럽다며 작게 웃었다. 그 미소가 여느 때와는 달리 조금 흔들린다는 걸 알아챈 다이키는 한숨을 쉬며 료타를 끌어안고는 그 등을 토닥였다. 안 가도 다들 이해해 줄 거야. 마음 가는 대로 해. 료타는 작은 소리로 응, 이라고 대답하고 자려는 듯 눈을 감았다. 그 뺨을 타고 한 줄기 눈물이 흘러 내렸다.




" 좋은 아침, 다이킷치. "

다음 날 아침, 다이키가 눈을 떠 제일 먼저 본 건 료타의 환한 미소였다. 어제 다이키에게 보여 줬던 미소와는 달리 아무 흔들림 없는, 마냥 환한 그 특유의 미소였다. 고민거리를 훌훌 털어버린 듯한 그 표정에 다이키는 가만히 료타를 바라보았다. 다이킷치. 료타는 차분한 목소리로 다이키를 다시 한 번 불렀다.

" 우리, 일본 가요. "

괜찮겠냐고 물으려던 다이키는 료타의 눈이 조금 벌겋다는 걸 깨달았다. 또 잠 못 잔 거냐? 조금 일찍 깼어요. 그렇게 말한 료타는 뚫어져라 바라보는 다이키의 시선에 살짝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다이킷치 눈은 못 속이겠네요. 가슴 한 구석에 느껴지는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없애려는 듯 한숨을 쉰 다이키는 료타를 똑바로 눕히곤 이불을 그의 가슴께까지 끌어올렸다.

" 료코한테는 내가 메일 보낼 테니까 더 자. "

료타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는 걸 본 다이키는 조용히 방을 나섰다.




블루와 옐로우, 파랑과 노랑. 자신들의 색으로 이름 지은 두 마리의 대형견과 함께 달리며 다이키는 입술을 꽈악 깨물었다. 료타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아니, 그 상처는 애초에 아물 수가 없는 상처였다. 그러니 덧나지만 않으면 좋으련만. 다이키는 그런 생각을 하며 속도를 높혔다.




" 그렇습니까? 그러면 그대로 진행하면 되겠군요. "

청년이 통화를 마치자 맞은 편에서 차를 마시던 다른 청년이 찻잔을 잠시 내려놓고 슬쩍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다른 곳에 전화를 거는 청년에게 말을 걸었다. 테츠야, OK라고? 테츠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기뻐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 말에 청년은 그게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테츠야. 기뻐하는 건 료타 혼자만으로 충분해. 애초에 우리가 이걸 계획했던 이유가 그렇듯 다이키도 료타가 기뻐한다면 그걸로 충분할 테니까.




일본에 가기로 결정한 날부터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 보니 눈 깜짝할 새에 출발하는 날이 되었다. 하지만 가방을 챙기는 다이키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료타는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만 보고 있었다. 나 먼저 나간다. 나중에 봐요. 나갈 준비를 마친 다이키는 료타에게로 다가와 살짝 입을 맞추고는 밖으로 나가 블루와 옐로우를 차에 태운 후 시동을 걸었다. 웃으면서 다이키를 배웅한 료타는 쇼파 앞 테이블에 올려놓은 가방을 집어들었다.

" 나도 슬슬…. "

따로 출발하자. 그리고 도착해서 공항 나갈 때까지도 따로 행동하자. 그건 료타의 의견이었다. 료타가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그런다는 것을 알아차린 건지 다이키는 이유도 묻지 않고 알겠다고 하였다. 그 때를 생각하니 그냥 눈물이 나왔다.

" 아, 진짜 이러면 안 되는데. "

살짝 고인 눈물을 훔친 료타는 가방 끈을 다시 고쳐잡고 집을 나섰다.




이른 시간인데도 공항은 북적였다.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을 보며 출발 전에 다이키와 만나기로 한 카페로 가던 료타는 그 인파들 속에서 일본어가 들릴 때마다 놀라 걸음을 멈추곤 하였다. 료타도 그런 자신이 한심한 듯 한숨을 깊게 쉬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러면 안 되잖아, 키세 료타. 료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카페 앞에 도착하니 다이키는 이미 안에 들어가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집을 나설 때와는 달리 굳어 있는 그의 얼굴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료타는 곧 그 이유를 알겠다는 듯 씁쓸하게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 다이키와는 다른 테이블에 자리하였다. 괜찮아? 아니나다를까 조금 전의 료타를 본 것인지 다이키는 둘만이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료타에게 슬쩍 물었다. 서로 등지고 앉았지만 료타는 다이키가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훤히 보이는 것 같아 작게 웃었다. 괜찮아요. 료타는 그렇게 대답하였다.




통로 쪽에 앉은 다이키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던 탓에 둘은 자연스레 비행기 안에서도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였다. 료타는 비행기 안에서 줄곧 창 밖의 풍경만 보고 있었다.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일본을 떠날 때와 똑같은 그 모습에 짧게 혀를 찬 다이키는 비행기 안이 어두워지자 주위를 살피고는 가만히 료타의 손을 잡았다. 료타는 놀란 듯 하였지만 시선을 쉬이 돌리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자. 그제서야 다이키를 바라본 료타는 곧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눈을 감았다. 이제 일본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게이트를 바라보는 노오란 빛의 머리칼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야요이 양, 기분은 알겠지만 진정하세요. 료타 군이 나오자마자 어디로 도망가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7년 만에 보는 거잖아, 테츠야 오빠. 야요이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었다. 삼남매가 서로서로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는 테츠야는 야요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료타 군도 야요이 양과 같은 마음일 겁니다. 바로 그 때, 게이트가 열리고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을 주시하던 야요이는 기다리던 사람의 모습을 찾은 것인지 그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면서 손을 흔들었다.

" 오빠! "

고개를 푹 숙이고 나오던 료타는 동생의 목소리에 웃으며 야요이와 테츠야에게로 다가왔다. 그 밝은 금빛 미소를 본 야요이의 눈에는 다시 눈물이 맺혔다. 다행이다. 오빠의 금빛이 다시 환해져서. 동생의 눈물에 료타는 순간 당황하였지만 곧 그 눈물의 의미를 알아차리고는 웃으며 그 노오란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동안 걱정 끼쳐서 미안.

" 다이키 군이 안 보이네요? "

남매가 재회의 기쁨을 누리는 동안 료타의 주위를 살피던 테츠야가 입을 열자 그제야 야요이도 오빠의 곁에 있어야 할 블루블랙의 청년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공항 나갈 때까지는 따로 행동하기로 했어요. 아직 두려움이 남아있는 듯한 그 말에 야요이는 물론 좀처럼 그러지 않는 테츠야도 얼굴을 조금 찡그렸다.




공항 근처 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이키가 차에 타 제일 먼저 본 것은 금방이라도 고꾸라질 것 같은 자세로 자는 료타였다. 그의 왼쪽에 앉아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던 다이키는 곧 그 어깨를 감싸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하지만 료타는 전혀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그저 고른 숨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많이 피곤했던 것 같네요. 백미러를 슬쩍 본 테츠야의 그 말에 다이키는 료타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그렇기도 하겠지만, 비행기 안에서 거의 못 잤으니. 일본에서 그 쪽으로 갈 때도 비행기 안에서 거의 못 자서 도착해서 차에 타자마자 잤으니. 자신의 말에 테츠야와 야요이가 어떤 얼굴을 하는지 상관 없다는 듯 다이키는 말을 이어갔다. 며칠 일찍 오기를 잘한 것 같네. 나는 괜찮지만 료타는 여독이 좀 풀려야 하니까.




차가 키세가(家) 앞에 완전히 멈춰서자 다이키는 료타의 몸을 살짝 흔들며 작은 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평소라면 그 정도에 깼었겠지만 역시 긴 시간 잠을 못 자서인지 료타는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할 수 없다는 듯 다이키는 료타를 조심스레 안아 올렸고, 테츠야는 반대쪽으로 가 두 사람의 짐을 들려 하였다. 난 이 녀석만 눕혀놓고 우리 집에 갈 거니까 내 짐은 안 옮겨도 돼. 고개를 끄덕인 테츠야는 다이키를 앞질러 현관문을 열었고 야요이가 그 뒤를 따랐다. 7년 만에 보는 아들을 맞이하러 현관에 나와 있던 료타의 부모님은 다이키가 료타를 안고 들어오자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웃으며 다이키를 반겼다. 그에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례를 대신하고 료타의 방이 있는 2층으로 향하던 다이키는 거실에서 료코와 함께 있는 모르는 얼굴을 발견했다. 안경을 낀, 서글서글한 인상의 남자. 바로 그가 예비 신랑이라는 걸 알아차린 다이키는 그를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료코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료타의 방은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비어 있었던 방이라고는 생각도 못 할 만큼 깔끔했다. 떠날 때 그대로네. 다이키가 료타를 침대에 눕히며 한 그 말에 료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쓸고 닦기만 하고 다른 건 거의 안 건드렸어. 옅은 노란색 이불을 료타가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덮어준 다이키는 책상 위에 있던 노트를 펴 옆에 있던 연필로 뭔가 적은 후 방을 나섰다.









지금 진행속도로는 언제 다 쓸 지 미지수라 나눠서 올림.
근데 아직 2편 분량은 쓰지도 않았다는 게 함정. 천천히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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