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츠키우타』 하지하루 (무츠키 하지메x야요이 하루)

 

 

 

 

“아이카와. 하루 못 봤어?”

“야요이? 야요이라면 아까 우연히 낮잠 자고 있는 것 봤는데. 왜, 건물 끝에 있는 거기.”

 

클래스메이트의 대답에 하지메는 그가 말하는 곳이 어디인지 한 번에 알아차렸다.

그 곳은 하루와 자신, 두 사람의 추억이 있는 장소였다.

 

“생큐.”

 

그에게 짧게 답례를 하고 그 쪽으로 방향을 바꾼 하지메는 걸음 속도를 조금 빠르게 하였다.

 

 

 

 

클래스메이트가 말한, 하루가 있다고 한 장소에 온 하지메는 작게 웃었다.

 

“그 때 내가 자고 있었던 곳이잖아.”

 

하루가 자는 장소는 두 사람이 처음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었던 1년 전, 하지메가 자고 있었던 장소였다.

 

“그러고 보니 벌써 1년이 지났네.”

 

잔디 바닥에 누워 고개를 약간 한쪽으로 돌리고 자는 하루를 보며 작은 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린 하지메는 곧 주위를 둘러본 후 몸을 조금 숙여 하루의 머리카락을 슬쩍 만졌다.

 

“그 때부터 네가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있다고 하면 넌 어떤 반응을 할까?”

 

그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하루가 몸을 조금 뒤척여 하지메는 황급히 뒤로 물러나 마치 금방 온 것처럼 하루의 몸을 살짝 흔들었다.

 

“하루, 하루.”

“으음, …하지, 메?”

“점심시간 다 끝나 가는데 안 보여서 찾았어.”

 

하루는 하품을 하면서 몸을 일으키며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였다.

 

“아아, 어제 저녁에 읽던 책을 끝까지 다 읽는다고 조금 늦게 잤더니 졸려서.”

“가자.”

“응.”

 

다시 교실 쪽으로 가기 위해 하지메가 몸을 돌렸고, 그걸 본 하루는 작게 손부채질을 하였다.

http://hiryuahh.tistory.com/612 약간 변형

※ 츠키파라 1주년 이벤트 츠키우타편 스토리를 보고 생각한 것

 

 

 

 

영원의 맹세

 

 

 

 

츠키우타 무츠키 하지메x야요이 하루

 

 

 

 

“어?”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교실로 돌아가는 길에 저 멀리에 검은 무언가가 나타났다 금방 사라지는 것을 본 하루는 그 자리에 서서 뭔가 잘못 본 건 아닐까 하고 눈을 두어 번 깜박였다.

 

“왜 그래, 하루?”

“아, 응. 아무 것도 아니야.”

 

앞서가던 같은 반 친구, 하지메가 뒤로 돌아보며 그렇게 묻자 하루는 고개를 젓고는 그를 앞질러 걸었다.

학교 건물 쪽으로 가는 하루를 가만히 보던 하지메가 살짝 손가락을 튕기니 작은 박쥐가 나타났다.

 

“부르셨나요?”

“하루가 방금 봤던 그거, 봤지?”

“네. 뭔지 알아볼게요.”

 

하지메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그 박쥐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지메!”

“지금 가.”

 

 

 

 

“그래, 알아봤어?”

 

오후 수업이 끝난 후 쉬는 시간,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학교 건물 뒤쪽으로 두 남학생과 같이 온 하지메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어린 남자 아이에게 그렇게 물었고, 그 남자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건 하지메 씨, 아라타 씨, 아오이 씨가 왔다 갔다 하실 때 이용하시는 문의 틈을 이용해서 이쪽으로 건너온 무리예요.”

“문 틈? 꽉 닫는데?”

“그게, 그 꽉 닫힌 그 틈보다 더 작게 변신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점점 아주 조금씩 커져서 어느 정도 틈을 벌린 것 같아요. 이렇게요.”

 

그 아이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조금씩 커지는 원을 그렸다.

 

“카케루 말대로라면 우리한테 들키지 않고 어느 정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었다는 건가.”

“그런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하나 더. 이건 코이가 슌 씨께 들은 건데요.”

“슌?”

 

형제 나라의 왕이자 오랜 친구의 이름에 하지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까 그 무리는 하루 씨를 습격하려고 이번 혁월까지 벼르고 있대요.”

“하루 씨를 습격하려고 혁월까지? 이번 혁월은 내일 모레잖아.”

“아무래도 혁월이 되면 동료를 더 부를 수 있어서인가.”

 

평소 뜨는 달보다 더 오랜 시간 하늘에 떠 있는, 묘한 기운이 도는 붉은 달인 혁월(赫月).

그 달이 떠 있는 시간에는 마계와 인간계를 갈라놓고 있는 결계가 약해져 약한 마물이라도 쉽게 인간계로 올 수 있다.

 

“혁월이라….”

“하지메 씨, 어떻게 할까요?”

“구원이 필요하면 제가 불러 올게요!”

 

아라타와 카케루의 말에 잠시 가만히 있던 하지메는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내일부터 하루 주위를 지키고 있으면 돼.”

“하지메 씨 혼자서 괜찮으시겠어요?”

“아아. 대신 아라타와 아오이, 카케루는 학교 주변을 부탁할게.”

“네!”

 

 

 

 

“오늘 하지메는 결석이라.”

 

쉬는 시간, 책상 위에 엎드려 바로 옆 빈자리를 본 하루는 근처에 있는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아아. 하루 안 본다고 이렇게 보고 싶어할 바에는 그냥 고백한 후 차여서 다른 학교로 갈 걸 그랬나.”

 

그 말을 하는 하루의 목소리는 조금 젖어 있었다.

 

 

 

 

수업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가는 하루의 어깨는 다른 때보다 조금 쳐져 있었다.

 

“하아.”

 

짧게 내뱉은 그 한숨에는 오늘 하루 못 본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하아아.”

 

조금 전 내뱉은 것보다 조금 더 긴 한숨을 내뱉으면서 무심코 하늘을 본 하루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의 바로 위에 검은 실루엣 대여섯 개가 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찾았다.”

“에?”

 

작은 소리였지만 그 말을 똑똑히 들은 하루는 그들이 노리는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뛰기 시작했다.

하루의 추측대로 그 실루엣들은 하루가 뛰기 시작하자 그것과 비슷한 속도로 그를 쫓았다.

 

“하루!”

 

익숙한 목소리에 하루가 잠시 서자 그 앞을 막아선 누군가가 가지고 있던 무언가를 세게 휘둘렀다.

 

“뱀파이어의 검은, 왕?”

“저 인간한테서 우리와 같은 냄새가 난다고 했더니 뱀파이어의 검은 왕이었던 건가.”

“하, 역시 자신들보다 약한 자들을 공격하는 잔챙이들이군.”

 

그렇게 말하며 그 누군가는 칼을 한 번 더 휘둘렀고, 그 공격을 맞은 실루엣들은 재가 되어 사라졌다.

 

“하지메?”

 

4년 동안 매일같이 들어온 목소리를 못 알아들을 리 없는 하루가 그의 이름을 불렀고, 그제야 그는 하루를 향해 몸을 돌렸다.

 

“하, 지메? 그 모습은….”

 

하지메의 모습은 하루가 바로 전 날까지 봤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보라색을 포인트로 한 검은 정장과 그에 어울리는 검은 망토.

평소 예쁘다고 생각했던 자주색 눈동자는 더 깊은 빛을 내고 있었고, 이제까지 보지 못한 긴 송곳니가 나와 있었다.

 

"이제까지 말 안 하고 있어서 미안해.“

 

그렇게 말하며 하지메는 뒤로 몇 발짝 떨어져 섰다.

 

“이제 알아차렸을 거라 생각하지만 난 너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 뱀파이어 종족 중 검은 종족의 왕, 검은 왕 무츠키 하지메야.”

“뱀, 파이어? 검은, 왕?”

 

자신을 보면서 떨리는 하루의 눈을 본 하지메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어제까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던 내가 실은 인간이 아니라고 하는 거니까 말이지. …머지않아 이곳을 떠날 테니 혹시 나한테 피 빨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돼.”

 

하지메를 본 하루의 눈은 조금 커졌다.

 

“떠나?”

“응, 마계로 돌아가려고. 날 구해줬던 답례로 네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널 지키기 위해 있었던 건데, 이걸로 내가 네 곁에 있으면 네가 더 위험해질 거라는 걸 알았으니.”

“답례라니?”

 

눈을 두어 번 깜박이는 하루의 바로 앞으로 다가온 하지메는 손을 들어 하루의 뺨을 살짝 만졌다.

 

“역시 기억 못 하는 건가 보네. 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조금 지났을 때,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쓰러져 있던 날 발견하고 도와 줬었어.”

 

하지메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루는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 것인지 작게 아, 했다.

 

“그럼 그 때의 그 형이 하지메?”

“기억하나 보네. 아무튼 그 때의 답례로 나중에 5년 정도 널 지켜주려고 온 거야. 뭐, 처음 봤을 때의 그 분위기가 그대로 있어서 눈이 계속 갔던 건 계산 착오지만.”

“나한테 눈이 가?”

“좋아했어, 하루.”

 

자신의 뺨을 살짝 어루만지는 하지메의 그 말에 하루는 무심코 하지메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하루?”

“나, 나도 좋아해, 하지메! 그러니 마계에 나도 데리고 가 주면 안 될까?”

 

이번에는 하루의 말에 하지메가 눈을 두어 번 깜박였다.

 

“오늘 하지메가 안 보여서 다시 한 번 깨달았어. 나는 하지메와 계속 함께 있고 싶다고. 그러니까 나도 마계에 데리고 가 줘.”

“진심이야? 뭐하면 내가 여기에 계속 있을 수도 있는데.”

“왕이랬잖아. 그러면 종종 가야 할 것 아냐. 그런 건 싫어. 하지메 측근으로 만들어서 언제나 곁에 있게 해 줘.”

 

의지가 가득한 하루의 눈을 본 하지메는 하루의 팔을 끌어당겨 그의 입에 맹세하는 것 같이 깊은맞춤을 하였다.

 

※ 『츠키우타』 하지하루 (무츠키 하지메x야요이 하루)

※ 3월 13일자 공식 트윗을 보고 생각한 내용

 

 

 

 

“자, 하지메.”

“응? 아, 벌써 그런 시기인가. 매년 고마워, 하루.”

“천만의 말씀.”

 

다 같이 모인 저녁 시간, 하루에게서 조그만 상자를 받아든 하지메는 무엇이인지 안 물어도 괜찮은 듯 바로 포장을 뜯어 내용물을 소파 앞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하루가 하지메에게 건넨 것은 바로 화이트 데이 선물용으로 판매되고 있던 과자였다.

하지메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을 확인한 하루는 다른 멤버들에게도 하지메 것과 같이 사 온 과자를 나누어 주었다.

 

“하루 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하지메 씨한테 제일 먼저 주시네요.”

“하하, 그러네. 뭐, 몇 년을 하지메한테 제일 먼저 주다 보니 이제는 습관이 돼서 하지메에게 제일 처음 주지 않으면 이상하더라고.”

“처음 봤을 때는 깜짝 놀랐어요. 하루 씨는 매우 자연스럽게 주시고, 또 하지메 씨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으셔서.”

“고 1 때부터 주고 받으셨다고 하셨던가?”

 

멤버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하지메는 곧 아, 하며 하루를 보았고 하지메가 자신을 왜 바라보는지 알아차린 하루도 아하하, 하며 웃었다.

 

“왜 그러세요, 두 분 다?”

“그러고 보니 너희한테 얘기한다는 게….”

“아직 말 안 하고 있었지.”

“네?”

“우리, 사귀고 있어. 물론 다들 생각하는 그런 의미로.”

“저희가 생각하는 그런 의미로라면…예에?!”

 

코이의 비명소리가 그라비 공유 룸을 가득 메웠다.

 

https://twitter.com/HarukaAHH_3113/status/906014544383721474 조금 변형

※ 아이돌은 아니지만 다 아는 사이. 카이 & 하루는 동갑이고 슌 & 하지메는 카이 & 하루보다 다섯 살 어림.





사랑스러운 사람 (愛しい人)





츠키우타 무츠키 하지메 x 야요이 하루





“하지메가 보낸 메일에 있는 주소와 사진을 보면 분명 이 근처인데.”


휴대전화 메일 수신함에 있는 메일과 주변 건물들을 번갈아 보면서 그렇게 중얼거리던 하루는 곧 사진 속 목적지와 같은 건물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향했다.

그 건물로 향하는 도중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본 작은 소리로 뭐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하루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라, 카이?”


그 건물 바로 근처로 간 하루는 입구 쪽에서 아는 얼굴을 발견하고 발걸음 속도를 높여 그에게로 다가갔다.


“여어, 하루.”

“카이가 왜 여기 있어? 난 하지메가 오늘 이 시간에 여기로 오라고 해서 온 건데.”

“하지메한테 부탁 받았어. 자기가 메일로 초대장을 보낸 사람들은 나도 알 사람들일 테니 갤러리로 안내해 달라고. 아, 잠깐만 기다려.”

“응? 응.”


하루에게 살짝 손을 들어 보인 후 바지 주머니에서 꺼낸 휴대전화로 누군가에게 메일을 보낸 카이는 곧 그 상대가 바로 확인을 하고 답장을 보낸 것인지 화면을 읽고는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OK. 하루, 들어가자. 들어오래.”

“들어오라니? 여기? 그러고 보니 아까 ‘하지메가’라고 했지? 여기, 하지메랑 관계있어? 갤러리라며?”

“어라? 아무 것도 모르고 온 거야? 하지메가 여기 오라고 했다며?”

“다른 건 아무 것도 얘기 안 하고 메일로 여기 주소랑 사진만 보내왔어. 봐.”


하루는 조금 전까지 보던 휴대전화 메일을 카이에게 보여주었고, 제목이나 다른 용건은 하나도 없이 지금 자신들이 있는 건물의 주소와 사진만 있는 메일을 본 카이는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응? 왜 그래?”

“아니, 들어가서 보면 알게 될 거야.”


그렇게 말하고 안으로 들어간 카이를 따라 가려던 하루는 곧 입구에 붙어 있는 갤러리 전시 목록에서 睦月始(무츠키 하지메)라는 이름과 愛しいもの(사랑스러운 것)라는 타이틀을 발견하였다.


“무츠키 하지메? 카이, 하지메가 여기서 전시회를 해?”

“오, 이제 봤나 보네? 요 몇 년간 그린 그림으로 작게 전시회를 한다는데. 참고로 오늘이 그 마지막 날.”

“마지막? 어제까지도 아무 말 없었는데? 미리 얘기해줬으면 진작 왔을 건데.”

“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야. 2층이니까.”

“아, 응.”


카이의 뒤를 따라 계단을 올라 2층에 있는 갤러리에 간 하루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건 카이와 하루 둘 다에게 아주 익숙한 사람을 맞이하고 있는 하지메였다.


“하지메, 데리고 왔어.”

“야아, 하루. 드디어 주인공이 오셨네.”

“슌? 근데 주인공이라니?”

“슌.”


슌의 그 말에 하지메는 그를 한 번 흘겨보고는 하루의 팔을 잡고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 하지메? 손님맞이는?”

“카이가 할 거야. 이제까지 계속 부탁했으니까.”

“근데 왜 오늘이 전시회 마지막 날이라고 안 알려준 거야? 진작 알려줬으면 더 빨리 왔을 텐데.”

“마지막 날 널 초대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그림이 있어서야.”

“나한테 보여주고 싶었던 그림?”


하지메는 하루를 데리고 갤러리 제일 안 쪽으로 가서 그 쪽에서도 사람들이 잘 오지 않을 것 같은 구석진 곳에 있는 그림 앞에 섰다.


“하, 하지메! 이거!”


그 그림을 보고 무심코 하지메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 하루는 근처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는 걸 깨닫고는 몸을 돌려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다시 하지메를 불렀다.


“하지메, 이거.”

“잘 그렸지?”


하루가 가리킨 그 그림은 누군가가 등을 보인 채로 자고 있는 그림이었는데, 타이틀은 私に「春」を教えてくれた、世界で一番愛しい人 (나에게 「봄」을 알려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 『츠키우타』 하지하루 (무츠키 하지메x야요이 하루)

※ 현무국





문득 눈을 뜬 하루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자신의 손을 잡은 채 자고 있는 연인, 하지메를 보았다.

처음 자는 걸 봤을 때와 거의 변한 게 없는 자는 얼굴.

하루는 고개를 조금 숙이고 아주 작게 후후, 웃으며 마주 잡은 손의 위치를 조금 바꾸었다.


“왜 그렇게 웃어?”

“깨 있었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하루가 눈을 다시 돌리자 하지메가 살짝 웃으며 그를 보고 있었다.


“좋은 아침, 하지메.”

“좋은 아침, 하루.”


하지메가 짧은 아침 인사와 함께 자신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자 그 습관 또한 처음 접했을 때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하루는 또 다시 작게 소리를 내어 웃었다.


“아까부터 왜 그래? 웃기만 하고.”

“아니, 하지메는 처음 만났을 때와 거의 변한 게 없구나 싶어서. 나는, 뭐, 여러 가지로 바뀌었고.”

“내 입장에서 보면 너도 처음 만났을 때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하지메의 말에 하루는 크게 뜬 눈을 두어 번 깜박였다.


“그렇잖아. 널 둘러싼 환경이 바뀐 거지, 네가 바뀐 건 아니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메는?”

“나 뿐만이 아니야. 카케루도, 코이도, 아라타도, 아오이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다정하네, 다들.”


하루는 다시 한 번 가볍게 웃었고, 그런 그를 보며 역시 살짝 웃은 하지메는 잡고 있던 손을 끌어 하루를 품에 안았다.


“아직 날도 안 밝았으니 더 자.”


고개를 끄덕인 하루는 곧 하품을 조그맣게 한 뒤 눈을 다시 감았고, 그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춘 하지메 역시 눈을 천천히 감았다.

※ 『츠키우타』 하지하루 (무츠키 하지메x야요이 하루)

https://twitter.com/HarukaAHH_re/status/872252634035478528 (일명 ‘현무국&백호국’) 관련

https://twitter.com/HarukaAHH_re/status/872675022396993536 살짝 변형





“겨우 이걸 하지메하고 하루한테 줄 수 있게 됐네.”


슌은 그렇게 말하며 옆에 놓아둔 기다란 상자를 두 사람의 앞에 놓았다.

하얀 상자에 파란 글씨로 海椿酒라고 적혀 있는 그 상자는 누가 봐도 술병이 들어 있는 상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술?”

“바다동백주라고, 우리 백호국에서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술이야.”

“처음 술 접하는 사람들한테는 이게 딱 맞을 거야.”


카이는 그렇게 말하며 상자에서 술병을 꺼내 마개를 연 후 미리 준비했었던 작은 술잔에 술을 조금 따라 하루에게 건넸고, 슌도 잔에 따른 술을 하지메에게 건네었다.


“하루가 먼저 마시는 건 어떨까? 하지메는 술이라면 생일이 지난 후에 몇 번 마셨을 테니.”

“그거 좋은 생각이네, 카이.”

“내가 먼저?”


셋이 자신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술잔을 잠시 바라보던 하루가 그것을 입으로 가지고 가 담긴 술을 한 모금 넘겼고, 이어 하지메도 술잔을 들어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음, 맛있어. 술이라 하면 떠오르는 그런 쓴맛도 없고. 알싸하면서도 달콤한데?”

“그러면서도 끝에는 약간 쓰면서 알콜이 느껴지네.”


하지만 그게 마음에 든 것인지 하루는 작게 웃으며 잔에 남아있던 술을 전부 넘겼다.


“마음에 들어 할 줄 알았어. 나도 처음 마셨을 때 하지메하고 하루가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

“아아, 이런 느낌의 술도 좋아. …하루?”


하지메가 문득 옆을 보니 하루는 어느새 술잔을 내려놓고 앉아 있는 자세 그대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렇게 졸렸던 건가하고 생각한 하지메는 깨워서 침실에 데려가 눕힐 생각으로 하루의 오른쪽 팔을 살짝 흔들었다.


“하루, 자려면 침실에서 자.”

“시러.”


반쯤 우물거리는 발음으로 그렇게 대답한 하루는 곧 하지메의 무릎을 베고 누워 고른 숨소리를 내었다.


“오.”

“역시 하지메는 하루하고네.”

“왜 그래?”


하루가 자는 걸 본 카이와 슌이 작은 목소리를 내자, 궁금한 하지메는 둘을 보았다.


“후후. 하지메, 이 바다동백주는 말이지, 우리 백호국에서는 인연을 확인시켜주는 술로 유명해. 그래서 인연인데다가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이 이 술을 같이 마시면 그 둘 중 한 명은 지금의 하루처럼 취해서 잠들게 돼.”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너희 둘은 인연이라 이거지.”


카이의 말에 하지메는 다른 술을 담았던 술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조금 내려 곤히 자는 하루를 한번 보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우리 보고 먼저 마시라고 한 거야?”

“궁금했으니까 말이지,”

“서로 좋아하는데 행복해질 인연이라고 하면 더더욱 좋잖아.”

“그것도 그렇네. 뭐, 난 하루가 곁에 있으니 더할 것 없이 행복하지만 말이야.”


하지메는 하루의 머리카락을 살짝 만지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 『츠키우타』 하지하루 (무츠키 하지메x야요이 하루)

※ 사귀기로 한 다음 날 (고등학교 입학 후)





“무, 무츠키 군. 조, 좋은 아침.”


뒷문으로 본 교실 안에 하지메의 모습이 보이자 마른 침을 한 번 삼키고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자리에 가방을 놔둔 하루는 조심스레 그에게로 다가가 인사를 건네었다.

책상 위에 엎드려 있었지만 자는 건 아니었는지 하지메는 하루의 목소리에 바로 몸을 일으켰다.


“하루, 좋은 아침.”


하지메가 자신을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 것에 놀란 것인지 하루는 살짝 몸을 떨었고, 그 반응을 본 하지메는 눈을 몇 번 깜박였다.


“왜 그래?”

“아니, 이제까지 성으로 부르다가 이름으로 부르니까 위화감이 든다고 할까.”

“뭐야, 그거. 어제 얘기했잖아.”

“확실히 그랬었지만. 무, 하지메가 너무 갑작스럽게 그렇게 부르니까. 나도 마음의 준비는 했었다고.”

“그래?”


일부러 삐친 것 같이 말을 하는 하루를 보며 하지메는 살짝 웃었다.

※ 『츠키우타』 하지하루 (무츠키 하지메x야요이 하루)

https://twitter.com/HarukaAHH_write/status/813935278775668737 (여체화는 아니지만)

※ 하지메 부모님 날조, 하루 캐릭터 붕괴?





“하루 군? 하지메한테 얘기 많이 들었네.”

“역시 하지메가 얘기했던 대로네.”


약속 장소로 가던 중 미리 와 있던 하지메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본 하루는 더 이상 가까이 가지 못한 채 고개를 갸웃거렸고, 하루가 가까이에 왔다는 것을 눈치 챈 하지메는 하루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며 자신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사람들이 부모님이라는 걸 알렸다.


“아, 처음 뵙겠습니다! 야요이 하루라고 합니다!”

“어머, 진짜 3월의 봄이네.”

“네?”

“하하, 아무 것도 아니야. 그럼 하지메, 데이트 잘 하고 나중에 집에서 보자.”


살짝 웃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는 다른 쪽으로 가는 하지메의 부모님에게 인사를 한 하루는 가만히 눈을 몇 번 깜박이다가 하지메를 보고는 황급히 휴대전화를 꺼내 그에게 SNS 메시지을 보냈고, 어렴풋이 느껴지는 진동에 휴대전화를 꺼내 메시지을 확인한 하지메는 작게 웃었다.


「하지메의 아버지, 방금 ‘데이트’라고 했지? 부모님께 내 얘기를 어떻게 한 거야?」

「처음에는 ‘남자지만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 요즘에는 ‘내 운명의 상대’.」

「네?」

「사실이잖아?」

「그렇긴 하지만….」


메시지에서 받은 느낌과 비슷하게 어깨를 조금 늘어트린 하루를 보고 작게 웃은 하지메는 휴대전화 제일 위쪽에 뜨는 시간을 보고는 휴대전화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슬슬 시작할 시간이네. 그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는 게 어때?”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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